'놀면 뭐하니', 유재석 라인에 대한 미련을 버려라

[엔터미디어=정덕현의 네모난 세상] 멤버만 늘었다 뿐이지 달라진 건 없다? MBC 예능 <놀면 뭐하니?>가 3주 간의 휴지기를 보내고 돌아왔다. 시청자들은 무언가 달라질 걸 기대했을 게다. 실제로 돌아온 <놀면 뭐하니?>에는 새로운 멤버로 이이경, 박진주가 합류했다. 하지만 변화된 건 없어 보인다. 시청자 반응도 대부분 <무한도전> 재탕이라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돌아온 <놀면 뭐하니?>가 첫 번째 아이템으로 선보인 건, 시골 학교로 오게 된 유봉두(유재석)가 학생들과 수업을 하는 상황극이다. 새로 서울에서 왔다는 설정으로 이이경, 박진주가 반에 들어왔고, 그들과 유봉두가 나누는 다소 뻔한 상황극이 펼쳐졌다. 유봉두는 다소 낯설어하는 이이경과 박진주에게 예능 판이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다며 정신교육(?), 체력단련을 하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이날 '선생 유봉두'라는 콘셉트로 채워진 내용들은 시청자들의 반응 그대로 <무한도전> 어딘가에서 이미 봤던 것들이 대부분이었다. 일종의 예능 훈련이라는 콘셉트는 <무한도전> 초창기부터 나놨던 내용들이고, 캐릭터를 끄집어내기 위한 자기소개부터 생활기록부, 동요 부르기, 춤추기 등도 마찬가지다. 그림일기로 자기를 표현하는 상황극도 다소 뻔한 정준하 놀리기 콘셉트가 들어갔고, 왈츠 수업과 체육수업 또한 몸 개그를 유발하는 익숙한 상황들로 채워졌다. 끝부분에 뜬금없이 들어간 '귀신 체험' 담력 훈련도 마찬가지 닳고 닳은 옛날 코미디의 전형들이었다.
무언가 도전적이고 실험적인 면들이 사라졌다. <놀면 뭐하니?>가 'WSG워너비 프로젝트'를 몇 달 간 계속 하면서 받았던 가장 큰 비판이 바로 그 점이었다. 새로움이 없고 다만 과거 이미 시도했던 콘셉트를 그저 반복하기만 한다는 것이 그것이었다. 김태호 PD의 부재에 대한 아쉬운 목소리들이 나온 것도 그런 이유였다. <무한도전>부터 <놀면 뭐하니?>로 이어지는 MBC 토요일 주말예능을 봐온 시청자들에게 이러한 '도전 없는' 밋밋함은 굳이 계속 볼 필요가 있나 싶은 아쉬움을 남기기 마련이었다.

여기에 치명적인 정서적 불편함까지 더해졌다. 그건 1인 부캐의 세계관을 <놀면 뭐하니?>를 통해 이어오던 유재석이 새로운 멤버들로 정준하, 하하, 신봉선, 이미주를 끼워 넣어 과거 <무한도전> 같은 체제를 구성하면서 생겨난 불편함이었다. 물론 익숙한 인물들이 들어와 유재석과의 자연스러운 케미가 강화될 수 있다고 여겼을지 모르지만, 시청자들이 보기에 그것은 일종의 라인 채워 넣기 같은 느낌으로 다가왔다.
새로 투입된 이이경과 박진주의 경우도 이미 유재석과의 인연이 있는 인물들이다. 이이경은 <런닝맨>을 통해 이미 유재석과 인연을 맺었고 박진주는 'WSG워너비 프로젝트'로 함께 했다. 이이경과 박진주라는 개개인은 물론 저마다의 매력을 가진 인물들이지만 이들이 <놀면 뭐하니?>에 새로 들어온 부분은 시청자들이 보기에는 '또 유재석 라인'이라는 다소 불편한 시각을 만들기에 충분하다.

어째서 <놀면 뭐하니?>는 유재석 라인으로 꾸려진 옛 <무한도전>의 추억을 끝내 버리지 못하고 여전히 만지작거리고 있는 걸까. 새롭지 않은 인물들과 그들의 새롭지 않은 케미가 만들어내는 새롭지 않은 스토리로 시청자들이 가진 이 시간대 MBC 예능에 대한 기대를 과연 채울 수 있을까.
차라리 <놀면 뭐하니?> 초기 콘셉트였던 유재석 1인의 부캐 도전을 기대하는 시청자들이 더 많다. 그건 적어도 라인이 보여주는 정서적 불편함이 덜하고, 무엇보다 부캐 도전에 따라 어디로 튈지 알 수 없는 새로운 스토리가 가능할 거라는 기대 때문이다. 그토록 많은 비판들과 시청자들의 목소리가 존재했지만 3주 간의 고민 끝에 다시 <무한도전>의 옛 그림자를 갖고 등장한 <놀면 뭐하니?>. 과연 이래서 떠나는 시청자들의 발길을 되돌릴 수 있을까.
정덕현 칼럼니스트 thekian1@entermedia.co.kr
[사진=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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