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외소재문화재재단의 세계 속 우리 문화재>황금빛 위용 '해학반도도'

김수진 성균관대 동아시아학술원 연구교수
미국 데이턴미술관(Dayton Art Institute)이 소장하고 있는 ‘해학반도도(海鶴蟠桃圖·사진)’는 장수(長壽)와 상서(祥瑞)를 상징하는 학, 복숭아, 바다를 그린 그림이다. 작은 금박 수백 개를 이어붙여 배경을 조성한 까닭에 그 화려함이 실로 대단하다. 7m가 넘는 너비와 순금 재료를 고려할 때 20세기 초 조선 왕실에서 조성한 것으로 추정되나, 1930년대 이전에 이미 미국으로 반출됐음이 확인된다.
1941년 이 유물을 데이턴미술관에 기증한 사람은 언론인으로 이름난 마빈 패터슨(Marvin B. Patterson·1905∼2002)이다. 이 작품을 물려준 삼촌 찰스 굿리치(Charles C. Goodrich·1871∼1932)와 패터슨 본인은 기증할 당시까지 ‘해학반도도’를 일본 유물로 알고 있었다. 이후 1958년 미술사학자 셔먼 리(Sherman E. Lee·1918∼2008)는 이 유물이 일본의 전통 형식이 아님을 근거로 중국 국적으로 재감정했다. 2017년 일본인 학자와 함께 작품을 직접 실사한 필자는 국내외 자문단과의 논의를 통해 최종적으로 이 유물이 한국 것임을 검증했다. 이후 국외소재문화재단은 화면 전반에 훼손이 일어났던 ‘해학반도도’에 대한 보존 처리를 지원했다.
1950년 마지막 전시 이래 70년 동안 공개된 적이 없었던 ‘해학반도도’는 1년간의 보존·복원 과정을 통해 새 생명을 얻었다. 2020년 12월부터 두 달간 국립고궁박물관에서 전시된 후 미국으로 돌아간 ‘해학반도도’는 현재 데이턴미술관의 특별전을 통해 석 달간 관람객을 만나고 있다. 오랜 기간 다른 나라의 유물로 알려졌던 ‘해학반도도’가 비로소 조선 왕실의 황금빛 위용을 태평양 건너에서 화려하게 떨치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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