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헌의 히스토리 인 팝스] [128] 역사의 아이러니
베를린 장벽의 붕괴와 소비에트 연방의 해체, 나아가 동유럽 사회주의 전체의 파산을 예고하는 의미심장한 조짐이 1981년 9월 5일 폴란드 북부 항구 도시 그단스크에서 일어났다. 공산당 정부의 일방적인 대량 해고에 저항하는 조선 노동자들이 동유럽 사회주의 국가 최초로 자율적인 노동조합을 결성한 것이다. 자유노조 혹은 연대노조라고 칭했던 이 투쟁 조직의 정확한 명칭은 ‘독립자치노동조합 연대’.
이 연대의 수장은 레닌 조선소의 서른아홉 살 조선공이었던 레흐 바웬사였다. 당시 폴란드 정부는 그를 협상 대표로 인정하고 타협을 시도하려 했지만 다른 동유럽 국가로의 파장을 우려한 소련의 압력으로 탄압의 강경책으로 선회한다. 이때 교황이 폴란드인 요한 바오로 2세였다는 것도 국제 여론에 미묘한 영향을 미쳤고 가택연금 중인 바웬사는 새로운 시대의 희망으로 부상하게 된다. 그리고 그는 9년 뒤 직접선거에 의한 폴란드 최초의 대통령으로 당선된다.
노동자 계급의 문제의식을 탑재한 1970년의 존 레논은 노동자 계급의 영웅의 출현을 필연적으로 예감하면서 이렇게 부르짖었다. 이 트랙은 당연하게도 한국 라이선스 음반에서 금지곡으로 삭제되었다. “집에서는 상처받고 학교에서는 두들겨 맞고/ 저들은 네가 똑똑하면 미워하지만, 정작 바보는 경멸하지/ 네가 완전 돌아버려 그들의 규칙을 따를 수 없을 때까지 말이야.(They hurt you at home and they hit you at school/ They hate you if you’re clever and they despise a fool/ Till you’re so fucking crazy you can’t follow their rules.)”
노동자에 의한 권력의 전복이 노동자 계급을 위해 탄생한 사회주의 국가에서 일어났다는 것은 역사의 거대한 아이러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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