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냄새 있다면 이렇게 하세요" 구강내과 전문가 2인이 말하다
자신도 괴롭고 주변인도 괴롭히는 구취. 구취는 왜 발생하고 어떻게 제거해야 할까. 입냄새의 원인과 해결법에 대해 김성택 교수(연세대학교 치과대학 구강내과)와 이정은 원장(구강내과 전문의)이 이야기했다. 다음은 김 교수와 이 원장의 대담이다. 질문은 김성택 교수가 했다.
Q. 치과 방문 환자 중 입냄새 때문에 고민하는 분이 많을 것 같다.
이정은 원장: 그렇다. 실제로 통계를 보면, 우리나라 성인 중 64% 정도가 불쾌한 입냄새 때문에 고민한 경험이 있다고 한다. 구취 때문에 방문한 환자를 보면 '내 입안에 무슨 문제라도 있는 걸까' '혹시 남에게 불쾌감을 유발하진 않을까' 하며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다.
Q. 치실, 가글, 스프레이 등을 쓰는데도 입냄새가 없어지지 않는다는 분도 많다. 입냄새의 근본적인 원인은 무엇인가.
이정은 원장: 구취의 원인은 다양한데, 크게 4가지로 구분하겠다. 먼저, 생리적인 구취다. 자고 일어났을 때나 아침 시간에 또는 긴장했을 때 입냄새가 잦다면 바로 여기에 해당하는 사례다.
두 번째는 구강 내 요인에 의한 구취다. 치주염을 비롯해서 구강 건조증, 치아 플라크, 설태 같은 입속 질환들이 입냄새를 일으킨다고 보면 된다.
다음으로, 호흡기 관련 문제도 구취를 일으킬 수 있다. 후두염, 편도 결석, 부비동염, 기관지 확장증 등이 입냄새와 연관 있다고 알려졌다.
마지막으로, 신체 질병에 의한 구취를 꼽을 수 있다. 위장이나 간에 질환이 있을 때나 신장과 내분비계 질환이 있어도 입냄새가 날 수 있다.
Q. 치주염, 치아 플라크, 설태 같은 구강 내 구취 원인을 해결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이정은 원장: 물리적 방법과 화학적 방법으로 나눠 알려드리겠다. 먼저, 물리적 방법 중 하나는 혀클리너 사용이다. 혀클리너는 구취의 원인 중 하나인 설태를 물리적으로 제거하는 도구다. 많은 분들이 쓰고 있지만, 제대로 바르게 쓰는 경우는 많지 않은 것 같다.
Q. 혀클리너를 쓸 때면 쓱쓱 문지르고 빨리 닦아내기만 했다. 정확한 사용법은 무엇인가.
이정은 원장: 우선, 혀에 혀클리너를 붙인 후 입안 쪽에 넣은 후, 부드럽게 몇 번 긁어낸다. 이어, 물로 씻어낸 다음에 다시 앞 단계를 반복하면 된다. 이렇게 혓솔질만 제대로 반복적으로 해도 구취가 30~40% 정도 줄어드는 효과를 볼 수 있다.
Q. 혀클리너 사용 시 주의점이 있다면?
이정은 원장: 입안이 건조한 상태에서 설태를 무리하게 긁어내려고 하다 보면 설염을 유발할 수 있다. 혀에 염증이 생기면, 오히려 입냄새가 악화될 수도 있다. 따라서 구강 건조증이 있는 분들은 조심해서 사용해야 한다.
Q. 혀클리너를 계속 써봐도 입냄새가 여전하다는 분들이 있는데.
이정은 원장: 물리적으로 구취 요인을 제거했는데도 입냄새가 여전하다면 화학적 제거 방식을 시도해봐야 한다. 입냄새를 유발하는 화합물을 제거하는 방식이다.
우리 입속에 사는 세균은 치태나 치석 같은 입속 단백질을 분해하면서 냄새나는 물질을 생성시킨다. 이걸 '황화합물'이라고 하는데, 바로 이것이 지독한 구취의 주원인이다.
Q. 황화합물을 제거하면 구취의 원인이 근본적으로 해결되는 건가?
이정은 원장: 맞다. 황화합물 제거를 위해 시중에 나온 구취 제거 치약을 쓰는 것도 방법이다. 치약을 고를 땐 황화합물을 효과적으로 제거하는 '아연'과 '마그네슘'이 들어있는지 확인하길 권한다. 사실 두 성분은 입냄새뿐만 아니라 항균, 항치태, 항우식 작용을 돕기도 한다. 구강 건강에 이로운 성분이다.
Q. 아연, 마그네슘, 또 체크할 것이 있나?
이정은 원장: 계면활성제 여부도 살펴보면 좋다. 합성(화학) 계면활성제가 들어있지 않은 제품을 고르는 게 좋다.
Q. 계면활성제는 거품과 연관이 있지 않나. 이 닦을 때 거품이 잘 나야 입냄새가 잘 없어진다고 생각하는 분들도 있는데.
이정은 원장: 보통은 합성 계면활성제가 들어간 치약이 거품을 많이 낸다. 문제는 합성 계면활성제가 구강을 자극해서 구강 건조증을 유발하고, 그 결과로 오히려 구취를 더 심하게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천연 계면활성제가 들어간 제품을 쓴다면 입마름으로 인한 염증과 구취의 위험성을 어느 정도 낮출 수 있다.
Q. 구취로 고민한다면 치약에 아연이 함유됐는지, 아울러 천연 계면활성제가 들어있거나 계면활성제가 들어 있지 않은지 확인하면 좋겠다. 마지막으로 입냄새 관리와 구강 건강 관리를 위한 당부의 말을 전한다면.
이정은 원장: 구취는 꾸준히 관리해야 한다. 양치질이나 혀클리너 같은 물리적 방법을 지속적으로 시도하고, 앞서 말한 아연이나 마그네슘 같은 구취 특화 성분이 들어간 치약도 적절히 사용해보면 좋다. 무엇보다 가장 기본은 정기적인 치과 검진이라는 점을 기억하길 바란다.
도움말 = 김성택 교수 (연세대학교 치과대학 구강내과), 이정은 원장 (연세퍼스트구강내과치과의원)
엄채화 하이닥 건강의학기자 hidoceditor@mcircle.bi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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