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차장에 나타난 '전기 도둑'.. 전기차 충전소 부족에 공용콘센트 사용하는 '꼼수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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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용인시 한 아파트에 거주하는 직장인 윤모(57)씨는 지난달 아파트 지하주차장에 주차를 하고 귀가하던 중 황당한 장면을 목격했다.
아파트 지하주차장 등에 전기차 충전소를 설치하거나 대형마트 등이 충전공간을 만들고 있지만, 대기시간이 길어 이용하지 못하거나 고장이 나 있는 경우도 허다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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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주차 시간에 따라 차등적으로 페널티 물어야"
경기 용인시 한 아파트에 거주하는 직장인 윤모(57)씨는 지난달 아파트 지하주차장에 주차를 하고 귀가하던 중 황당한 장면을 목격했다. 누군가 주차장 공용콘센트에 전기차 배터리 충전기를 꽂아 자가용을 충전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주차장 구석에서는 한 수입차 차주가 개인용 배터리 충전기를 주차장 콘센트에 연결, 몇 시간 동안 아파트 전기를 이용하고 있었다.
윤씨는 “주차장에 내려갈 때마다 충전하고 있는 모습을 봤다. 상습적이다. 결국 비용 부담은 주민들이 하는 격 아닌가. 아파트에 전기 도둑이 나타난 거나 다름없다”라고 말했다.
국내 전기차 보급 대수는 증가하고 있지만, 충전소가 부족해 불편을 겪는 전기차 이용자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아파트 지하주차장 등에 전기차 충전소를 설치하거나 대형마트 등이 충전공간을 만들고 있지만, 대기시간이 길어 이용하지 못하거나 고장이 나 있는 경우도 허다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아파트 공용콘센트를 이용하는 ‘꼼수족’까지 등장한 것이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기준 전기차 누적 보급 대수는 29만8633대다. 지난해 상반기(17만3147대) 대비로 1년 사이에 10만대 넘게 늘어난 것이다.
그러나 충전소 숫자는 보급된 전기차 대수에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환경부에 따르면 지난 5월 말 기준, 전국에 설치된 전기차 충전소 13만1319곳 가운데 급속 충전소는 1만6379곳, 완속 충전소는 11만4940곳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지난 6월에는 한 빌라에서 자신의 집에 개인 전기차 코드를 꽂아 자신의 차량에 연결한 테슬라 차주도 등장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라푼젤 충전기다” “저러면 누진세가 장난 아닐 것” “오죽 충전소가 부족하면 저러겠냐”는 반응이 나왔다.
환경부는 ‘충전 에티켓’을 발표하고 주차공간 독점, 공용콘센트 사용을 자제해 달라고 밝혔으나 권고에 그쳤다. 이에 자치구별로 충전소 장기 이용에 대한 과태료를 부과하기도 했다. 서울시는 지난 8월부터 충전구역에 주차하는 행위에 대해 1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하고 있다. 그러나 아파트 지하주차장과 같은 공간은 사실상 단속이 어려워 개인의 양심에 맡겨야 한다는 한계가 있다.
이호근 대덕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전국적인 전기차 충전소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은 충전소를 늘리는 것이겠지만, 충전이 완료된 시점부터는 충전료가 아닌 주차비 개념의 페널티를 물려야 원활한 사용이 가능할 것이다. 주차된 시간이 길어질수록 더 높은 과태료를 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수입차 등이 주를 이루는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V) 차량 숫자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상황을 정부 정책이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PHV 차량은 하이브리드차(HV)와 전기차(EV)를 융합한 차량이다. 대부분 수입 PHV 차량은 완속형 충전기를 사용해야 한다. 하지만 완충까지 시간이 오래 걸려 완속형 충전소 이용 회전률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김성태 한국전기차사용자협회장은 “PHV 차량은 완충 속도가 다른 전기차의 절반 정도다. 그러다 보니 충전소 점유는 오래 하면서 충전속도는 늦어지는 것이다. 최근 2년간 PHV 차량 판매량이 10만대가 넘는 것을 고려하면 전기차 충전소 부족은 당연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한국환경공단은 지난 7월부터 605억원의 예산을 들인 완속 충전시설 보조사업을 통해 공동주택, 사업장, 대규모 주차장 등에 공용 충전소 설치신청을 받기 시작했다. 그러나 신청 절차가 복잡하고 거주지역과 가까운 시설에 공용 충전소를 설치할 부지를 제공한다는 개인 사업주들이 없어 결국 공공기관 등을 이용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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