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식량가격 5개월째 하락..앞으로 변수는?

김소영 2022. 9. 3. 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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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 상승과 미국·유럽 가뭄이 변수

이미지투데이


올 1분기 천장을 뚫을 기세였던 세계 식량가격이 5개월째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특히 6월 이후 상대적으로 안정세를 보이면서 연말 국내 도입분에 대한 값 하락 기대감을 낳는다. 그러나 환율이 치솟고 유럽·미국 등지 가뭄이 지속되고 있어 안심하기엔 이르다는 지적도 나온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유엔식량농업기구(FAO)가 조사하는 8월 세계식량가격지수는 전달(140.7포인트)과 견줘 1.9% 내린 138포인트로 집계됐다. 4월 이후 5개월 연속 하락세다.

세계식량가격지수는 코로나가 전 세계적으로 확산한 첫해인 2020년 하반기부터 101∼108포인트대로 조금씩 오르다가 지난해 110대→120대→130대를 차례를 돌파했다. 올 들어선 2월 러시아·우크라이나 간 전쟁이 발발하면서 2월 141.2, 3월 159.7 등 1996년 지수 도입 이후 최고치 기록을 연속 갈아치웠다.

그러나 4월(158.4포인트) 이후 하락세로 전환돼 우크라이나 사태 이전인 1월(135.6포인트) 수준까지 내려왔다.

국제 밀 가격은 미국·캐나다·러시아의 생산 호조와 북반구 수확 진행, 우크라이나 흑해 항구 수출 재개 등의 영향을 받아 가격 하락세가 이어졌다. 옥수수는 우크라이나 수출 재개에도 유럽연합(EU)와 미국에서 고온 건조한 기후 영향으로 생산 감소가 전망되면서 가격이 소폭 올랐다.

유지류는 7월보다 3.3% 떨어졌다. 팜유는 인도네시아의 수출규제 완화, 계절적 요인에 따른 동남아시아지역 산출량 증가 등에 따라 5개월 연속 값이 내렸다. 반면 대두유는 미국 기상 조건이 악화할 것으로 우려되면서 가격이 소폭 올랐다.

육류는 전달보다 1.5% 하락했다. 쇠고기는 주요 수출국의 국내 수요 감소에 따른 수출 공급량 증가, 호주에서의 공급량 증가 등의 영향을 받아 가격이 하락했다. 돼지고기는 물량 공급 부족이 지속되면서 값이 올랐다.

유제품도 2% 내렸다. 분유·버터는 주요 수입국에서 충분한 재고를 확보하고 있고 뉴질랜드의 공급량 증가가 전망되면서다. 설탕도 2.1% 낮아졌다. 인도의 설탕 수출규제 완화와 브라질의 에탄올 가격 하락이 주요 원인이었다. 다만 브라질의 8월 전반기 설탕 생산량이 기대에 못 미친 점, EU지역 건조한 날씨에 따른 생산 여건 악화 우려 등으로 하락 폭은 크지 않았다.

주요 곡물 수입가격은 국제가격과 일정한 시차를 두고 반영된다. 따라서 농식품부는 당장은 아니지만 10월 이후부터는 하락세를 띨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8월31일 내놓은 ‘국제곡물 9월 관측’에서 4분기 식용·사료용 곡물 수입단가지수를 각각 171과 163으로 예측했다. 3분기 전망치(187.9, 186.7)보다 각각 9%, 12.7% 낮다.

주요 곡물 수입단가지수는 가격 수준을 파악하기 위해 2015년을 100으로 놓고 비교한 것이다. 2020년 4분기 이후 올 3분기까지 꾸준히 올랐다. 특히 올 들어선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글로벌 공급난 여파로 1분기 143.7이던 식용 수입단가지수가 3분기 187.9로 2개 분기만에 30.8% 치솟았다. 사료용도 143에서 186.7로 30% 급등했다.

일각에선 환율 상승과 주요 수출국 작황 부진이 발목을 잡을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국내 제분·사료·전분당·대두가공 업계에선 “국제 곡물가격이 전반기 대비 안정되고는 있지만 환율 상승과 주요 수출국 작황 등에 대해 지속적으로 주시할 필요가 있다”는 반응이다.

농식품부는 “국제 식량가격은 6월 이후 상대적으로 안정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으며 하반기에도 상반기보다 가격이 떨어질 것으로 전망된다”면서 “다만 유럽·미국에서 가뭄이 지속되는 등 작황 불확실 요소도 상존하고 있어 관련 동향에 대한 점검을 지속적으로 수행해나가겠다”고 말했다.

김소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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