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수출 긴급 진단] 한국 수출 이대로 가면 안 된다..중국·반도체 착시 걷히자 '암울'
SPECIAL REPORT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8월 무역수지 적자는 94억7000만 달러로, 관련 통계 집계 이래 최대치를 기록했다. 누적 무역수지 적자도 247억2700만 달러로 역대 최대다. 한국 수출의 민낯이 드러난 건 두 축인 중국과 반도체 수출에 균열이 생긴 영향이다. 한국의 최대 수출국인 중국은 도시 봉쇄 등으로 경기가 냉각되면서 대(對)중 수출이 감소세다. 하지만 수요가 급증한 전기차 배터리 소재 등에 대한 중국 의존도가 심화하면서 중국으로부터의 수입은 급증해 대중 무역수지는 5월 이후 넉 달째 마이너스(-)를 기록 중이다.
한국경제의 버팀목이었던 반도체는 글로벌 경기 침체로 수요가 감소하면서 상반기 수출 물량이 줄기 시작하더니, 급기야 지난달 감소세로 돌아섰다. 한국의 주력 상품인 메모리반도체는 중국의 거센 추격까지 받고 있다. 원화 가치 하락(환율 상승)에 따른 수출 증대 효과도 예전 같지 않다. 그동안 환율 상승은 국내 기업의 가격 경쟁력으로 이어졌지만, 경쟁국 통화가치도 함께 떨어지고 있는 요즘은 이런 효과도 기대하기 힘든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중국·반도체에 의지한 수출 구조를 개선하지 않으면 무역수지 적자가 고착화할 수 있는 만큼 체질 개선을 서둘러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송영관 한국개발연구원(KDI) 선임연구위원은 “미국은 세계무역기구(WTO) 규정 위반 소지가 큰 법안까지 만들어 특정 산업을 챙기고 있다”며 “한국 정부와 산업계도 수출 효자 상품을 지키고 새로운 시장을 발굴하기 위한 특단의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황건강 기자 hwang.kunk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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