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성에 잡힌 힌남노 '몸집 불리기'.. 경쟁자 삼키며 천천히 이동

문지연 기자 2022. 9. 2. 2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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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력 잠시 약화, 주말부터 다시 강해질 듯
태풍 '힌남노'가 열대저압부를 흡수하는 순간의 위성 영상. /@zoom_earth 트위터

제11호 태풍 ‘힌남노’(HINNAMNOR)가 역대급 세력을 띤 채 한반도를 강타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주변 비구름을 흡수하는 등 그 위력을 가늠케 하는 장면이 위성 영상을 통해 포착됐다.

기상청에 따르면 힌남노는 2일 오후 9시 기준 중심기압 935헥토파스칼(hPa), 최대풍속 초속 49m의 ‘매우 강’ 상태로 북상 중이다. 대만 타이베이 남동쪽 460㎞ 해상을 지나고 있으며 시속 5㎞ 속도로 비교적 천천히 움직이고 있다.

전날까지 폭발적으로 발달했던 힌남노의 세력은 현재 잠시 약화된 상태다. 이날 오후 10시40분 천리안위성 2A호가 촬영한 영상을 보면, 중심부에 또렷했던 태풍의 눈도 잠시 흐릿해졌다. 1일 아침과 비교하면 거의 보이지 않는 수준이다. 남쪽 바다로 역주행하는 과정에서 소용돌이가 약해졌고 대만 동쪽, 일본 오키나와 주변 남해상에 머문 정체기 동안 심층서 올라온 찬 바닷물이 태풍의 힘을 뺀 것으로 보인다.

천리안위성 2A호가 포착한 2일 오후 10시40분 기준 '힌남노' 위성 영상. /기상청 홈페이지
1일 오전 9시 기준 천리안위성 2A호가 포착한 '힌남노' 위성 사진. 태풍의 눈이 선명하게 보인다. /국가기상위성센터 홈페이지

그러나 힌남노는 이번 주말 본격 북상하며 거대했던 세력을 다시 찾을 것으로 전망된다. 경로상 30도를 넘는 고수온 바다가 있어 강도 역시 ‘초강력’으로 재발달할 가능성이 크다. 5일부터 본격 태풍 영향권에 드는 우리나라는 전국 대부분 지역에 물폭탄이 떨어지겠다. 기상청은 힌남노가 6일 새벽이나 아침 경남 남해안으로 상륙할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고, 4일까지 제주에 100~250mm(많은 곳 350mm 이상)의 비가 내릴 것으로 예보했다.

힌남노는 전날 경쟁자인 제23호 열대저압부를 잡아먹고 자원을 독식해 몸집을 불린 상태다. 이 모습은 위성 영상에 포착됐는데, 태풍의 눈을 선명하게 띤 힌남노가 주변 비구름을 모두 빨아들이는 모습이다.

열대저압부는 서태평양의 한정된 수증기 자원을 놓고 경쟁하는 존재이기 때문에, 힌남노에게는 성장의 걸림돌이 된다. 힌남노는 그런 경쟁자를 흡수해버려 자원을 독식하고 있는 셈이다. 이로 인해 강풍 반경은 300㎞ 이상이 됐고, 우리나라에 도착할 시점 430㎞까지 커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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