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지하 이재민들, 아직도 희망 '가물'.."명절은 남 얘기"

김희남 기자 2022. 9. 2. 2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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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폭우로 특히 반지하 주택들이 많이 물에 잠겼었죠.

일가족 3명이 목숨을 잃은 서울 관악구 다세대주택 반지하, 천장 벽지는 찢겨나간 채 지금도 물을 머금고 있습니다.

도로 높이의 반지하 창문이 이 물을 막아내기는 어려웠을 것입니다.

[반지하 이재민/서울 동작구 : 버릴 건 다 버렸어요. 냉장고랑 김치냉장고랑 다 버렸어요. (추석 명절도 지금 다가오잖아요.) 모르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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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난 폭우로 특히 반지하 주택들이 많이 물에 잠겼었죠. 추석 명절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지만, 여전히 갈 곳 잃은 이재민들은 명절 챙길 여유가 없다고 말합니다.

김희남 기자가 현장의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기자>

일가족 3명이 목숨을 잃은 서울 관악구 다세대주택 반지하, 천장 벽지는 찢겨나간 채 지금도 물을 머금고 있습니다.

[김병택/이웃 주민 : 그런 일이 없었어야 하는데 안타까운 일이죠.]

당시 모습을 보면 도로에는 흙탕물이 허리춤까지 차오른 상태.

도로 높이의 반지하 창문이 이 물을 막아내기는 어려웠을 것입니다.

지난달 폭우로 전국에 2천500여 명의 이재민이 발생했습니다.

이 가운데 절반이 서울에 집중됐고 상당수가 반지하 사람들이었습니다.

[김은주(가명)/반지하 주민 : 저도 피해를 입었지만 (그분들은) 목숨까지 잃었잖아요. 우리가 이런 곳에서 살고 싶어서 사는 게 아니라 부족해서 사는 거잖아요.]

문제는 이런 일이 반복된다는 것입니다.

서울 관악구 일대와 함께 반지하 피해가 집중된 동작구 상도동 일대도 그렇습니다.

[이재민/서울 동작구 : 지난 한 10년 전에 물이 들어왔는데 그때는 방바닥을 걸레로 닦아낼 정도로 물이 들어왔어요. 그런데 이렇게 들어오기는 처음이죠.]

[최은영/한국도시연구소 소장 : 사람이 물에 빠져 죽고 불에 타서 죽는 이런 상황에서도 정책이 바뀌지 않는다는 것, 정말 후진적인 것은 이런 일이 반복된다는 거예요.]

외신들은 반지하 사람들의 삶을 통해 양극화 문제를 제기한 영화 '기생충'에 비유하며, 선진국 대열에 들어선 대한민국 서울의 두 얼굴을 다투어 보도했습니다.

국토연구원이 지난해 발간한 보고서를 보면, 수도권 반지하 임차가구의 월평균 소득은 182만 원.

최저임금 수준이고, 아파트 임차가구의 월평균 소득 351만 원의 절반 정도입니다.

[박미선/국토연구원 주거정책연구센터장 : 지상으로 가기 위해서는 보증금도 훨씬 비싸야 하고 월세도 더 많이 내야하고 이런 상황에서 비슷한 정도의 공간 면적을 쓸 수 있느냐, 그게 어렵다는 거죠.]

서울시는 반지하 일몰제와 반지하 지원 바우처 등 대책을 내놓고 있지만, 반지하의 거주 환경을 면밀히 분석한 뒤 보다 종합적이고 다양한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는 지적이 높습니다.

[반지하 이재민/서울 동작구 : 신경도 날카로워지고 계속 하루에 몇 번씩 욱해요.]

[반지하 이재민/서울 동작구 : 버릴 건 다 버렸어요. 냉장고랑 김치냉장고랑 다 버렸어요. (추석 명절도 지금 다가오잖아요.) 모르겠어요.]

(영상취재 : 유동혁)

김희남 기자hnkim@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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