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내년 경기침체 공포 ..전세계에 '불황의 그림자'
높은 소비자 물가 상승과 큰 폭의 금리 인상 등 악재가 겹치고 있는 세계 주요 경제권에 침체의 먹구름이 몰려오고 있다. 경제전문가들은 내년에 미국과 유럽에 경기침체가 발생할 것이라는 전망을 잇따라 내놓으면서 불안감을 키우고 있다. 지난달 말 미국 와이오밍주 잭슨홀에서 열린 경제 심포지움에서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이 물가통제를 위해 금리를 계속 인상할 것이라고 시사하자 투자자들은 미국의 경기 하강이 다가올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침체가 임박해 보이는 것은 높은 물가상승(인플레이션) 때문이다. 미국 소비자 물가지수(CPI)는 지난 6월 9.1%까지 오르면서 1981년 이후 최고치를 나타냈다. 7월에는 8.5%로 떨어지면서 정점을 찍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생기고 있기는 하지만 연준의 금리 인상폭을 줄이기에는 부족하다.
지난 7월 미국 소비 지출 증가율은 올해 들어 가장 낮은 0.1%에 그쳤다. 이 같은 미국의 소비 감소 또한 침체가 다가오고 있는 신호로 분석되고 있다.
스티븐 핸키 미 존스홉킨스대 응용경제학 교수는 지난 8월 30일(현지시간) 경제전문방송 CNBC에 출연해 내년 미국에 '거대한(whopper)' 침체가 닥칠 것이라며 금리 인상이 아닌 지난 5개월 통화량(M2·시중 유동성을 나타내는 통화지표)이 제자리 수준을 유지한 점이 원인을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2020년 2월 코로나19 팬데믹이 시작되면서 미국 M2는 유례없는 수준으로 증가한 후 지난 2월부터 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가운데 파월 연준 의장은 잭슨홀 심포지움에서 연준의 물가 목표인 2%까지 끌어내릴 때까지 계속해서 금리를 인상할 것이며 이로 인해 미국 가계와 기업들이 일부 고통을 느낄 것이라고 발언했다.
이에 대해 핸키 교수는 파월 의장이 과거와 현재의 인플레이션 원인을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며 돈을 지나치게 많이 찍은 것 때문임을 언급하지 않은 것을 비판했다. 그러면서 그동안 풀어놓은 돈으로 인해 높은 물가가 2024년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스티븐 로치 미 예일대 경영대학원 교수는 올해 미국 경제가 마이너스 성장을 보인 것은 내년에 더 깊은 경기 하강을 예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연준에서 이코노미스트로도 활동했던 로치는 “통화긴축 충격이 나타나면서 분명히 침체가 있을 것”이라며 방지하는 길은 “기적 밖에 없다”라고 말했다.
그는 현재 연준이 통화긴축 밖에 선택의 여지가 없는 상황이라며 3.5%인 미국의 실업률도 곧 상승세가 보이기 시작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씨티그룹과 PNC파이낸셜서비스, 컨설팅기업 딜로이트는 미국의 경기 침체가 내년 초 또는 올해에도 발생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일본 투자은행 노무라는 올해 남은 기간에, 웰스파고 은행은 내년 1·4분기에 ‘가벼운’ 침체가 발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미기업경제협회(NABE)가 지난달 22일 공개한 이코노미스트들을 대상을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72%는 내년 중반 안에 미국 경제가 침체에 빠질 것으로 전망했다.
이들은 연준이 인플레이션을 통제하는데 실패할 것이라며 이같이 응답했다.
또 조사 대상자 5명 중 1명은 미국이 이미 침체에 빠진 것으로 진단했다.
사실 미국 국내총생산(GDP)은 지난 1·4분기와 2·4분기에 각각 전년 동기 대비 마이너스(-) 1.6%, -0.6% 성장했다.
미국 경제가 2개 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하면서 침체에 빠지지 않았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지난 7월 미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 위원장 브라인 디스는 연속 마이너스 GDP 성장에도 기술적으로 침체를 의미하지 않는다며 애써 부인했다.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도 미 경제가 침체가 아닌 성장이 느려지는 전환기를 맞고 있다며 바이든 행정부를 감싸는 인상을 줬다.
유럽도 8월 물가가 크게 오르면서 앞으로 큰 폭의 금리 인상을 예고하고 있어 침체가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의 8월 소비자 물가는 전년 동기 대비 9.1% 오르면서 1997년 집계 이후 최고치를 나타냈다.
유로존은 러시아로부터 석유와 가스 공급이 급감하면서 에너지 가격이 급등했으며 올여름 대륙이 가뭄까지 겪으면서 식료품 가격이 상승했다.
전문가들은 유로존의 물가가 계속 상승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어 유럽중앙은행(ECB)이 오는 8일 열리는 통화정책회의에서 연준에 이어 ‘자이언트 스텝’인 금리 0.75%p 인상론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유럽의 가계들이 올 겨울에 크게 오른 난방비 지출로 인해 서비스 등에 대한 소비 지출을 줄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생산업체들도 에너지비 부담에 감산이 예상되고 있다. 따라서 이로 인한 공급 병목 현상은 물가를 추가로 상승시킬 것이다.
옥스퍼드 이코노믹스의 리카르도 마르첼리 파비아니는 “높은 인플레이션으로 수요가 줄어들고 성장을 둔화시키면서 이번 겨울에 유로존을 침체에 빠뜨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국통으로도 알려진 로치 예일대 교수는 세계 경제 또한 침체에 빠질 것이라며 과거와 달리 중국이 충격을 흡수하지 못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국 당국의 제로 코로나19 방역 조치로 인해 경제활동이 줄면서 공급망 차질이 이어질 것이며 서방국가와는 현재 긴장된 관계를 유지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는 지난 7월에는 중국도 경제 회복이 약할 것이라며 침체에 빠질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다만 중국은 다른 주요 경제국들과 달리 인플레이션 문제는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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