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산 없이 살아보기

최규민 위클리비즈 편집장 2022. 9. 2. 0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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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EKLY BIZ] 편집자 레터
중국 게임회사 호요버스가 지난 7월 30일 서울 반포한강공원 세빛섬에서 개최한 '원신 2022 여름축제'. 원신은 트위터가 발표한 ‘2022년 상반기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언급된 온라인 게임' 1위에 선정됐다. /뉴스1

미국 프리랜서 기자 사라 본지오르니가 가족과 함께 1년간 중국산 제품 없이 살아보기에 도전한 것은 2005년입니다. 그는 장난감부터 의류, 전자제품까지 도처에 깔린 중국산 제품 없이 살기는 불가능하다고 결론 내리고 도전을 중도 포기합니다.

만약 같은 도전을 지금 한다면 어떨까요. 아마 며칠도 못 가 포기할 것 같습니다. 미국인들이 가장 사랑하는 애플의 아이폰만 해도 대부분 중국에서 생산되고 있습니다. 미국 최대 온라인 쇼핑몰 아마존에선 셀 수 없을 만큼 많은 중국산 제품이 팔리고 있죠.

한국은 어떨까요. 문득 책상에 놓인 락앤락 보온 컵 밑면을 보니 ‘메이드 인 차이나’라고 적혀 있습니다. 이 기사를 쓰는 LG 모니터 뒷면에도 ‘중국산’이라는 글자가 새겨져 있습니다. 그러고 보니 주말에 간 동네 분식집 김치도 중국산이었습니다.

중국산의 공세는 공산품에만 머물지 않습니다. 요즘 전 세계 게이머들이 즐기는 ‘리그 오브 레전드’나 ‘원신’ 같은 게임은 중국 게임 회사 소유입니다. 젊은이들에게 인기 있는 앱 중 하나인 ‘틱톡’ 역시 중국 회사가 개발했습니다. 서구의 온갖 견제에도 중국의 비교 우위가 저가품에서 고가품으로, 하드웨어에서 소프트웨어로 확산되고 있다고 인정하지 않을 도리가 없습니다.

하지만 중국산 제품 의존도가 높아질수록 중국에 대한 반감 또한 높아집니다. 퓨리서치가 실시한 조사에서 중국에 대한 비호감도는 대부분 국가에서 올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미국인들은 중국에 대한 비호감도가 지난해 76%에서 82%로 뛰었고, 독일은 작년 71%에서 올해 74%로 올랐습니다. 2002년 31%에 불과했던 한국인들의 중국에 대한 비호감도 역시 매년 높아져 올해 80%를 찍었습니다.

자유무역으로 중국과 다른 나라의 경제적 거리가 가까워질수록 심리적 거리는 더 멀어진다는 것은 역설적입니다. 이 크나큰 간극이 앞으로 어떤 결말을 맞게 될까요. 이번 주 커버스토리로 실은 틱톡 기사와 B11면에 실은 중국 수출 기사에서 그 실마리를 찾을 수 있길 기대합니다.

안팎으로 바람 잘 날 없는 요즘이지만, 어쨌든 시간은 흘러 어느덧 추석이 다가왔습니다. 독자 여러분 모두 평화로운 한가위 보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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