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희 "명예·자존감 손상 더는 못 견뎌" 전격 사표
여권 사퇴 압박 논란 속 사의
전 위원장 "참기 힘든 분노"
문재인 정부가 임명한 이정희 국민권익위원회 부위원장(차관급·사진)이 사의를 표했다. 전현희 국민권익위원장에 대한 감사원 감사와 여권의 사퇴 압박 흐름 속에서 나온 것이다.
이 부위원장은 1일 통화에서 “전현희 위원장이 권익위의 독립성과 중립성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시는데 중간에 빠질 수가 없어서 버텨왔지만, 감사원의 계속되는 전방위적 감사로 직원들도 힘들어하고 나 스스로도 피로감이 쌓였다”며 “특히 주변 사람들에게 피해가 가는 경우도 있어 괴로웠다”고 토로했다.
이 부위원장은 “더 이상 사회적인 명예감이나 자존심에 손상을 입으면 못 견딜 것 같아 사직서를 제출하게 됐다”면서 “전 위원장님에게 미안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부위원장은 전날 권익위에 사직서를 제출했다. 작년 1월 취임한 이 부위원장의 임기는 2024년 1월까지였다.
감사원은 지난 7월부터 권익위 공직기강 문제 등에 대한 감사에 착수하고, 감사 기간을 한 차례 연장했다. 전 위원장은 문재인 정부에서 임명된 자신의 사퇴를 압박하는 ‘표적 감사’라고 반발하고 있다.
전 위원장과 이 부위원장을 포함한 권익위 부위원장 3명 모두 문재인 정부에서 임명됐다.
전 위원장 임기는 내년 6월까지다. 지난해 6월 취임한 안성욱 부위원장 겸 사무처장 임기는 2024년 6월까지, 2020년 1월 취임한 김기표 부위원장 겸 중앙행정심판위원장 임기는 내년 1월까지다.
전 위원장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이 부위원장 사의 표명 사실을 언급하면서 “감사원 특별조사국 조사관들이 이정희 부위원장과 수행 직원들에 대한 먼지털기식 신상털기 조사와 근태조사 및 별건 조사, 압박 전수감사를 해왔다”며 “비겁한 표적감사로 강하게 사퇴를 압박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정치적 중립기관이어야 할 감사원에 의해 저질러진 국민권익위에 대한 헌법문란과 법치주의 훼손에 대해 참담한 심정과 참기 어려운 분노를 느낀다”고 밝혔다.
박은경 기자 yam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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