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古典여담] 指鹿爲馬 <지록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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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리킬 지, 사슴 록, 위할 위, 말 마.
지록위마.
"폐하, 참으로 좋은 말이지 않습니까? 폐하를 위해 구했습니다." 비리비리한 황제라도 말과 사슴은 구별할 줄 알아서 호해는 대꾸했다.
대통령실에 다시는 지록위마 같은 행태가 없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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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리킬 지, 사슴 록, 위할 위, 말 마. 지록위마. 사슴을 가리켜 말이라 한다는 의미다. 윗사람의 눈귀를 가리고 권세를 휘두르는 경우를 일컫는다. 여우가 호랑이의 위세를 빌려 행세한다는 호가호위(狐假虎威)와 비슷한 말이다. 아닌 것을 맞다고 우기는 경우에도 쓴다. 중국 진(秦)나라 때 환관 조고(趙高)의 권력 농락에서 유래했다.
시황제가 죽자 조고는 태자 부소(扶蘇)를 죽이고 어리고 어리석은 호해(胡亥)를 황제로 옹립한다. 조고는 호해를 갖은 환락 속에 빠뜨리고 승상 이사(李斯)를 비롯한 원로 중신들을 축출했다. 승상의 자리에 오른 조고는 조정을 손에 넣었지만 언제 도전자가 나올지 두려왔다. 그래서 시험을 해보기로 했다. 어느 날 조고는 사슴 한 마리를 어전에 끌어다 놓고 호해한테 말했다. "폐하, 참으로 좋은 말이지 않습니까? 폐하를 위해 구했습니다." 비리비리한 황제라도 말과 사슴은 구별할 줄 알아서 호해는 대꾸했다. "승상은 농담도 잘 하시오. 사슴을 가리켜 말이라 하니(指鹿爲馬) 무슨 소리요?"
그러나 조고는 재차 말이 틀림없다고 했다. 조고가 우기자, 호해는 중신들에게 물었다. "대신들은 저게 뭐 같소? 말이오, 사슴이오?" 놀랍게도 대부분은 조고가 두려워 말이라고 답했다. 다행히 사슴이라고 직언한 신하들이 있었지만, 조고는 의도대로 그들을 기억해뒀다가 죄를 씌워 모두 죽였다. 조정은 조고의 천하가 됐고 진나라는 몰락해갔다. 망하기 직전 부소의 아들 자영이 3세 황제로 옹립됐고, 그는 재빨리 조고를 주살해버렸다.
여권이 겪고 있는 내홍은 정치 신인인 대통령의 눈귀를 가리고 측근들이 '사익정치'를 한 데서 한 원인을 찾을 수 있다. 측근들이 대통령실에 밀어 넣은 자신들의 보좌관과 비서관들이 대통령을 위하기보다는 보스를 위해 일한 결과, 대통령실이 제대로 작동하지 못했다. 대통령실 비서관과 행정관들이 최근 대거 퇴출된 배경에는 윤 대통령이 믿었던 측근들의 뒤통수 치기가 있었던 셈이다. 조고는 자영에 의해 종말을 맞았다. 대통령실에 다시는 지록위마 같은 행태가 없어야 한다.
이규화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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