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 환구시보 전 편집인 "고르바초프, 조국 팔아 서양 찬사 받아"

조해영 2022. 8. 31. 2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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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하일 고르바초프 전 소련 공산당 서기장의 사망에 중국은 냉담한 반응을 쏟아냈다.

자오리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인 31일 정례 브리핑에서 고르바초프의 사망과 관련한 질문을 받고 "고르바초프 선생은 이전에 중국과 소련의 관계 정상화를 추동하기 위해 긍정적인 공헌을 했다"며 "그의 병사에 애도를 표하고 가족에게 위로의 뜻을 표한다"고 짧게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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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정부는 '건조한 애도'..서양과 대비
옛 소련의 마지막 지도자인 미하일 고르바초프 전 대통령이 30일(현지시각) 향년 91세로 사망했다. 사진은 2004년 12월 블라디미르 푸틴(오른쪽) 러시아 대통령이 독일에서 기자회견을 시작하면서 고르바초프 전 대통령과 대화하는 모습. 베를린/AP 연합뉴스

미하일 고르바초프 전 소련 공산당 서기장의 사망에 중국은 냉담한 반응을 쏟아냈다. 미국과 유럽 등에서 냉전 종식에 대한 그의 기여를 언급하며 잇따라 깊은 애도를 표한 것과 대비되는 모습이다.

자오리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인 31일 정례 브리핑에서 고르바초프의 사망과 관련한 질문을 받고 “고르바초프 선생은 이전에 중국과 소련의 관계 정상화를 추동하기 위해 긍정적인 공헌을 했다”며 “그의 병사에 애도를 표하고 가족에게 위로의 뜻을 표한다”고 짧게 답했다.

중국 관영 매체들은 애도의 메시지보다 고르바초프의 이력과 장례 일정 등을 건조하게 소개했다. ‘소련 최후의 영도자’, ‘소련 공산당 중앙위원회의 마지막 총서기’ 등으로 부르며, 그의 집권기에 소련이 붕괴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중국 정부의 비공식 대변인이라 불리는 후시진 <환구시보> 전 편집인은 한층 더 노골적으로 냉담한 평가를 내놨다. 그는 이날 자신의 트위터에서 “그는 전 세계에서 가장 논쟁적인 리더 중 한 명이었다”고 운을 뗀 뒤 “본인 조국의 이익을 팔아 서양의 찬사를 받았다”고 혹독한 평가를 남겼다. 이어, “서양은 평화로 접어들었지만, 옛 소련의 땅인 체첸, 조지아, 우크라이나에선 전쟁이 계속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고르바초프에 대해 중국이 박한 평가를 내놓은 것은 그가 취한 과감한 개방과 개혁 정책으로 인해 소련 체제가 붕괴했기 때문이다. 비슷한 시기 중국도 거대한 도전에 직면했다. 1989년 6월, 중국의 청년과 학생들은 베이징 중심부의 톈안먼 광장에 모여 민주화를 요구하는 시위를 이어갔다. 당시 중국의 최고 지도자였던 덩샤오핑은 고르바초프와 달리 타협 대신, 잔인한 유혈 진압에 나섰다. 이어 중국 공산당이 영도하는 일당 지배를 유지하며 국가 주도형 자본주의 모델을 통한 경제 개발에 나섰다. 그 결과 미국과 전략경쟁을 벌일 수 있는 세계 2위 경제 대국으로 성장했다.

냉담한 중국과 달리 유럽연합은 고르바초프에 대해 “냉전 종식과 ‘철의 장막’을 끌어내리는 데에 중추적인 역할을 했다”고 높이 평가했다. 미국도 대통령 성명을 통해 “그의 노력으로 세계는 보다 안전해졌고 수백만명이 더 큰 자유를 누리게 됐다”고 애도했다. 30일 러시아 관영 <타스> 통신 등에 따르면 고르바초프 전 서기장은 오랫동안 노환을 앓다가 향년 91살로 러시아 중앙 임상병원에서 숨졌다.

조해영 기자 hych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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