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국민 피같은 세금"..'론스타 소송' 판정 취소신청 제기(종합)

심언기 기자 김도엽 기자 2022. 8. 31. 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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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정 수용시 3463억 소요..부분패소 사유 분석 후 뒤집기 노릴듯
승인심사 지연 책임 여부가 관건..패소시엔 수백억 낭비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31일 오후 경기도 과천 법무부에서 론스타 국제투자분쟁(ISDS) 사건 판정 관련 정부 입장을 발표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2.8.31/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

(서울=뉴스1) 심언기 김도엽 기자 = 정부가 미국계 사모펀드 론스타에 2800억원을 배상하라는 세계은행 국제투자분쟁해결센터(ICSID)의 판정에 대해 취소 및 집행정지 신청을 제기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은 "대한민국 국민의 피같은 세금이 단 한푼도 유출되지 말아야 한다는 생각으로 최선을 다하겠다"며 중재판정부의 결정을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쟁점사안 대부분에서 패소한 론스타 측이 취소 신청을 제기할 가능성도 높아 2차 분쟁이 불가피해 보인다.

◇판정 수용시 3463억 소요…한동훈 "국민의 피같은 세금 유출 안돼"

ICSID 론스타 사건 중재판정부는 31일 우리 정부에 론스타 측 청구금액 약 46억8000만달러 중 약 4.6%인 2억1650만달러(약 2800억원·환율 1300원 기준)를 지급하라고 판정했다.

중재판정부는 또 우리 정부에 2011년 12월3일부터 이를 모두 지급하는 날까지 한 달 만기 미국 국채 수익률에 따른 지연이자도 배상하라고 결정했다. 현재 수익률을 기준으로 보면 185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종합하면 배상액 2800억원과 지연이자 185억원, 지금까지 우리 정부가 변호사 보수 등 소송비용으로 지불한 478억원을 더하면 중재판정부 결정 확정시 3463억원의 세금이 소요되는 셈이다.

법무부를 비롯한 우리 정부는 이를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승소 가능성을 높게 점쳐온 우리 정부는 물밑에서 합의를 제안해온 론스타측 협상제안도 거절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동훈 장관은 "정부는 론스타의 외환은행 매각 당시 승인심사 과정에서 국제 법규와 조약에 따라 차별 없이 공정·공평하게 대응했다는 일관된 입장"이라며 "론스타 청구액보다 많이 감액됐으나 정부는 중재판정부 판정에 대해 수용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어 "중재판정부 소수의견이 우리 정부 의견을 그대로 받아들인 것만 봐도 이번 판정은 절차 내에서 끝까지 다퉈볼 만하다. 정부는 취소 신청 등 후속조치를 적극 검토하겠다"며 "대한민국 국민의 피같은 세금이 단 한푼도 유출되지 말아야 된다는 생각으로 최선을 다하겠다"고 사실상 취소신청 방침을 분명히 했다.

앞서 론스타는 2003년 외환은행을 약 2조1000억원에 인수하고 2007년 홍콩상하이은행(HSBC)과 매각계약(금액 5조9376억원)을 체결했다. 하지만 이후 매각이 무산됐고 론스타는 2012년 1월 외환은행을 3조9157억원에 하나금융지주로 넘겼다.

론스타 측은 한국 정부가 HSBC와 외환은행 매각계약 승인을 부당하게 지연해 외환은행을 2조원가량 낮은 가격에 팔아 손해를 봤다면서 46억8000만달러(약 6조1000억원) 배상을 청구했다. 하나금융지주에 외환은행을 매각할 때 한국 정부가 가격 인하를 압박했고, 국세청이 한국·벨기에 이중과세방지협정에 따른 면세 혜택을 주지 않고 부당하게 과세했다는 주장도 펼쳤다.

ⓒ News1 윤주희 디자이너

◇韓금융당국 승인심사 지연 책임 일부 인정…"취소소송 해볼 만 하다"

정부가 중재판정부 판단을 다시 받아보겠다는 입장에 무게를 두는데는 결정문에서 상당 부분 다퉈볼 여지가 있다는 판단 때문으로 풀이된다. 청구금액 대비 95.4%에서 승소하고 4.6% 일부 패소했는데, 패소 사유에서도 소수의견으로 우리 정부 논리가 그대로 수용된 점이 긍정적이다.

구체적 쟁점별로 살펴보면 중재판정부는 관할 쟁점 관련 우리 정부측 주장을 인용해 2011년 한-벨기에·룩셈부르크 투자보장협정 발효(2011년 3월27일) 이전의 정부 조치 및 행위에 관해서는 관할이 없다고 봤다. 이에 따라 HSBC 관련 청구 및 일부 조세 청구는 본안 판단 범위에서 제외됐다.

금융 쟁점과 관련해서도 중재판정부는 론스타와 하나은행간 외환은행 매각 가격이 인하될 때까지 승인을 지연한 행위는 투자보장협정상 공정·공평의무 위반이라고 판단했다. 일부 관할이 있는 조세 청구의 경우 우리 정부의 과세처분에 투자보장협정상 자의적·차별적 대우가 없는 것으로 보고 조세 쟁점에 대한 론스타 주장을 모두 기각했다.

반면 금융당국 승인 심사가 지연된데 대해선 우리 정부에도 일부 책임이 있다고 판단해 2800억원과 그에 따른 지연이자를 론스타에 지급해야 한다고 선고했다. 다만 중재판정부 내에서도 외환카드 주가조작으로 인한 유죄 판결에 따른 것으로 론스타가 자초했다는 소수의견이 나오며 판단이 엇갈렸다.

한 장관은 승인심사 지연과 관련 "론스타 임원들이 2003년 외환카드의 허위감자설을 유포해 주가를 조작한 것에 대해 2012년 대법원에서 유죄 판결이 확정됐다"며 "2007년에는 론스타의 미국 부회장 등에 대해 범죄인인도청구가 이뤄진 바 있다"고 우리정부 책임론을 부인했다.

이어 "중재판정부 3명 중 1명의 소수의견은 '론스타의 주가조작 수사가 유죄로 확정되며 금융당국의 승인 지연은 정당했고, 론스타가 스스로 자초해 우리 정부 책임이 전혀 인정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며 "이 판단에 따르면 우리 배상액은 0원이다"라고 강조했다. 한창완 법무부 국제분쟁대응과 과장도 "상당히 많은 반대 의견이 있었는데, 흔하지 않은 경우"라고 부연했다.

중재 당사자는 중재판정부의 권한 유월, 이유 누락, 절차규칙의 심각한 위반 등의 이유로 판정 후 120일 이내 취소를 신청할 수 있다. 이에 대해서는 별도의 취소위원회가 구성돼 판단하게 된다. 법무부는 배상금 및 지연이자 판정 뒤집기를 위해 이날 접수된 판정문에 대한 정밀 분석에 돌입했다.

일각에서는 취소 신청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분석도 있다. 법무부 관계자는 "취소 사유가 있는 경우 정부가 적극 제기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판정문이 이제 나와 분석해 보겠지만 초기 분석상으로는 저희가 적극 취소를 검토할 만하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취소 사유는 5가지로 제한되는데 지난 10년간 취소 신청 사유를 분석해보니 해마다 조금 다르지만 20~30%가 취소되기도 하고 어떤 해는 그보다 적다"며 "1년 평균상으로 10%가량이 취소 이유에 해당한다"고 덧붙였다.

법무부가 취소 신청을 할 경우 최종 판정까지는 1년 넘는 시간이 추가로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법조계에서는 4개월여 간 취소 신청 기간이 경과한 후 취소위원회 구성, 서면 공방과 심리 등 과정에 상당한 시간이 쇼요될 것으로 관측한다.

다만 법무부의 불복 절차 이후 중재판정부 결과가 바뀌지 않을 경우 배상금에 대한 지연이자 및 소송비용에 추가로 수 백억원이 지출될 전망이다.

eonki@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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