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전 종식' 이끈 고르바초프 전 소련 대통령 사망

워싱턴 | 김유진 특파원 2022. 8. 31. 0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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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련·동유럽 민주화 기여한 지도자
개혁·개방 '페레스트로이카' 단행
동서독 통일 용인..일당 독재 포기
미국과 군축 합의 '성과'..노벨평화상
미하일 고르바초프 전 소련 대통령. 연합뉴스

냉전 해체의 주역인 미하일 고르바초프 전 소비에트연방(소련) 대통령이 30일(현지시간) 사망했다. 향년 91세.

타스통신 등 러시아 언론들은 노환으로 오랜 투병 생활을 해온 고르바초프 전 대통령이 이날 러시아 중앙 임상병원에서 숨졌다고 보도했다.

고르바초프 전 대통령은 20세기말 냉전을 종식하고 소련과 동유럽의 민주화를 이끈 지도자로 평가된다.

‘냉전 해체 주역’ 고르바초프 사망···“소련·동유럽에 자유 선물한 지도자”
개혁·개방 정책으로 냉전 체제에 마침표를 찍은 소비에트연방(소련) 마지막 대통령, 미하일 고르바...
https://www.khan.co.kr/world/europe-russia/article/202208310849001

1985년 54세의 나이에 공산당 서기장에 오른 그는 대통령 취임 이후 ‘페레스트로이카’로 불리는 과감한 개혁·개방 정책과 언론의 자유를 허용하는 글라스노스트를 단행했다.

역대 소련 정권과 달리 고르바초프 전 대통령은 동유럽에 대한 군사적 장악을 포기했다. 1989년 베를린 장벽 붕괴와 이듬해 동서독 통일을 사실상 용인했고, 이는 동유럽 공산국가 대부분이 1991년까지 일당 독재 체제를 포기하고 선거를 치르는 결과로 이어졌다.

특히 고르바초프 전 대통령은 미국과는 1987년 중거리핵전력 조약(INF) 체결을 시작으로 군축 합의도 이뤄냈다. 1991년에는 조지 H.W. 부시 당시 미국 대통령과 함께 미·소 양국의 전략핵무기를 대규모 감축하기로 한 전략무기감축조약(START I)에도 서명했다.

고르바초프 전 대통령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지속된 냉전 구조를 깨뜨리고 군사적 긴장을 완화하는 데 기여한 공로로 1990년 노벨평화상을 수상했다.

그러나 소련 내부에서 급격한 개혁의 여파로 경제난이 심화했고, 개혁에 반발하는 군부의 쿠데타 시도까지 정국 혼란이 커지면서 소련은 1991년 12월 해체됐고, 고르바초프 전 대통령은 결국 자리에서 물러났다.

퇴임 후 그는 2000년대 취임한 블라디미르 푸틴 정권에 비판적인 목소리를 내며 러시아 정권과 껄끄러운 관계를 이어갔다.

워싱턴 | 김유진 특파원 yj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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