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화가' 이중섭 부인이자 뮤즈 '이남덕' 별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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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소 그림과 은지화로 유명한 '국민화가' 이중섭(1916~1956)의 일본인 부인 야마모토 마사코 여사(사진)가 최근 일본에서 별세한 사실이 뒤늦게 전해졌다.
고인과 계속 연락해온 전은자 제주 서귀포 이중섭미술관 학예사는 일본 도쿄에서 살아온 야마모토 여사가 지난 13일 노환으로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을 유족들이 보낸 전자우편을 통해 확인했다고 30일 언론에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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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5년 원산서 결혼..제주 피난살이
1953년 일본서 남편과 마지막 1주일
두 아들 키우며 평생 홀로..향년 101
황소 그림과 은지화로 유명한 ‘국민화가' 이중섭(1916~1956)의 일본인 부인 야마모토 마사코 여사(사진)가 최근 일본에서 별세한 사실이 뒤늦게 전해졌다. 향년 101.
고인과 계속 연락해온 전은자 제주 서귀포 이중섭미술관 학예사는 일본 도쿄에서 살아온 야마모토 여사가 지난 13일 노환으로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을 유족들이 보낸 전자우편을 통해 확인했다고 30일 언론에 밝혔다. 그는 “장례식은 지난 18일 도쿄 세타가야 교회에서 가족들만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고 전했다.
고인은 1921년생으로 이중섭보다 다섯살 아래다. 1938년 이중섭이 유학 중이던 일본 문화학원 미술과에 입학하면서 선후배로 만나 함께 작업을 같이하며 연인이 됐다. 1940~41년 연인 시절 이중섭이 야마모토 여사에게 사랑을 고백하며 보낸 수십여통의 ‘그림엽서'가 현재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의 ‘이건희컬렉션특별전: 이중섭’전에서 선보이고 있기도 하다.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의 ‘이건희컬렉션 특별전: 이중섭’에 나온 그림 편지. 개인전을 앞둔 1954년 11월 이중섭이 부인 이남덕에게 보낸 것이다. 부인과 두 아들을 붓질하며 그리는 작가 모습이나 서로 얼싸안은 가족 모습을 그려 넣었다. ‘우리 가족과 선량한 모든 사람들을 위해서 진실로 새로운 표현을, 위대한 표현을 계속할 것’이란 다짐의 글도 보인다. 국립현대미술관 제공
고인은 1945년 일제의 패전 직전 배를 타고 부산에 들어와 원산에서 이중섭과 결혼식을 올리고 신혼살림을 시작했다. 결혼 직후 이중섭은 고인에게 ‘남쪽에서 온 덕이 있는 여인'이란 뜻의 이남덕(李南德)이란 한국 이름을 새로 지어줬다. 이후 아들 태현과 태성을 낳아 기르면서 한국전쟁 피난시절까지 가족의 생계를 떠안았고 남편의 유화, 은지화 등의 단골 모델이 되면서 이중섭 사후 작가의 ‘뮤즈’로 세간에 알려지게 된다.
야마모토 여사는 1952년 부친이 숨지자 두 아들을 데리고 일본으로 떠났고, 1953년 7월 도쿄로 찾아온 이중섭과 일주일간 함께 지낸 것을 마지막으로 영영 이별하게 된다. 이중섭이 1956년 영양실조 등으로 무연고자가 되어 요절한 뒤 그는 재혼하지 않고 두 아들과 함께 살아왔다. 고인은 2012년 한국을 방문해 남편이 생전 쓰던 팔레트를 이중섭미술관이 있는 제주 서귀포시에 기증하기도 했다.
노형석 기자 nug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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