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 돈으로 전 남친과 동거·참혹했던 '계곡 살인'..이은해 성향 탓?

이동준 2022. 8. 30. 1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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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해, 보기 드문 '사이코패스' 성향
반사회성·생활양식 두 가지 부분에서 만점 수준
전문가 "남편, 정신적 지배·조정 당해" 주장
이은해, 조현수. SBS ‘그것이 알고 싶다’ 캡처
 
‘계곡살인’ 사건으로 재판을 받는 이은해(31)의 사이코패스 검사 결과가 나왔다.

이씨는 반사회성·생활양식 두 가지 부분에서 무려 만점에 수준을 넘는 등 성격적으로 심각한 문제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계곡살인 사건을 둘러싼 이씨의 엽기적이고 정상적인 사고방식으로는 상상조차하기 힘들었던 각종 행위가 왜 발생하게 되었는지 이해되는 대목이다.

인천지법 형사15부(이규훈 부장판사)는 지난 26일 살인 등 혐의로 기소된 이씨와 공범 조현수씨(30)의 11차 공판을 진행했다.

이날 법정에는 범죄심리 전문가인 이수정 경기대 교수와 상담심리 전공자인 이지연 인천대 교수 등 6명이 검찰 측 증인으로 나왔다.

이들에 따르면 이은해는 사이코패스 중에서도 그 정도가 매우 높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증인으로 출석한 이수정 경기대 교수는 이씨의 행동을 만으로도 매우 심각한 문제가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대상자(이씨)를 만나지 않고 수사기록, 과거 전과기록, 생활 기록 등을 토대로 20개 문항의 채점표에 의해 검사했다”며 “이씨의 점수가 굉장히 높게 나왔는데 31점이었다. 영미권 국가에서는 30점이 기준이고, 한국에서는 25점 이상이면 성격적으로 심각한 문제가 있다고 판단한다. 생활양식을 보면 안정적인 생활을 하지 않았기에 반사회성과 생활양식 두 가지 부분에서 거의 만점 가까운 점수를 받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의견서를 통해 “피해자는 (이은해로부터) 정신적 지배와 조정을 당했다고 볼 수밖에 없다”며 “누나한테 호소하거나 경찰에 신고할 수 있었는데도 다른 가능성은 생각할 수 없는 정신적 공황 상태였다”고 분석했다.

앞서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인 김성훈 변호사도 이 교수와 유사한 결론을 냈다.
그는 지난 28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이은해 검사결과 31점은 최고수준”이라고 밝혔다.

이씨의 사이코패스 성향이 높게 나타났지만 검찰은 이은해와 공범 조현수의 혐의를 직접살인에서 간접살인으로 변경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 변호사에 따르면 사이코패스적 성향을 가지고 있는 이은해가 심리적으로 취약한 피해자를 가스라이팅하고 지배함으로써 살해에 이르게 됐다는 인과관계를 입증해야 되기 때문에 검사가 이뤄졌다.

이에 검찰도 “이씨가 피해자를 상대로 심리적 지배(가스라이팅)를 한 부분을 작위로 평가해 기소했다”는 입장이었지만 재판부의 요청이 있었기 때문이다.

인천지법 형사15부(이규훈 부장판사)는 30일 이씨와 조씨의 공판을 진행하며 검찰에 “부작위에 의한 살인으로 기소하지 않고 작위에 의한 살인으로 기소한 특별한 이유가 있느냐”고 물었다.

법이 금지한 행위를 직접 실행한 상황에는 ‘작위’, 마땅히 해야 할 행위를 하지 않은 경우에는 ‘부작위’로 구분한다.

이에 검찰은 “이씨와 조씨가 불법 행위를 공모했다”면서 “이씨가 피해자를 상대로 심리적 지배(가스라이팅)를 한 부분을 작위로 평가했다”고 답변했다.

이 부장판사는 “작위에 의한 살인으로 기소한 검찰의 의견을 존중하지만 공소장 변경도 검토해 달라”며 “검찰과 피고인 양측은 부작위에 의한 살인도 염두하고 신문을 하는 게 좋을 것 같다”고 했고 검찰은 “(현재 공소장 변경을) 검토하고 있다. 필요하다면 서면으로 제출하겠다”고 답했다.

이같은 내용에 일각에서는 이씨와 조씨 형량이 내려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일반적으로 작위에 의한 살인이 유죄로 인정됐을 때 부작위에 의한 살인보다 형량이 훨씬 높다.

다만 사이코패스 성향이 높게 나왔다고해서 감형은 어려울 거로 보인다.

김 변호사는 “사이코패스는 심신미약, 심신장애 같이 형을 감형해 주기 위한 장애로 취급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씨는 남편 윤모씨(사망 당시 39세)에게 돈을 받아 당시 동거 중이던 남성과의 생활비로 썼다는 정황이 나왔다.

앞선 23일 10차 공판에서 검찰은 지난 2015년 여름부터 이듬해 5월까지 이씨와 교제한 전 남자친구 A씨를 증인으로 불러 신문했다.

A씨는 법정에서 “이씨와 동거할 당시 생활비를 반반씩 냈다”며 “당시 이씨는 일정한 직업이 없어 부모님께 용돈을 받거나 모아둔 돈으로 생활비를 부담했다”고 말했다.

이어 검찰이 “이씨로부터 (이씨의 친구) B씨 명의의 계좌를 통해 생활비를 받았던 것을 기억하느냐”고 묻자 A씨는 “기억한다”라고 답했다.

B씨는 검찰 조사에서 “이은해가 저를 팔아서 윤씨에게 돈을 빌린 것”이라며 “윤씨로부터 제 통장에 입금된 돈은 모두 이씨가 사용했다”라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검찰은 “이씨가 B씨의 계좌를 통해 윤씨에게 돈을 받아썼다”고 주장한 바 있다.

A씨는 다만 검찰이 “당시 증인이 B씨로부터 송금받은 생활비는 앞서 피해자 윤씨가 B씨 계좌로 입금한 돈이었다는 사실도 알았냐”고 묻자 “몰랐다”고 부인했다.

이씨는 내연남인 조씨와 함께 2019년 6월 30일 오후 8시 24분쯤 경기 가평군 용소계곡에서 남편 윤씨를 살해한 혐의(살인·살인미수)로 구속 기소됐다.

검찰은 이들이 수영을 못 하는 윤씨에게 4m 높이의 바위에서 3m 깊이의 계곡물로 구조장비 없이 뛰어들게 해 살해한 것으로 판단했다. 검찰은 이씨·조씨가 윤씨 명의로 든 생명보험금 8억원을 노리고 계획적 범행을 한 것으로 결론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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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준 기자 blondi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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