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 사업 지우기, 재생에너지 줄고 원전 늘고[2023 예산안]
신재생에너지 사업 3161억원 삭감
원전산업 육성에 7899억 투입키로

정부가 30일 발표한 ‘2023년 예산안’을 보면 문재인 정부 때 추진했던 주요 사업 예산이 큰 폭으로 삭감됐다. 반면 원자력발전 등 윤석열 정부가 중점을 두고 추진하는 사업 예산은 큰 폭으로 늘었다.
‘2023년 예산안’에 따르면 내년도 예산에서 신재생에너지 사업은 대폭 삭감됐다. 지난해 신재생에너지 금융지원 사업(6590억원)과 보급지원 사업(3214억원) 예산은 합쳐 9804억원이 편성됐다. 그러나 올해 예산안에서는 6643억원으로 줄었다.
신재생에너지 금융지원 사업은 신재생에너지 발전사업자와 관련 제품을 생산하는 기업에 발전시설 설치·공사비용을 지원하는 것으로, 이들 예산은 문재인 정부에서 꾸준히 늘어왔다. 주택과 건물 등에 태양광발전 설비를 설치하면 보조금을 지급하는 신재생에너지 보급지원 사업 규모도 태양광발전 설비가 늘어나면서 증가세를 이어왔다.
내년 예산에서 산업부는 원자재 가격 상승과 신재생 산업이 성숙기에 접어들었다는 이유로 지원규모를 줄였다. 산업부 관계자는 “신재생에너지 금융지원 사업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로 원자재 가격이 오르고 관련 산업도 성숙기에 접어들면서 지원 수요가 줄었다”고 설명했다. 신재생에너지 보급지원 사업에 대해서도 “태양광 모듈 가격이 내린 데다 보조율도 약 50%에서 낮추는 방안도 검토해 사업 규모를 줄일 예정”이라고 말했다.
반면 윤석열 정부 주요 국정 과제인 원전산업 육성을 위해 관련 예산은 4839원에서 5738억원으로 증가했다. 정부는 원전 수출활동을 지원하고, 신한울 3·4호기의 건설 재개를 위한 인력양성 등에 투입될 예정이다. 내년 연구개발(R&D) 예산 증가율도 예년에 비해 크게 둔화됐지만, 소형모듈원자로(SMR) 등 원전 기술력 증진에도 7000억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정부가 강조해온 반도체 부문에도 대규모 투자가 이뤄진다. 인력 양성 등을 위해 1조원을 투입하고, 역시 반도체를 포함해 우주와 첨단 바이오 등이 뼈대를 이루는 핵심 전략기술과 핵융합 등 미개척 도전 연구에 4조9000억원을 투자한다.
문재인 정부의 대표적인 정책인 ‘디지털 뉴딜’도 사실상 폐기됐다. 고용 창출 등 경제 부문에서 정부의 역할을 강조하는 디지털 뉴딜은 2020년부터 추진한 ‘한국판 뉴딜’의 근간이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그러나 내년 예산안에서 디지털 뉴딜이란 용어는 자취를 감추고, 그 자리에 ‘민간이 주도하는 역동적 경제 구현’이란 표현이 등장했다.
중소기업 예산도 문재인 정부가 사업 전환을 위한 컨설팅 등 ‘보호·육성’을 강조했다면 윤석열 정부는 ‘기업별 성장’을 촉진하는 데 방점이 찍혔다.
정부는 내년 예산안에서 우수기업에 대한 신성장자금 공급을 1조6000억원에서 1조7000억원으로 늘리고 성장 단계별 맞춤형 연구개발(R&D) 지원도 6000억원에서 7000억원으로 확대했다. 민간주도의 역동적 경제 뒷받침이라는 기조 아래 민간으로부터 경쟁력·시장성을 인정받아 투자받은 유망 벤처·창업기업에 대한 지원을 3000억원에서 4000억원으로 늘렸다.
박상영 기자 sypark@kyunghyang.com, 이정호 기자 run@kyunghyang.com, 김은성 기자 ke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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