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자가면역 질환, 심혈관 질환 위험↑"

한성간 2022. 8. 30. 0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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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장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서울=연합뉴스) 한성간 기자 = 모든 자가면역 질환(autoimmune disorder)이 심혈관 질환 위험과 연관이 있다는 새로운 연구 결과가 나왔다.

자가면역 질환이란 면역체계가 자체의 기관, 조직, 세포를 외부물질로 오인, 공격해 발생하는 질환으로 류마티스 관절염, 다발성 경화증, 루푸스, 염증성 장 질환, 1형 당뇨병, 건선, 아토피성 피부염, 셀리악병 등이 이에 속한다.

그동안 자가면역 질환과 심혈관 질환 사이의 연관성을 다룬 연구 결과들이 나왔지만, 연구 규모가 작고 특정 자가면역 질환이나 특정 심혈관 질환에 국한돼 확실한 결론을 내리기가 어려웠다.

어떤 특정한 자가면역 질환이 아니라 모든 자가면역 질환이 광범위한 심혈관 질환 위험과 관련이 있음을 뚜렷이 보여주는 새로운 대규모 역학 조사 결과가 나왔다.

벨기에 루벤 대학 의대의 나탈리 콘라드 역학 교수 연구팀이 영국의 임상실습 연구 데이터 링크(CPRD: Clinical Practice Research Datalink)에 수록된 2천200만 명의 전자 건강기록을 분석한 결과 이 같은 사실이 밝혀졌다고 메디컬 익스프레스(MedicalXpress)가 29일 보도했다.

연구팀은 이 중에서 19종류의 자가면역 질환으로 진단된 동일 집단의 환자를 선별해 자가면역 질환이 없는 대조군과 심혈관 질환(12 종류) 발생률을 비교 분석했다.

그 결과 자가면역 질환 그룹은 자가면역 질환이 없는 대조군보다 심혈관 질환 발생률이 자가면역 질환의 유형에 따라 1.4~3.6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이러한 위험의 강도는 심혈관 질환 위험요인으로 널리 알려진 2형 당뇨병과 맞먹는 수준이라고 연구팀은 지적했다.

이는 모든 종류의 자가면역 질환이 어떤 특정한 유형이 아닌 상당히 광범위한 심혈관 질환 위험과 연관이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자가면역 질환을 한 가지 이상 가지고 있는 환자는 자가면역 질환이 없는 사람보다 심혈관 질환 발생률이 평균 1.56배 높았다.

가지고 있는 자가면역 질환이 많을수록 심혈관 질환 위험은 더 높아지는 경향을 보였다.

심혈관 질환 위험이 가장 높은 자가면역 질환은 전신 경화증(systemic sclerosis), 애디슨병(Addison's disease), 루푸스, 1형 당뇨병이었다.

19가지 자가면역 질환이 심혈관 질환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약 6%인 것으로 분석됐다.

중요한 사실은 자가면역 질환과 관련된 심혈관 질환의 범위가 고전적인 관상동맥 심장질환을 벗어나 염증 관련 심장질환, 심장의 염증, 혈전색전증성 심장병, 퇴행성 심장병 까지 예상외로 매우 넓다는 것이라고 연구팀은 강조했다.

또 하나 중요한 사실은 이러한 심혈관 질환 위험 증가가 연령, 성별, 사회경제적 지위, 혈압, 체중, 흡연, 고지혈증, 2형 당뇨병 등 전통적인 심혈관 질환 위험인자들로는 설명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라고 연구팀은 지적했다.

이밖에 55세 미만의 자가면역 질환 환자들이 심혈관 질환 발생률이 두드러지게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자가면역 질환과 관련된 심혈관 질환은 조기에 나타난다는 의미일 수 있다고 연구팀은 말했다.

자가면역 질환이 심혈관 질환 위험과 연관이 있는 이유는 자가면역 질환의 공통적 특징인 만성-전신성 염증이 갖가지 심혈관 질환을 촉발할 수 있기 때문일 것으로 연구팀은 추측했다.

자가면역 질환이 결합조직(connective tissue), 소혈관(small vessel), 심장근육 세포에 영향을 미치고 또 자가면역 질환 치료법 중 일부가 심혈관 질환 위험을 높일 수도 있을 것이라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이 연구 결과가 자가면역 질환 환자와 이들을 치료하는 의사들에게 경각심을 높이는 계기가 되기를 연구팀은 기대했다.

이 연구 결과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유럽 심장학회(European Society of Cardiology) 연례 학술회의에서 발표되는 한편 영국의 의학 전문지 '랜싯'(Lancet) 최신호에 게재됐다.

skh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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