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엔솔, 혼다와 5조원 들여 美 배터리 합작공장 짓는다

이윤정 기자 2022. 8. 29. 1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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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엔솔-혼다 합작법인 설립.. 지분 51:49
한국 배터리-일본 완성차 최초 합작 사례

LG에너지솔루션이 일본 완성차 업체 혼다와 약 5조원을 투자해 미국에 배터리 합작공장을 건설한다. 한국 배터리 업체와 일본 완성차 업체의 첫 전략적 협력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이번 협력으로 글로벌 상위 10개 완성차 업체 중 8곳에 배터리를 공급하게 된 것은 물론, 북미 시장 내 지배력을 한층 강화할 수 있게 됐다.

LG에너지솔루션은 29일 서울 여의도 파크원 본사에서 LG에너지솔루션 최고경영자(CEO)인 권영수 부회장과 미베 토시히로 혼다 CEO 등이 참석한 가운데 배터리 합작법인 설립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합작법인의 지분 비율은 LG에너지솔루션 51%, 혼다 49%다.

양사는 총 44억달러(약 5조1000억원)를 투자해 미국에 40GWh(기가와트시) 규모의 배터리 공장을 짓기로 했다. 이중 LG에너지솔루션의 투자금액은 지분율을 고려하면 22억달러가 넘는다. 공장 부지는 검토 중이며, 내년 상반기에 착공해 2025년말부터 파우치 배터리셀 및 모듈을 양산할 계획이다. 생산된 배터리는 혼다 및 혼다의 프리미엄 브랜드인 아큐라(Acura) 전기차 모델에도 공급된다.

권 부회장은 “높은 브랜드 신뢰도를 구축한 혼다와의 이번 합작은 북미 전기차 시장 지배력을 더욱 강화할 계기가 될 것”이라며 “고객과 긴밀한 협력 통해 전동화에 앞장서 고객이 신뢰하고 사랑하는 세계 최고의 배터리 기업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베 토시히로 혼다 CEO는 “고객과 가까운 곳에서 제품을 만든다는 신념으로 글로벌 배터리 선도기업인 LG에너지솔루션과 전기차 배터리 생산기지를 구축하게 됐다”고 말했다.

LG에너지솔루션-혼다의 배터리 합작법인 설립 체결식에서 LG에너지솔루션 CEO 권영수 부회장(왼쪽)과 미베 토시히로 혼다 CEO가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LG에너지솔루션 제공

이번 합작법인 설립은 한국 배터리 업체와 일본 완성차 업체의 첫 전략적 협력사례다. 일본 기업들은 자국 브랜드의 부품 및 협력사를 선호하는 경우가 많은데, 혼다가 파나소닉 등과 같은 일본 배터리 업체가 아닌 LG에너지솔루션과 협력을 결정한 것은 상당히 이례적이다. 양사는 최근 빠르게 성장하는 북미 전기차 시장을 공략하려면 현지 전기차 생산 확대 및 배터리의 적시 공급이 가장 중요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LG에너지솔루션 관계자는 “이번 합작법인 설립은 기술을 중시하는 일본 완성차 업체에 처음으로 LG에너지솔루션의 배터리를 공급하며 품질, 기술력 등 고객가치 혁신 역량을 인정받았다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크다”며 “이를 통해 고객 포트폴리오 및 북미 시장 지배력을 더욱 강화함으로써 미래 경쟁에서의 주도권 확보는 물론 수익성도 높일 수 있는 또다른 발판을 마련하게 됐다”고 말했다.

미국 전기차 시장은 전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시장으로 꼽힌다. 실제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미국 전기차 배터리 시장은 작년 64GWh에서 내년 143GWh, 2025년 453GWh로 가파른 성장세가 예상된다. 연 평균 성장률만 63%에 달한다. 이에 대응하기 위해 LG에너지솔루션은 2025년 이후 북미에서만 255GWh 이상의 대규모 생산능력을 갖춘다는 계획이다. 255GWh는 1회 충전시 500km 이상 주행이 가능한 고성능 순수 전기차를 300만대 이상 생산할 수 있는 양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혼다와의 협력으로 글로벌 상위 10개 완성차 업체 중 8곳에 배터리를 공급하게 됐다. 현재 LG에너지솔루션은 폭스바겐, 르노닛산, 현대기아, 스텔란티스, GM, 포드, BMW를 고객사로 확보하고 있다. 혼다는 미국 내 12곳의 생산 공장을 운영하며 북미 자동차 시장 점유율 6위를 기록 중이다. 2030년까지 전 세계에서 30개의 전기차 모델을 출시하고 연 200만대 이상을 생산하기 위해 총 48조원을 투자하는 등 공격적으로 전동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배터리 업계에서는 LG에너지솔루션이 이번 혼다와의 협업을 계기로 다양한 일본 기업과 협력 확대 가능성을 열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일본이 높은 점유율을 확보하고 있는 동남아 시장에서 전기차 전환이 가속화될 경우 LG에너지솔루션이 선제적으로 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계기로도 작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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