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킹] '진짜 비상상황' 맞은 국민의힘은 어디로?..법원 결정문 분석 및 향후 절차

이은지 2022. 8. 29. 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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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TN라디오(FM 94.5) [뉴스킹 박지훈입니다]

□ 방송일시 : 2022년 8월 29일 (월요일)

□ 진행 : 박지훈 변호사

□ 출연자 : 구자룡 변호사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박지훈 변호사(이하 박지훈): 이준석 전 대표가 제기한 가처분이 일부 인용됐습니다. 국민의힘은 긴급 의원총회까지 열며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지만 당분간 지도부 공백과 당 혼란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오늘 '사건구반장'에서는 이번 가처분사건을 분석해보고 향후 예상되는 절차에 관해서도 법적 쟁점을 짚어보도록 하겠습니다.구자룡 변호사, 안녕하세요?

◆ 구자룡 변호사(이하 구자룡): 안녕하세요.

◇ 박지훈: 이준석 전 대표가 제기한 가처분 신청을 법원이 '일부 인용'했습니다. '일부 인용'이라는 표현이 나와서 명확히 와닿지 않는데, 결과를 어떻게 평가할 수 있을까요?

◆ 구자룡: 결론적으로, 법원이 이준석 전 대표가 제기한 가처분의 여러 신청 중 일부만 인용했으나 내용상으로는 이준석 전 대표의 '완승'이라고 평가해도 무방합니다.

왜 그러냐면, 주호영 비대위원장이 등장한 것은 국민의힘이 최고위 의결, 전국위원회 의결, 상임전국위의결을 차례로 거쳐서 진행된 것이었는데, 이런 의결은 결국 비대위를 탄생시키고 주호영 비대위원장이 선출되는 결과로 이어졌습니다. 그래서 이준석 전 대표는 각각의 의결의 효력도 다투고, 주호영 비대위원장의 직무도 정지해 달라는 내용으로 가처분을 신청했는데, 이 중 의결의 효력을 다투는 부분이 각하된 것입니다.

그 이유는, 이런 상황에 관해서는 이준석 전 대표의 지위는 비대위 출범에 관한 의결 자체를 다투는 것이 아니라 그 의결로 탄생한 자신과 대립하는 지위의 비대위원장을 상대로 하여 다투는 것으로 충분하다는 것이 대법원 판례 법리이기 때문입니다. 즉, 그 자신과 대립하는 지위의 비대위원장을 상대로 해서만 다투고 그 과정에 있는 의결은 주호영 비대위원장의 직무가 가능한지를 평가하는 내용으로만 다투어도 충분하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국민의힘을 상대로 하여 의결 자체의 효력을 다투는 부분은 모두 판단 대상이 되지 않는다는 의미로 '각하'되었지만, 사실상 그 내용을 주호영 비대위원장의 직무 정지 여부 판단과정에서 다 다루었기 때문에, 결과는 '일부 인용'이지만 내용상으로는 '전승'이라고 평가할 수 있는 것입니다.

◇ 박지훈: 이번 가처분 결정을 두고 법조인들 중에서도 좀 이례적이라고 평가하는 분들도 많은데, 무엇 때문에 그런 평가가 나오는 것인가요?

◆ 구자룡: 지금까지 정당을 상대로 한 선례들과 결이 다른 것은 맞기 때문입니다. 흔치 않은 경우입니다. 왜냐하면, 절차의 하자는 없다고 평가했으면서도 정당의 결정은 뒤집었기 때문입니다.

이게 무슨 의미냐면, 정당은 헌법 제8조에 근거하고 여기서 '정당의 자율성'이 도출된다는데 이견이 없습니다. 그래서 판례 역시 헌법에 근거를 둔 조직인 정당의 의사결정에 관하여는 이것을 부인하기 위해서는 굉장히 높은 기준을 통과할 것을 요구해 왔습니다.

그래서 지금까지 판례 자체가 '정당의 결정은 정당의 자치규범인 당헌과 당규에 따라 정당이 자치적이고 자율적으로 결정해야 할 사항으로서 거기에는 어느 정도 정치적인 요소가 포함될 수밖에 없다'고 보고 있었고, 그래서 가처분 사건의 판단에 있어서 법원은 '정당의 결정이 당헌과 당규 등 정당 내부 규정에 근거를 두고 있고, 달리 헌법이나 정당법 등이 정한 민주적인 절차와 원칙에 '중대하게 위배되는 등' 객관적인 합리성과 타당성을 '현저하게 잃은 것'으로 평가할 수 있을 정도가 아니라면 쉽사리 그 효력을 부인할 수 없다'라고 거듭 판시하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실체적인 내용에 관해서는 판단 잣대의 허들이 굉장히 높기 때문에 실제로는 정당의 정치적 결정의 내용만을 문제삼아 뒤집는 경우가 거의 없었고, 그래서 이것을 '사법자제'라고 표현하기도 해 왔던 것입니다.

그래서 정당을 상대로 한 가처분 사건에서의 핵심은 자연스럽게 '절차적 하자'가 있는지 여부에 집중되어 왔습니다. 정당의 의사결정은 높게 존중되니 그 의사결정에 이르는 과정 중 절차적 하자가 있다면 그것은 사법부에서 제동을 걸고, 그 절차를 다 지켰다면 정당의 결정은 정치적 요소를 포함하고 있으니 높은 잣대에 의해 사법자제를 해왔던 것입니다.

그런데, 이 사건은 절차적 하자가 없다고 판단한 뒤 정당의 결정에 실체적 잘못이 있다고 평가하여 가처분을 인용한 것입니다. 이 부분에서 흔치 않은 경우라는 것입니다. 법원은 가처분을 인용하면서 절차상의 하자는 없지만, 그 절차를 거쳐 국민의힘 전국위원회에서 '비상상황'이라고 본 판단은 부당하다고 평가했습니다.

◇ 박지훈: 법원이 절차의 하자는 없다고 보았으면서도 '국민의힘이 비상상황이 아니다'라고 평가한 것이 핵심이 되었는데, 법원이 그렇게 판단한 근거는 무엇이었나요?

◆ 구자룡: 법원의 판결문을 분석하면, 절차상의 하자는 없다는 점은 인정하였으나, 그 절차에 따라서 '비상상황'이라고 스스로 판단하고 비대위를 구성한 것은 잘못이라고 보았습니다. 법원이 보기에는 '비상상황'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그 이유에 관해서 먼저, 법원은 비대위 설치가 가능한 사유에 관해서 국민의힘 당헌은 '당대표 궐위 또는 최고위원회 기능이 상실되는 등'의 경우를 규정하고 있는데, 법원은 이 규정의 해석에 관하여 '등'이라고 예시문으로 되어 있기는 하나 그 '등'에 해당하는 경우도 앞의 당대표궐위나 최고위 기능 상실이 정상적 절차로 회복될 수 없는 상황을 의미하는 것으로 '엄격하게 해석'해야 한다고 판시하면서 '비상상황'의 범위를 좁게 해석했습니다.

그리고 두 번째로, 국민의힘 당헌에 의하면 국민의힘 상임전국위원회에서 당헌에 관한 유권해석 권한을 부여하고 있고, 국민의힘은 이 유권해석 절차도 거쳤다는 점이 쟁점이었는데, 이에 관하여 법원은 상임전국위의 유권해석을 유권해석이 아니라 '적용에 관한 의견'에 불과하다고 보아 이 부분의 의미를 중요하지 않은 것으로 평가했습니다.

사실 이런 해석이 동일한 선례는 없는 것들이라 앞으로도 논란이 예상되는데, 법원은 여기까지 전제 판단을 해 놓은 뒤 더 나아가 국민의힘이 절차를 지켰더라도 이런 일련의 과정은 비대위 출범 가능 규정을 엄격하고 좁게 보아야 하는 관계상, 사실상 '지도체제 전환을 위하여 비상상황을 만들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는 판단까지 한 것입니다.

◇ 박지훈: 판사 출신 주호영 비대위원장은 '납득할 수 없다'며 당혹스런 모습을 보였고, 국민의힘은 이의 신청을 제기하면서 "정당의 자율적 의사결정에 대한 과도한 침해"라고 주장했는데요. 이번 법원 판결로 국민의힘은 어떻게 되는 겁니까?

◆ 구자룡: 주호영 비대위원장도 판사출신이기 때문에 정당을 상대로 한 가처분 사건의 기존 판례 동향을 잘 알고 있었을 것입니다. 절차의 하자에 대해서 충분히 대비했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절차의 하자가 없는데도 실체적인 결정에 관해서 효력을 부인할 것이라고는 생각지 못했을 것입니다.

그런데, 어쨌든 법원의 첫 번째 결론은 나온 것이고, 그로 인하여 국민의힘은 말 그대로 혼돈으로 빠져들게 되었습니다. 이에 대한 사법적 해결도 모색은 하지만 정치적으로도 새로운 비대위까지 출범하기로 의총에서 결의하는 등 혼란이 장기화 될 조짐입니다.

먼저, 현재의 상태에 관해서 법적으로 설명드리자면, 주호영 비대위원장은 법적 대응으로 이의신청을 하기로 하였는데, 이것은 정식 명칭으로 '가처분이의'라고 하는 절차입니다. 그런데, 이 가처분이의 절차라는게 참 오묘한 면이 있는데, 보통의 사건은 항소, 상고, 항고, 재항고 등의 절차를 거치면 상급심 법원으로 사건이 넘어가서 판단을 받는다는 것을 상식으로 알고 계실 텐데, 가처분사건은 특이점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서, 만약 이준석 전 대표가 패소했다면 항고, 재항고라는 과정을 거쳐서 상급심 법원으로 사건이 넘어가는 것이 맞는데, 주호영 비대위원장 측이 패소하면 가처분이의라는 절차를 거쳐야 하고 그럴경우 사건이 방금 가처분인용 판결을 선고한 바로 그 재판부에 다시 걸립니다. 그 재판부가 가처분이의 사건을 그대로 다시 심리하는 것입니다. 즉, 심급은 물론이고 재판부마저도 동일합니다.

그래서 가처분이의를 하더라도 일단 첫 번째 기회는 사실상 없는 셈입니다. 자기가 내린 판결을 얼마 되지 않아 스스로 뒤집는 경우는 사실상 거의 없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국민의힘 측에서는 어차피 즉시항고 해서 상급심에서 다투는 것이 목적이니까 그냥 이 재판부는 결정이나 빨리 내려달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는데, 여기서 또 문제가 이 재판부에서 가처분이의를 받아들이지 않아서 주호영 비대위원장이 즉시항고를 하더라도 즉시항고는 가처분에 있어서는 원결정의 효력을 정지하지 않습니다.

즉, 즉시항고로 상급심에서 결론이 날 때까지는 원결정이 계속 살아있는 상태에서 싸우게 되기 때문에 국민의힘 측에서는 여러모로 시간 압박도 극심할 것입니다.

◇ 박지훈: 국민의힘 주호영 비대위 체제에 제동이 걸렸는데, 앞으로 국민의힘에 어떤 경우의 수가 남아있을까요?

◆ 구자룡: 법적으로는 가처분이의절차를 이어가고 본안 소송에 충실히 대응하는 것이 첫 번째일 것이나 이것은 사실 시간이 많이 걸립니다. 국민의힘이 가처분이의 절차로 원하는 결론을 얻게 되더라도 몇 개월의 시간은 소요될 것이고 그동안 국민의힘은 정말 말 그대로 '혼돈', '비상상황'을 맞이하게 되기 때문에 이것만 기다리고 있을 수는 없을 것입니다.

게다가 이번 판결상으로는 주호영 비대위원장의 직무만 정지되었으나 판결에는 언급이 없는 비대위원에 관해서도 현재 구성된 비대위는 사실상 의미가 없다고 보아야 하기 때문에 이런 지도부 공백 상태로 몇 개월을 버티는 것은 현실적으로도 그렇고 정치적으로도 그렇고 선택할 수 있는 방법은 아닐 것입니다.

그래서 사실상 국민의힘은 위와 같은 점을 고려하여 이 사태의 해법으로 토요일에 긴급의원총회를 열어서 당헌·당규를 재정비하여 그에 맞추어 새로운 비대위를 구성하겠다는 발표를 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주호영 비대위 출범이 정당했다는 것은 나중에라도 정치적으로 중요한 문제이니 그대로 법적 다툼은 이어가겠지만 이것은 그야말로 명분 싸움으로 남은 셈이고 실제로는 새로운 비대위 출범으로 사태를 해결하겠다는 의지로 보아야 할 것입니다.

◇ 박지훈: 가처분이 인용됐는데 새로운 비대위를 구성하는 게 법적으로 가능한가요? 또 가처분이 제기되어 인용될 우려도 있지 않을까요.

◆ 구자룡: 이게 꼭 그렇지만은 않습니다. 먼저, 기판력이란 말을 아실 텐데 어떤 사건에 관해서 판결이 내려지면 그 판결의 효력은 그 다툼의 대상이었던 사건에 한정됩니다. 법적으로 '소송물'이라고 합니다. 이번 가처분에서는 지금 주호영 비대위가 출범한 과정과 주호영 비대위원장을 대상으로 한 사건이 소송물입니다.

그런데, 새로운 절차를 거쳐서 새로운 비대위가 출범하게 되면 이것은 새로운 사건입니다. 그렇다면 이 사건은 주호영 비대위 사건과 별개의 사건이기 때문에 새로운 가처분 소송이 제기될 수는 있겠지만 결론이 이번 가처분 일부 인용 판결의 구속을 받지는 않습니다.

게다가, 사실 이런 방식의 분쟁이 실제로는 꽤 많습니다. 예를 들어서 주식회사의 경영권 분쟁의 경우에는 대표이사와 이사들의 직무 정지를 걸어 놓고 주식 분포를 놓고 싸움을 벌이는 일이 허다한데, 가처분으로 막히면 다시 주식 비율을 바꿔가며 새로운 경영권 획득을 위한 방안을 짜내고 가처분이 새롭게 열리는 경우가 많고, 그때는 법원도 결론이 달라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사실 이 사건에서 만약 인용될 때 이런 식으로 흘러가지 않을까 예상하는 의견들도 있기는 했지만, 이건 주식회사 내부의 싸움이 아니라 집권 여당에서 벌어지는 일이기 때문에 모두 '설마'하는 생각을 했던 것도 사실입니다. 또 비대위가 출범하고 또 가처분이 걸린다면, 국민들의 정치적 평가가 어떨지 우려스러운 지점이라서 그런 결정에는 장고가 필요할 것이라고 보았는데 의총에서 바로 결정되어 상당히 놀랍기도 했던 것이 사실입니다.

◇ 박지훈: 이제 본안 소송에 관심이 쏠립니다. 이번 가처분과 본안 소송의 차이는? 결과가 뒤집힐 가능성도 있다고 보시는지?

◆ 구자룡: 그런 가능성은 어느 가처분 사건에나 존재합니다. 일단 가처분과 본안 소송이 구조 자체가 다르기 때문입니다. 가처분은 임시적인 지위를 정하기 위한 긴급한 필요에 의하여 정하는 측면이 강하고, 그래서 법관에서 심어주어야 하는 '심증'에 관해서 가처분은 '소명'이라는 정도만을 요구하지만 본안 소송은 '증명'을 요구합니다.

이게 법적으로 어떤 차이냐면, 가처분은 긴급한 필요에 의하여 진행되는 것이고 단기간에 결론을 내는 것이기 때문에 당사자의 주장에 관해서 법관이 일응 확실한 것 같다는 '추측'까지만 불러일으켜도 인용이 가능하도록 설계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본안 재판은 '증명'을 요구하는데, 이 증명은 법관으로 하여금 당사자가 주장하는 바에 관하여 '확신'까지 얻도록 하는 정도를 말합니다.

예를 들어서, 정당을 상대로 한 가처분과 동일한 성질은 아니지만, 러프하게 비교하자면 윤석열 대통령이 검찰총장 시절 집행정지에서는 인용판결을 받아서 직무에 복귀했지만, 본안 1심에서는 패소했던 사례를 떠올려 볼 수도 있을 것입니다.

게다가 이 사건은 '정당'을 상대로 한다는 점에서 기존의 높은 허들이 이 사건에도 그대로 적용된 것이냐는 등 헌법적 측면에서의 법리적 공방도 치열할 것이므로 가처분과 본안의 결론이 달라질 여지도 있다고 생각됩니다.

◇ 박지훈: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지금까지 구자룡 변호사였습니다.

YTN 이은지 (yinzhi@ytnradi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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