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전기·가스 요금 2년 만에 6배 오를 수도..FT "국가 비상상황"
영국의 가계 전기·가스 요금 상승으로 에너지 위기가 현실로 다가오자 국가 비상상황이라는 경고가 잇따르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와 텔레그래프 등 주요 외신이 최근 보도했다.

외신 보도를 종합하면,영국의 표준가구 에너지 요금은 상한이 현재 연 1971파운드(약 311만원)에서 10월엔 연 3549파운드(약 560만원)로 80% 올라갈 예정이다. 1년 전의 연 1277파운드와 비교하면 2.8배에 달한다.
영국 에너지 규제기관인 오프젬(Ofgem)은 가스 도매가격 등을 고려해서 가계 전기·가스 단위요금 등에 최대치를 설정하는데, 에너지요금 상한은 2020년 10월∼2021년 3월 연 1042파운드에서 2021년 4월∼2021년 9월 연 1138파운드, 2021년 10월∼2022년 3월 연 1277파운드로 상승했다. 하지만 이때만 해도 상승률은 10% 안팎이었다.
그러다가 올해 4월에 54% 뛰면서 충격이 커지기 시작됐다. 그런데 앞으로 상승세가 더 가팔라질 것이라는 점이 문제다. 에너지 컨설팅 업체 콘월 인사이트는 영국의 에너지 요금 상한이 내년 1월엔 5387파운드, 4월엔 6616파운드로 인상될 것으로 보고 있다.
4월 기준으로 보면 통상 방 3개짜리 주택의 2∼3인 가구의 연간 전기·가스 요금이 2년 만에 180만원에서 1000만원 이상으로 약 6배로 높아지는 셈이다. 또 다른 기관인 오실리원은 내년 4월에 영국 에너지 요금 상한이 무려 7272파운드(약 1147만원)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FT는 최근 사설에서 이같은 상황 전개에 대해 ‘국가 비상상황’이라고 평가했다. 소비를 줄이기 어려운 에너지 요금 특성상 가격이 올라갈 경우 저소득층이 타격을 크게 받을 수밖에 없다. 영국 싱크탱크 국립경제사회연구소(NIESR)에 따르면 영국의 저소득층은 소득의 25%를 에너지 비용으로 쓴다.
일각에서는 일부 연금생활자들의 경우 내년이면 가처분 소득의 40%가 에너지 비용으로 나갈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됐다. 두자릿수 물가 상승률을 잡기 위해 중앙은행이 금리를 계속 올리면서 주택 대출 이자도 크게 늘 것으로 보인다.
에너지 상한 적용도 안되는 작은 사업체들의 경우 이번 겨울 수천 곳이 도산할 수 있다고 텔레그래프지는 분석했다. 그런데 정권교체기를 맞은 영국 정부는 400파운드(63만원) 에너지요금 할인 등 기존 대책 외에는 별 다른 대안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
퇴임을 앞둔 보리스 존슨 총리는 9월 5일 선출되는 차기 총리가 추가 현금 지원을 할 것이라며 우크라이나 전쟁을 일으킨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비난의 화살을 돌렸다. 이와 함께 우크라이나인들은 피를 대가로 치르고 있으니 서구 국민들은 에너지 비용을 감수해야 한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유력 총리 후보인 리즈 트러스 외무부 장관은 부가가치세율을 현행 20%에서 최대 5% 포인트 인하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에너지 요금 상한 인상이 발표한 26일엔 시위대 약 100명이 오프젬 앞에서 대책 마련을 요구하면서 요금 납부 저항운동을 제안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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