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쁜 임대인 공개法' 등 1년 넘게 국회 계류

신수정 2022. 8. 29. 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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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축빌라 전세사기 주의보]
여야 수수방관에..발 묶인 전세사기 방지 법안
정부, 내달 '임차인 보호안' 발표 예고
세금와납증명서 첨부 의무화한다지만
실효성 의문 法 개선·보증가입 늘려야

[이데일리 신수정 하지나 기자] 아파트 대체재로 인기를 끌던 ‘빌라’ 시장이 냉각기에 들어갔다. 아파트시장이 꺾이자 후행 성격이 강한 빌라시장도 시차를 두고 충격을 받는 것으로 분석된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7월 기준 서울의 빌라매매거래는 1966건으로 지난 3월 3801건 대비 48.2% 줄었다.

[그래픽=이데일리 김일환 기자]
서진형 경인여대 교수는 “고금리와 부동산 플레이어들의 가격 고점 인식이 매수심리를 위축하면서 종합적인 부동산 시장 위축이 나타나고 있다”며 “올 하반기까지 금리인상 기조가 예정된 상황이어서 지금과 같은 분위기는 내년 상반기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여 아파트와 빌라 간, 지역 간 양극화 움직임이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빌라가격이 조정받으면 전세가율이 높은 지역에선 ‘깡통 전세’는 급격하게 확산할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국토부는 내달 전세 사기 종합대책을 발표할 예정이지만 효과적으로 차단할지는 미지수다.

실효성 글쎄…기대 낮은 정부 대책

정부도 임차인 보호 방안을 고심하고 있다. 다음 달 발표 예정인 전세 사기 방지 대책 중 하나로 임대인 세금 체납에 따른 세입자 피해 방지 대책을 포함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임대차 계약 시 임대인의 세금완납증명서 첨부를 의무화하거나 공인중개사를 통해 세금 체납 여부를 확인하는 방안 등이 유력하다.

당정도 청년 등 전세 사기 위험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보증보험 가입비 월 6만원을 지원하기로 했다. 연내 국회에서 법 개정을 통해 보증금을 상습적으로 돌려주지 않는 ‘나쁜 임대인’ 명단 공개를 추진하고 내년 상반기 중 공공·민간 시세정보를 활용한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할 계획이다. 또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한 사람에게 정부가 우선 긴급 대출을 해주거나 주거지를 지원하는 내용도 검토 중이다.

[그래픽=이데일리 김일환 기자]
정부의 이 같은 대책 마련에 대해 시장의 기대감은 낮은 편이다. 거래절벽으로 깡통전세가 속출하는 상황인데다 전세사기 수법도 교묘해지면서 과연 대책의 실효성이 있겠느냐는 것이다. 따라서 단순히 예방·근절을 하는 것이 아닌 대항력, 이중계약 등 전세 사기 피해를 유발하는 고질적임 문제점을 명확히 짚은 후 이를 바로 잡을 수 있도록 제도적인 보완책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한다. 단순히 예산을 들여 전세보증보험 가입률을 높이는 데 그치는 게 아니라 법의 보호를 받는 대상을 확대해야 한다는 것이다.

김진유 경기대 도시ㆍ교통공학과 교수는 “대항력 관련 제도의 허점 등 제도적 허점을 신속하게 보완하고 임차인에게 사전에 정확한 정보를 제공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하는 것이 최선이다”며 “서민 주거안정을 위해서는 주거비 보조나 공공임대 확대도 필요하지만 훨씬 더 많은 서민이 영향을 받는 전세 사기를 막을 근본적인 대책을 정부가 끊임없이 시행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여야 대치에 발 묶인 전세 사기 특별법

여야 대치에 발 묶인 특별법 통과도 시급한 사안이다. 국회에도 전세 사기를 예방하기 위한 법안들이 발의돼 있지만 상임위 문턱을 넘지 못하고 계류 중이다. 대표적인 게 이른바 ‘나쁜 임대인 공개’ 법안이다. 소병훈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해 5월 전세보증금을 고의로 또는 상습적으로 돌려주지 않은 임대사업자의 정보를 공개하도록 하는 ‘민간임대주택에 관한 특별법 일부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는데 지난해 9월 국토교통위원회 소위원회에 회부한 뒤 1년이 다 되도록 자취를 감췄다.

홍석준 국민의힘 의원은 올해 1월 임차인의 제3자에 대한 대항력 발생 시기를 주민등록을 갖춘 다음 날 발생하는 제도적 허점을 악용하는 임대 사기를 막기 위한 ‘주택임대차법 보호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개정안은 임차인이 주민등록을 마친 즉시 제3자에 대해 대항력이 발생하도록 하고 같은 날 등기가 된 저당권 등 다른 물권 변동과의 우선순위는 접수된 순위에 따르도록 했지만 이 법안은 소관 상임위인 법제사법위원회에 상정조차 못 했다.

[그래픽=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전문가들은 전세보증금 사고를 예방하기 위한 대책 마련도 필요하지만 세입자가 전세가율이나 권리관계 등을 확인할 수 있도록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연구원 원장은 “깡통전세가 발생하지 않기 위해서는 세입자가 정보를 쉽게 파악할 수 있도록 공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고 원장은 “아파트와 달리 빌라는 가격 정보를 알기 쉽지 않아 어려움이 있는데 감정평가 등을 통해 추정 보완하는 방법을 활용할 수 있다”며 “현장 사정을 가장 잘 아는 공인중개사가 중개물건 확인설명서에 매매가 대비 전셋값을 추정해 전세가율 등을 적어 세입자에게 고지하는 방안도 고려할 수 있다”고 말했다.
서울 은평구의 한 빌라촌 모습. (사진=연합뉴스)

신수정 (sjsj@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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