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대 직장인 "아트테크 뜬다는데.. 세금이 걱정돼요" [세무 재테크 Q&A]

김태일 2022. 8. 28. 18:17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미술품 6000만원 아래로 팔면 양도세 '0원'
40대 직장인 "아트테크 뜬다는데… 세금이 걱정돼요"

Q. 40대 직장인 A씨는 최근 그림 투자에 관심을 갖고 있다. 주식·펀드로 이렇다 할 수익을 거둘 수 없는 장세인 데다 주변에서 미술품 매매로 시세차익을 봤다고 하는 이야기를 들으면서다. 무명작가라면 소액으로도 투자가 가능하고 A씨는 그림 감상 자체를 즐길 수도 있어 '일석이조'인 셈이다. 작가가 훗날 유명해지면 그림 가격은 그 이상으로 뛰게 될테니 수익성도 좋을 것 같다. 물론 언제 그 시점에 도달할지 불확실하고, 환매가 쉽지 않다는 한계가 있으나 구입 가격에서 더 떨어질 가능성은 낮은 만큼 고위험 투자상품은 아니라는 판단이다. 다만 세금 문제를 어떻게 처리해야 할지 고민이다.

A. 박정준 KB증권 세무전문위원은 한 일화로 말문을 열었다. 박태현이라는 사람이 지난 1955년 '황소'로 유명한 이중섭 작가 개인전을 구경하러 서울 종로구 인사동 미도파 화랑을 찾았다. 그리고 이중섭의 작품 세계에 매료됐다. 쌀 열 가마니를 주고 이중섭 작가의 작품 석 점을 구매했다. 지금의 물가로 따져보면 약 200만원을 지불한 것이다.

시간이 흘러 이 작가는 박 씨를 찾아가게 된다. 박 씨가 샀던 그림 중 하나인 '길 떠나는 가족'과 본인이 가지고 있던 '황소'를 교환하자는 제안을 하기 위해서였다. '황소'가 자기 예술세계를 대표하는 작품이었으나 '길 떠나는 가족'은 자신이 가족을 위해 그린 그림인 만큼 본인에게는 보다 소중했기 때문이다. 실제 이 거래는 성사됐다.

이후 박 씨는 2010년 대규모 차익을 보게 된다. 안병광 유니온 회장에게 '황소'를 35억6000만원에 팔면서다. 공교롭게 당시 안 회장은 '길 떠나는 가족'을 소유하고 있었는데 이를 박 씨에게 넘기고 이 금액까지 추가로 얹어서 매입했다. 박 씨는 다시 '길 떠나는 가족'을 품에 안게 됐고, 결국 투자금 200만원으로 1780배 수익을 손에 쥐게 됐다.

물론 모든 예술품 투자가 이같이 이뤄지진 않는다. 하지만 천문학적 수익률을 손에 쥐는 사례가 아예 없는 것도 아니다. 또 하나의 배타적 이점은 예술품 투자에선 세금 부담이 거의 없다는 사실이다. 특히 부동산 취득·보유·양도시 발생하는 세금 부담과 비교하면 그 장점이 더욱 두드러진다.

우선 예술품에는 취득세가 부과되지 않는다. 부동산 취득시에는 기본적으로 그 가액에 따라 1~3% 세금을 부담해야 하고, 조정지역 내 다주택자라면 12% 수준 취득세를 떠안아야 하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예술품은 보유세도 내지 않는다. 부동산 보유시 1년에 두 차례(7·9월)에 나눠 재산세를 내야 한다. 기본적으로 0.1~0.4% 세율이지만 다주택자일 경우 중과세율이 적용돼 최대 6% 종합부동산세를 이와 별도로 추가로 한 차례 부담해야 한다.

박 전문위원은 "다주택자이거나 고가주택을 보유한 납세자라면 매물을 가지고 있는 것만으로 막대한 세금 부담을 견뎌야 하는 반면, 그림을 비롯한 예술품은 보유 자체에 세금이 동반되진 않는다"며 "보관을 위한 개인적 수고로움이나 관리 비용이 발생할 수는 있으나 그 강도는 부동산 투자에 비해서는 미미한 수준"이라고 짚었다.

예술품은 양도세에서도 부동산과 구별된다. 부동산의 경우 다주택자일 때 초과누진세율 6~45%, 중과세율(26~65%) 등이 적용된다. 큰 투자 수익을 내도 상당부분이 납세로 소진된다는 뜻이다. 예술품은 한 점당 양도가액이 6000만원에 미치지 못하면 '전액 비과세'가 적용된다. 차액이 얼마든 관계없다.

박 전문위원은 "6000만원이라는 금액이 적다고 느껴진다면 오래 생존할 것으로 예상되는 대한민국 국적 작가의 작품에 투자하면 된다"며 "양도일 현재 생존해 있는 국내 원작자 작품은 금액과 무관하게 전액 비과세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6000만원을 초과하거나 국내 작가의 작품이 아니더라도 예술품 투자 수익에 따른 세금 부담은 현저히 적다. 그림 양도시 발생하는 소득은 기타소득으로 구분되기 때문이다. 기타소득은 필요경비라는 비용을 인정해 수익 일정부분을 비용으로 차감해준다.

박 전문위원은 "그림 양도가액이 1억원 이하일 때는 실제 비용이 발생했는지, 비용 증빙이 되는지 등의 여부와 관계없이 매각 가격 90%를 비용으로 인정해준다"라며 "다시 말해 9000만원을 제한 차액 1000만원에 대해서만 과세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양도가액이 1억원을 넘게 되면 80%를 비용으로 받아 들여준다. 이때도 작품 보유기간이 10년 이상일 경우 다시 90%를 비용으로 인정해준다.

KB증권 세무전문가와의 상담 내용을 바탕으로 한 [세무 재테크 Q&A] 기사는 매월 넷째 주에 연재됩니다.

Copyright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