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생에너지 써야 거래" 대기업 10곳 중 3곳 RE100 요구 받아

박순봉 기자 2022. 8. 28. 1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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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위기비상행동, 탈핵시민행동 등 시민단체 회원들이 지난 6월21일 오전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정부의 ‘탈원전 정책 폐기’ 정책 방향을 비판하고 공공 재생에너지로 기후정의를 실현할 수 있는 에너지 정책을 요구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조업 기반 국내 대기업 10곳 중 3곳은 글로벌 거래처로부터 재생에너지를 사용해야 한다는 요구를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중견 기업은 10곳 중 1곳이었다. ‘RE100’(100% 재생에너지로만 사용)이 국제 거래에서 현실적 과제가 되기 시작했다는 의미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탄소 배출 감축·재생에너지로의 전환은 세계적 흐름이다. 다만 국내 기업들 3곳 중 1곳은 RE100 전환의 어려움으로 비용 부담을 꼽았다.

대한상공회의소가 국내 제조기업 300곳(대기업 80곳·중견기업 220곳)을 대상으로 RE100 참여 현황을 조사한 결과를 28일 발표했다. 응답한 대기업 중 글로벌 고객사(거래처)로부터 재생에너지 사용 요구를 받은 비율은 28.8%였다. 중견 기업은 9.5% 수준이었다. 응답 기업 전체로 보면 14.7%가 글로벌 고객사로부터 ‘재생에너지 사용을 요구받았다’고 답했다.

요구 시점은 ‘2030년 이후’가 38.1%로 가장 많았다. 그 다음으로 ‘2025년까지’가 (33.3%), ‘2026∼2030년’(9.5%) 순이었다. 현재 기준으로 3년 뒤까지는 3분의 1이, 7년 뒤까지는 국내 기업의 70%가 RE100 대응을 완료해야 한다는 의미다.

이같은 요구는 시간이 지날수록 더 많아지고, 시점도 빨라질 걸로 보인다. 국내 기업과 거래하는 일부 해외 기업들이 이미 현황 조사에 나섰기 때문이다. 기저귀 등 위생용품을 수출하는 한 기업 측은 “제품을 재생에너지로 생산할 경우 탄소감축이 얼마나 되는지 제출하도록 요청받고 있다”며 “아직은 재생에너지 사용 수준에 대한 구체적인 요구는 없지만 가까운 시일 내 요구가 올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기업들은 RE100 참여를 힘들게 하는 이유(애로사항)로 비용 부담(35%)을 가장 많이 꼽았다. 다음으로는 제도 및 인프라 미흡(23.7%), 정보 부족(23.1%), 전문인력 부족(17.4%) 순이었다.

대한상의는 기업들이 비용 부담을 호소하는 배경에는 국내 재생에너지 발전량 부족이 자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발전량 자체가 적기 때문에 수요에 비해 공급이 부족해지고 이에 따라 값이 비싸지는 셈이다.

대한상의는 작년 국내 전력사용 상위 5개 기업의 전력 사용량이 작년 국내에서 생산된 전체 재생에너지 발전량보다 많다고 지적했다. 상위 5개 기업은 작년 한국전력으로부터 총 47.7TWh(테라와트시) 규모의 전력을 구매했다. 작년 국내 전체 재생에너지 발전량은 43.1TWh였다. 재생에너지 발전량을 상위 5개사가 다 쓰기도 부족할 만큼 아직 턱없이 낮은 수준이란 뜻이다.

대한상의는 전력거래계약(PPA) 부가비용 최소화, 녹색요금제 추가비용 면제, 인센티브 확대 정책 과제들을 정부에 건의했다.

김녹영 대한상의 탄소중립센터장은 “해외 수요기업의 재생에너지 사용 요구 수준이 높아지면서 국내기업의 중소·중견기업 협력사까지 재생에너지 사용 요구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현재 RE100에 참여하고 있는 국내 기업의 협력사가 1만 개 이상으로 파악되는 만큼, 대기업뿐만 아니라 중소·중견기업의 재생에너지 사용 증가에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순봉 기자 gabgu@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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