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정M] '갑질 논란' 불거진 새마을금고.."신고할테면 해보라"

김세영 2022. 8. 28.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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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남원의 새마을금고에서 여성 직원에게 밥짓기와 빨래를 시켰다는 최근 MBC 보도 이후 전국 각지의 새마을금고에서 비슷한 제보가 쏟아졌습니다.

여성에게만 설거지를 시킨다는 새마을 금고 직원은 상황을 이렇게 설명했습니다.

[△△ 새마을금고 직원] "다과 준비 같은 거는 기본이고 손님이 머그컵을 쓰시거나 아니면 이사장실에서 나온 식기류 같은 거는 여성 직원이 다 전담한다고 생각하시면 되죠."

이곳에선 지난해 2월 직원들에게 초과근무수당을 지급하지 않아 고용노동부의 시정지시까지 받았습니다.

[△△ 새마을금고 전무(녹취)] "(오전) 8시 20분까지 와서 결재 서류하고 청소하고 손님 맞을 준비해가지고 9시부터 업무 시작할 수 있도록. 30분, 40분, 시간외수당 안 나갑니다. 제 지시 못 따라오고, 못 믿겠으면 그냥 물 흐리지 말고 그냥 결정을 하고 나가세요."

또 다른 제보자는 자신을 '막내 직원'이라고 소개하며 근무 시작 전인 오전 8시 45분에 대걸레를 들고 청소 중인 모습을 찍어 보냈습니다.

■ 보도 이후 잇단 제보.."신고할 테면 해봐"

직원들은 MBC 보도 이후 상사들이 오히려 적반하장으로 나왔다고 했습니다.

[△△ 새마을금고 직원] "중간 관리자들도 '너네가 신고할 수 있으면 해봐라'‥"

취재진이 전북 남원의 새마을금고를 찾아갔을 당시에도 고위 간부들은 '회사 내부 문제를 외부에 알렸다'며 직원을 거듭 탓했습니다.

[○○새마을금고 이사장] "집에서 부부싸움 한 것은 사무실에 가져오면 좋겠어요? 사무실에 있던 얘기를 밖에서 하면 좋겠냐고. 적성에 안 맞으면 그만둬야지."

해당 금고 이사장은 언론 취재가 시작된 것을 알게 되자 제보자에게 탈무드 문구를 인용한 SNS 메시지를 보냈는데요.

자신의 염소를 공격한 개 주인과 마주쳤을 때 '적'이 되는 대신, 오히려 '친구'가 됐다는 일화였습니다.

외부에 제보함으로써 회사에 '적'을 만들었지만, 지금이라도 회사 내부에서 해결하면 '친구'가 될 수 있다고 암시한 겁니다.

■ 실태조사 나섰지만.."2시간 내 제출하라"

직장 내 괴롭힘으로 고민해온 제보자는 시민단체 '직장갑질119'의 도움을 받아 국민신문고와 고용노동부에 이번 사건을 신고했습니다.

사건이 불거지자 새마을금고중앙회는 지난 23일 고충처리 전담반을 현장에 보내 진상 조사를 시작했고 피해 직원인 제보자와 면담했습니다.

이튿날엔 전국 지역 새마을금고에 직장 내 괴롭힘 실태를 조사한다는 공문도 보냈는데요.

직원이 점심 식사 준비와 청소를 하는지, 이를 여성이나 막내 등 특정 직원이 전담하는지, 직원의 점심 시간인 1시간이 보장되는지 조사해달라는 거였습니다.

그런데 이 질문지는 직원 개인별로 보낸 게 아니었습니다.

'지점별'로 취합해 제출하라고 돼 있습니다.

기한은 불과 2시간 남짓.

조사를 요청하는 공문은 오후 2시쯤 전산망에 올라왔는데, 같은 날 오후 4시까지 제출하라고 했던 겁니다.

조사 내용·방식이 모두 졸속이라는 직원들의 비판이 제기됐습니다.

해당 조사에 '직원 의견이 전혀 반영되지 않았다'는 제보도 쏟아졌습니다.

[◇◇새마을금고 직원] "일반 직원들은 모르게 처리가 된 걸로 알고 있고, 저희의 의견을 들어보려고 하지도 않았던 것 같아서.."

비판이 제기되자 새마을금고 중앙회는 "보다 효과적인 설문조사를 실시하겠다"고 해명했습니다.

새마을금고 감독기관인 행정안전부, 고용노동부도 나섰는데요.

다음 주, 문제가 불거진 금고를 합동 조사하고, 특별근로감독도 실시할 예정입니다.

행안부 관계자는 "중앙회 차원에서 매달 조직문화 진단을 실시하고, 1,300곳의 지역 금고를 대상으로 '갑질 문화 개선 설명회'를 열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또 "중앙회 안에 '조직문화개선팀'을 신설해 체계적 대응도 하겠다"는 입장도 내놨습니다.

■ 직장내 괴롭힘 반복.."이사장에 권한 집중"

새마을금고에서 문제가 발생한 건 처음이 아닙니다.

일부 지역 금고에선 이사장이 직원들에게 금품을 받아 챙기거나, 회식에 쓸 개고기를 삶게 하고, 직원 개인정보를 몰래 이용했다 적발되기도 했습니다.

다양한 갑질과 괴롭힘이 반복되는데도 바뀌지 않는 이유는 뭘까요.

직원들은 이사장에게 권한이 집중된 구조를 원인 중 하나로 꼽습니다.

선출직인 이사장은 직원 인사권 등 여러 권한을 지닙니다.

지점마다 직원 숫자도 10명 남짓으로 소수에 불과해 이사장의 영향력이 더 크게 작용한다는 거죠.

새마을금고 중앙회는 지난 2월에도 직장 내 괴롭힘을 방지하겠다며 고충 전담 처리반을 신설하는 등 '새마을금고 감독체계 강화방안'을 마련했습니다.

이번에는 제대로 바꿀 수 있을까요. 후속 조치를 지켜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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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취재기자: 김세영 고재민 영상취재: 김동세 장영근

(김세영threezero@mbc.co.kr)

기사 원문 - https://imnews.imbc.com/newszoomin/newsinsight/6402295_29123.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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