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태경 "당 망했다" 최재형 "잠 못 이루는 밤"..국민의힘 의총 결과에 탄식
국민의힘이 의원총회 결과 새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하기로 한 것을 두고 28일 일부 의원들을 중심으로 비판이 제기됐다. 하태경 의원은 의원총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우리 당 망했다”고 말했다. 이준석 전 대표는 별도 입장을 내지 않았다.
최재형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오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글을 올려 “가처분을 둘러싼 문제가 불거진 것은 ‘양두구육’이 아니라 징계 이후 조용히 지내던 당대표를 무리하게 비대위를 구성해 사실상 해임했기 때문이었다”며 “그래도 모든 것이 빈대 때문이라고 하면서 초가삼간 다 타는줄 모르고 빈대만 잡으려는 당, 나라와 당에 대한 걱정으로 잠 못 이루는 밤”이라고 했다.
앞서 국민의힘은 지난 27일 국회에서 5시간에 걸쳐 긴급 의원총회를 진행한 결과 주호영 비상대책위원장의 직무를 정지한 법원 가처분 결정에 대응해 당헌·당규를 개정하고 새 비대위를 구성하기로 했다. 주호영 비대위원장에 대한 직무정지는 받아들이지만 새 비대위 구성시 재임명 가능성을 열어뒀다. 또 이준석 전 대표의 ‘양두구육’ 등 발언에 대해 추가 징계를 조속히 하라고 당 윤리위원회에 촉구했다.
하태경 의원은 의원총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우리 당 망했다”고 촌평했다. 하 의원은 직후 SNS에서 “당이 정말 걱정”이라며 “반성과 성찰은 하나도 없다. 법원과 싸우려하고 이제 국민과 싸우려 한다”고 전했다.
이 전 대표와 가까운 한 초선 의원은 기자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내 “도둑질하다 들키니 앞으로 우리 집 가훈은 남의 것을 훔치겠다로 바꾼다는 것”이라며 “가처분 결정의 취지는 당의 주인은 당원이라는 것인데 어제 의총 취지는 당의 주인은 용산이라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권리당원 집단 가처분 신청을 이끈 ‘국민의힘 바로 세우기’(국바세) 대표 신인규 전 국민의힘 부대변인은 이날 SNS에 “국민농락당”이라며 “어제 국민의힘 의총결정은 매우 심각한 당의 상태를 그대로 보여줬다”고 지적했다. 그는 “지지층 절반을 도려내는 데에 이어 당대표 제명을 통해 전 국민과 싸워볼 예정인 것으로 보인다”며 “민주당은 재명수호에, 국민의힘은 당대표 제명에 목숨을 건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이 전 대표는 의원총회 이후 별다른 입장을 내지 않았다. 이 전 대표는 전날 경북 칠곡과 대구를 방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광호 기자 moonlit@kyunghyang.com, 조미덥 기자 zorr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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