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두'가 던진 팬 월급 13%의 화두..프로 선수들, 보고 배워야[SS이슈]

정다워 2022. 8. 28. 0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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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프로축구선수 김호남(33·부천FC1995)가 던진 화두다.

프로축구팬이 한 달에 어느 정도 지출하는지, 프로선수가 왜 팬에게 잘해야 하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글이었다.

이어 그는 "저는 일방적인, 감정적 소비는 오래 갈 수 없다고 본다. 서로 관계가 있어야 유지된다. 팬과 선수가 감정적으로 연결돼야 축구 시장도 더 탄탄해질 수 있다. 선배로서 강요할 수 없지만 어린 선수들에게 알려주고 싶었다"라며 글을 쓴 취지를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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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천의 김호남.제공 | 한국프로축구연맹
[스포츠서울 | 대전=정다워기자] 13%. 프로축구선수 김호남(33·부천FC1995)가 던진 화두다.

김호남은 지난 22일 자신의 블로그와 인스타그램에 장문의 글 하나를 올렸다. 프로축구팬이 한 달에 어느 정도 지출하는지, 프로선수가 왜 팬에게 잘해야 하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글이었다.

김호남은 부천 팬을 직접 만나 들은 이야기를 토대로 K리그 팬의 한 달 지출 내역을 정리했다. 김호남이 분석한 바에 따르면 K리그 팬은 한 달에 티켓료로 4만원을 지불한다. 홈, 원정 경기 이동 경비에는 17만원이 들어간다. 식비는 4만원으로 계산했다. 여기에 유니폼 16만6000원을 시즌 기간 9개월로 나눠 한 달에 1만8000원을 지출하는 것으로 분석했다. 여기에 경기 후 뒤풀이로 8만원을 쓴다고 썼다. 이를 합치면 한 달 평균 총 34만8000원에 달한다.

김호남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부천시 근로자의 평균 월급 실수령액을 270만원으로 산출해 K리그(부천) 팬이 한달에 급여의 13% 정도를 축구 ‘덕질’에 지출한다는 지표를 내놨다.

이 숫자를 통해 김호남은 “우리의 무언가를 소비하는 분들에게 기본적으로 감사함을 갖는 것은 프로라는 이름으로 삶을 살아가는 모든 선수가 가져야 할 덕목”이라고 강조했다.

축구뿐 아니라 일반적인 프로스포츠 선수는 운동 자체에만 집중한다. 팬 서비스를 적극적으로 하는 선수들도 적지 않지만 김호남처럼 구체적인 지출 내역을 바탕으로 팬 서비스의 당위성을 설명하는 선수는 보기 드물다. 때로는 팬 서비스에 소극적으로 임하거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는 선수를 볼 때도 있다. 정확한 금액은 아니겠지만 김호남의 시도가 주목받는 배경이다.

27일 대전하나시티즌과의 경기 후 만난 김호남은 “많은 분들이 긍정적인 메시지를 달아주셔서 감사한데 한편으로는 당연히 할 생각이라고 본다. 지금도 의아하다. 누구나 생각할 수 있는 부분이기 때문이다. 축구 시장이 더 커지기 위한 정답은 팬에게 있다. 그래서 그 이야기를 한 것이다. 저는 전혀 대단한 것이라 생각하지 않는다”라고 담담하게 말했다.

이어 그는 “저는 일방적인, 감정적 소비는 오래 갈 수 없다고 본다. 서로 관계가 있어야 유지된다. 팬과 선수가 감정적으로 연결돼야 축구 시장도 더 탄탄해질 수 있다. 선배로서 강요할 수 없지만 어린 선수들에게 알려주고 싶었다”라며 글을 쓴 취지를 설명했다.

광주FC에서 특히 잘해 ‘호남두’라는 별명으로 불렸던 김호남은 축구선수 중에서도 독특한 편에 속하는 캐릭터다. 인천에서 감자탕집을 운영하고 블로그에 다양한 내용의 글을 쓴다. 축구뿐 아니라 자산매입 축소, 근로자, 사업주의 이야기, 세계 경제의 흐름 등 다양한 영역에 걸쳐 자신의 생각을 글로 풀어낸다. 한 달에 책을 3~4권 읽어서인지 글의 수준도 꽤 높다. 김호남은 “축구만 잘하라고 저에게 연봉을 주는 것은 아니”라며 “축구선수로서 선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싶다”라는 바람을 이야기했다.

축구뿐 아니라 프로스포츠에 종사하는 모든 선수들에게 귀감이 되는 발언이었다.
weo@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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