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다시 '권성동 사퇴' 유보.. "구질구질하게 말라" 즉각 반발
결론은 "권성동 중심으로 수습..새 비대위 구성"
(시사저널=이원석 기자)
국민의힘이 27일 주호영 전 비상대책위원장 직무정지 사태 등의 수습 방안 등과 관련해 긴급 의원총회를 갖고 권성동 원내대표를 중심으로 사태를 수습하고, 당헌·당규를 개정해 새 비대위를 구성하는 것으로 결론을 내렸다. 의총에서 권 원내대표의 사퇴를 요구하는 목소리들이 여럿 나왔지만, 권 원내대표 거취는 사태 수습 이후에 다시 논의하기로 정했다. 그러나 이러한 결론에 대해 의총이 끝나자마자 "결론이 상당히 아쉽다. 권 원내대표는 즉각 물러나는 것이 맞다"며 반발이 터져 나와 주목된다.
이날 긴급 의총은 법원이 전날 비대위 출범과 관련해 이준석 전 대표가 낸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에 대해 주 전 위원장의 직무를 정지한 것에 대한 수습 논의를 위해 소집됐다. 회의는 국민의힘 의원 115명 가운데 7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매우 숙연한 분위기 속 진행된 것으로 전해졌다. 의총에서 가장 뜨거웠던 주제는 권 원내대표의 거취 문제였던 것으로 전해진다. 비대위는 권 원내대표가 비대위원장 직무대행을 맡고 기존 비대위원들의 직위는 그대로 유지하는 방안을 주장했으나 대통령 문자메시지 유출 등 일련의 사태에 대해 책임이 있는 권 원내대표의 사퇴를 여러 의원들이 강하게 요구하면서 격론이 오간 것으로 알려졌다.
의총에 참석했던 한 의원은 통화에서 "지금의 상황에 가장 큰 책임이 있는 권 원내대표가 당장 사퇴하고, 새 원내대표를 뽑아 지도부를 아예 새롭게 꾸려야 한다는 등의 의견이 꽤 나왔고 많은 의원이 공감하던 상황이었다"고 전했다. 이날 권 원내대표 사퇴를 요구한 것으로 전해진 윤상현 의원은 의총 도중 나와 기자들에게 "지도부의 판단이 좀 잘못된 것 같다. 비대위의 방침은 민심의 목소리가 동떨어져 있다고 말을 했다"며 "권 원내대표에겐 현재의 사태를 수습할 명분이 없기에 결자해지의 자세로 본인과 대통령과 나라를 위해서 결단해야 한다는 의견을 드렸다"고 말했다.
그러나 결국 이날 의총에서 권 원내대표의 거취 결정은 유보됐다. 국민의힘은 의총 직후 브리핑을 통해 "당헌·당규를 정비한 후 새로운 비대위 구성을 결의했다"며 "금번 사태의 수습은 권 원내대표를 중심으로 진행하되, 권 원내대표의 거취는 사태를 수습한 후 의총에서 재논의하기로 했다"고 알렸다. 아울러 법원의 주 위원장 직무정지 결정에 대해선 이의 신청 및 항소 등 절차는 계속하기로 했으며 이 전 대표와 관련해선 "'개고기' '양두구육' '신군부' 등 발언은 당원에게 모멸감을 준 언행으로 강력히 규탄하고 엄중히 경고한다"며 당 윤리위의 추가 징계를 촉구했다.
이러한 결론에 대해 의총이 끝나자마자 여러 반발들이 즉각 나오고 있다. 의총 전부터 권 원내대표의 사퇴를 요구한 5선 조경태 의원은 통화에서 "너무 결론이 아쉽다. 국민들과 당원들을 졸로보면 안 된다. 한 사람(이 전 대표)을 쫓아내려고 온 에너지를 쏟지 말고 민생에 집중해야 할 때"라며 "구질구질하게 하지 말고 제대로 된 정치를 해야 한다. 권 원내대표가 즉각 물러나고 새 지도부가 모든 것을 수습하고 정리해 나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태경 의원도 "정말 걱정이다. 반성과 성찰은 하나도 없다. 법원과 싸우려 하고 이제 국민과 싸우려 한다. 민주주의도 버리고 법치주의도 버리고 국민도 버렸다"며 "5시간 동안 의총을 열어 토론했는데 결론이 너무 허망하다"고 밝혔다. 익명을 요구한 다른 의원도 "사태 수습 후 다시 논의를 한다고 하지만 지금 이 사태의 책임이 누구에게 있나. 권 원내대표가 사태 수습을 한다는 것 자체가 아이러니"라고 했다.
정치권에선 의총이 끝나자마자 여러 반발이 나오는 상황에서 권 원내대표 중심의 당 수습이 가능하겠냐는 부정적 전망이 나온다. 아울러 이 전 대표가 새 비대위 구성에 추가로 가처분 신청에 나설 가능성도 있어 다시금 혼란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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