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톡 방 하나당 8만 원" 투자 사기단 도운 '범죄 서비스'

신용식 기자 2022. 8. 27. 0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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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톡 오픈 채팅방을 통해 투자를 돕겠다며 접근해 사기를 치는 범죄가 끊이질 않습니다.

그런데 이젠 이런 사기범들에게 오픈 채팅방을 만들어 파는 일당까지 등장했습니다.

사기단이 범행에 사용한 카톡 채팅방을 누군가로부터 사들인 정황을 포착한 겁니다.

추적이 힘든 선불 유심칩으로 카카오톡 계정을 생성한 뒤, 해당 계정으로 범행에 쓰일 채팅방을 만들어 투자 사기단에 방 하나당 8만 원을 받고 넘긴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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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카카오톡 오픈 채팅방을 통해 투자를 돕겠다며 접근해 사기를 치는 범죄가 끊이질 않습니다. 그런데 이젠 이런 사기범들에게 오픈 채팅방을 만들어 파는 일당까지 등장했습니다.

신용식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지난해 4월, 60대 자영업자 A 씨는 한 카카오톡 채팅방에 초대됐습니다.

"투자로 돈을 불려주겠다"는 초대자의 말.

처음에는 의심했지만 돈을 벌었다는 대화가 오가자, A 씨도 점점 믿게 됐습니다.

[A 씨/피해자 : 거기(카톡 대화방) 있는 사람들이 체험을 하고 또 수익을 올리고 수익 올린 거를 캡처해서 통장에 (돈이) 들어온걸 이렇게 보여주니까 저는 믿게 됐죠.]

수차례에 걸쳐 총 6천500만 원을 입금한 A 씨는 결국 이 돈을 모두 잃고 말았습니다.

수사에 착수한 경찰은 투자 사기단을 추적하던 중 새로운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사기단이 범행에 사용한 카톡 채팅방을 누군가로부터 사들인 정황을 포착한 겁니다.

계좌와 IP 추적, 잠복 수사를 벌인 경찰은 1년 5개월 만에 대포폰을 활용해 카카오톡 채팅방을 팔아 온 일당 17명을 붙잡았습니다.

이들은 투자 사기단 범행을 돕는 일종의 '범죄 서비스'를 제공해온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추적이 힘든 선불 유심칩으로 카카오톡 계정을 생성한 뒤, 해당 계정으로 범행에 쓰일 채팅방을 만들어 투자 사기단에 방 하나당 8만 원을 받고 넘긴 겁니다.

이렇게 범행에 사용된 선불 유심칩과 카카오톡 계정만 각각 약 3만 8천 개, 범죄수익은 37억 원에 달합니다.

경찰은 이 일당에 대해 '사기 방조' 혐의만 적용해 검찰에 송치했습니다.

[장윤미/형사전문변호사 : 입법 미비로 사기 방조죄로밖에 처벌할 수 없는 게 현실인데 방조범은 감경 사유이기 때문에 실효적인 처벌 또한 어려워 보입니다.]

카카오 측은 카톡 채팅방 범죄를 막기 위해 자동 감시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면서도 대포폰을 이용한 범죄까지 막는 데 한계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신용식 기자dinosik@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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