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정치적으로 진보지만.. 도덕에 대해서는 보수가 더 잘 알아"

김성현 기자 2022. 8. 27.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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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스/조너선 하이트의 바른 행복

조너선 하이트의 바른 행복

조너선 하이트 지음|왕수민 옮김|부키|504쪽|2만원

조너선 하이트는 미 외교 전문지 포린 폴리시에서 ‘세계 정상급 사상가’로 선정한 사회심리학자. 2006년 미국에서 출간한 이 책을 통해서 행복을 위해 필요한 10가지 명제를 10장에 걸쳐서 검토한다. 그래서 원제도 ‘행복의 가설(Happiness Hypothesis)’. 각 장은 상호 연관이 있지만 어느 정도 독립성이 있기 때문에 어느 장부터 읽어도 크게 관계는 없다.

‘내로남불’의 심리를 이해하고 싶다면 4장 ‘내 안의 위선자를 의심하라’를 펼치면 좋다. “도덕가로 굴던 이들이 타인을 흠잡았던 그 도덕적 과오를 저질러 망신을 당하는 아이러니를 접하면 우리는 짜릿한 쾌감을 느끼곤 한다.” 이 대목에서 자연스럽게 여러 얼굴이 어른거릴지도 모른다. 저자는 ‘우리 내면의 변호사’라는 비유를 통해서 내로남불 심리를 설명한 뒤, 그 극단에는 상대를 타협과 설득 대상이 아니라 적으로 규정하는 ‘절대 악’이라는 허상이 존재한다고 말한다.

이처럼 저자의 책은 지극히 논쟁적인 주제를 다루면서도 솔직 담백하고 좌우 균형을 맞추느라 애쓰는 미덕이 있다. 그렇기에 “나는 정치적으로 진보파이지만, 도덕적 발달에 대해서는 보수파가 진보파보다 더 훌륭하게 이해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입장”이라고 스스럼없이 말한다. “(진보와 보수가) 각자 절대 악의 신화를 활용해 상대편은 악마로 몰고 자기편은 더욱 단결시키는 모습”이라는 결론에 이르면 미국 상황인지 한국에 대한 진단인지 헷갈린다. 책을 읽고 나면 이런 의문이 남는다. 왜 우리 사회에는 이런 균형 잡힌 목소리가 적게 들리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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