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파 발언한 파월 "멈출 곳이 없다"..뉴욕증시 장 중 낙폭 확대 [월가월부]

김인오 2022. 8. 26. 2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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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급한 완화 정책, 역사가 경고"
26일 잭슨홀 미팅서 파월 의장 연설
강력 발언과 물가 둔화 섞인 가운데
뉴욕증시 장 초반 일제히 하락세
기술주·반도체 매도에 낙폭 커져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잭슨 홀 미팅' 연설 해설 방송, 유튜브 '매경 월가월부'로 만나요!
26일 오전 10시(현지시간) 제롬 파월이 잭슨 홀 미팅에서 연설하는 모습 [사진 출처 = 캔자스시티 연은]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제롬 파월 의장이 당분간 고강도 긴축 정책을 이어갈 것임을 분명히 시사하면서 약한 상승세로 출발했던 미국 뉴욕증시가 장 초반 하락세로 전환했다. 파월 의장은 26일(이하 현지시간) 잭슨 홀 미팅 연사로 나서 "우리는 강력한 도구를 사용해 물가를 안정시킬 것"이라면서 "미국 경제에 다소 불행한 고통이 따르더라도 당분간 금리 수준이 높게 이어질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그는 10분 간의 연설을 통해 "지금은 멈출 곳이 없다"면서 "역사는 성급한 완화 정책에 대한 경고를 보여주었다"고 말했다.
파월 의장은 오는 9월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ed·연준) 에서 기준 금리 인상폭을 어느 정도로 정할 지에 대해 경제 데이터를 보고 판단하겠다는 기존의 입장을 다시 반복했다. 이날 연설에 앞서 미국 상무부가 발표한 '7월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 는 작년 같은 기간 대비 6.3% 올라 물가 상승세가 일단 수그러들었다는 평가가 나왔다. 팩트셋이 집계한 전문가 예상치와 같고 6월 연간 상승률(6.8%)보다 낮은 수준이다. 연준이 우선적으로 보는 근원(식품·에너지 제외) PCE 물가지수는 올해 7월에 연간 4.6%올라 전문가 예상치(4.7%)나 6월 상승률(4.8%)보다 낮아졌다. 다만 이번 달 상황에 불과하기 때문에 인플레이션 피크아웃 진단을 하기에는 이르다. 피크아웃이란 물가가 지속적으로 급등하는 인플레이션 압력이 정점을 찍고 둔화되는 것을 말한다.

이 때문에 파월 의장도 금리 인상에 따른 고통보다 물가 급등에 따른 고통이 더 크기 때문에 강도 높은 긴축 정책을 하겠다고 시장에 신호를 보낸 셈이다. 매파적인 파월 의장 연설 직후 뉴욕증시에서는 4대 대표 주가지수가 출렁였다. 의장 연설이 끝난 오전 10시 20분께 '대형주 중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와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가 전날보다 각각 1.47%, 1.21% 하락했고 '기술주 중심' 나스닥종합주가지수는 1.74% 떨어지는 등 장 초반 낙폭을 키웠다. 중소형주 중심' 러셀2000 지수는 0.65% 떨어져 장 중 거래됐다. 장 초반 월가 공포지수로 통하는 뉴욕증시 변동성 지수(VIX)는 전날보다 2.25% 올라섰고 필라델피아반도체 지수는 장 초반 2.74% 떨어진 상태다.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세계 경제가 전례 없는 에너지 위기와 공급망 대란 속 기로에 선 가운데 미국 와이오밍주에서는 주요국 경제 거물이 모이는 '잭슨홀 경제정책 심포지엄(잭슨홀 미팅)'이 열리고 있다. 25~27일 사흘에 걸쳐 열리는 이번 행사는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처음으로 현장에서 열렸다. 무엇보다 침체 위기에도 불구하고 물가 급등세를 잡기 위해 계속해서 '금리 인상의 길'을 걸어야 하는 주요국 중앙은행 총재들이 모여 해법을 논의한다는 점에서 주요 경제 행사로 주목받는다.

올해 잭슨홀 미팅 주제는 '경제와 정책에 대한 제약 조건 재평가'다. 매일경제신문은 역사적으로 어려운 시기에 열리는 잭슨홀 미팅 행사장에 직접 찾아가 해외 투자 유튜브 채널인 '월가월부'를 통해 현장 분위기를 생생하게 전달했다. 월가월부 채널에서 파월 의장 연설을 실시간으로 접하고 싶은 독자들을 위해 동시통역을 진행했고, 특파원이 잭슨홀 미팅 현장에서 파월 의장이 한 발언의 의미를 해설하는 방송도 이어진다.

최근 연준 인사들이 미국 기준금리 인상에 대해 한 발언은 다소 혼란스러웠다. 연준이 이달 17일 공개한 '7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의사록을 보면 회의에 참가한 연준 이사회(FRB) 위원들은 물가 급등세를 잡기 위해 금리를 계속 올려가야 한다고 말했지만 일부는 지금까지 금리 인상 속도가 빨랐던 만큼 정책 시차를 감안해 실제 경제에 전달될 영향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비둘기(완화적) 발언을 내놓은 바 있다.

다만 의사록 공개 바로 다음 날인 18일에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가 이른 바 자이언트 스텝을 옹호하는 매파 발언을 내놓았다. 그는 오는 9월 FOMC 정례회의와 관련해 "지금으로서는 나는 75bp를 지지한다"면서 "금리 인상 시기를 내년까지 오래 끌려고 하기보다 올해 연말까지 목표 금리를 3.75~4.00% 범위로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발언했다. 같은 날 메리 데일리 샌프란시스코 연은 총재도 "오는 9월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50bp 혹은 75bp 올리는 것이 합리적"이라면서 "일자리 시장은 탄탄한데 물가 상승률은 너무 높기 때문에 적어도 내년까지는 금리 인상 작업이 이어질 것"이라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이어 23일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 연은 총재도 매파적 발언을 내놓았다. 그는 이날 미네소타에서 열린 와튼클럽 행사에 참석해 "지금 고용과 물가가 동시에 상승세라는 것은 시장이 분명히 균형에서 이탈한 상태임을 말해주며 물가 상승세가 진정된 것이 확인되기 전에는 긴장을 풀면 안 된다"면서 "최악의 상황이 나오면 폴 볼커 전 연준 의장 처럼 매우 공격적으로 금리를 올림으로써 인플레 기대치를 붙잡아야 한다"고 발언했다.

다만 잭슨 홀 미팅 첫 날인 25일에는 다시 완화적인 발언이 나왔다. 잭슨 홀 미팅 주최자인 캔자스시티 연은의 에스더 조지 총재는 "물가 안정을 위해 기준금리가 단기적으로 4%를 넘을 수 있지만 당연한 것은 아니며, 아직 50bp올릴 지 75bp 올릴 지 정해진 것은 없다"면서 이전 연준 인사들에 비해 누그러진 입장을 내비쳤다. 같은 날 패트릭 하커 필라델피아 연은 총재 역시 "올해 연말까지 기준금리를 단기적으로 3.4% 를 넘나드는 선으로 올린 후 추이를 지켜봐야 한다"는 상대적으로 비둘기적 발언을 냈다.

자이언트 스텝은 기준금리를 한 번에 75bp(1bp=0.01%p)올리는 고강도 긴축 정책을 말한다. 빅 스텝(한 번에 50bp인상)보다도 강력하기 때문에 시장에서는 자이언트 스텝에서 빅 스텝으로 가는 것을 오히려 완화적이라고 받아들일 정도다.

※ 월가 투자정보는 유튜브 '월가월부'에서 확인하세요. 자세한 해외 증시와 기업 분석 정보를 매일경제 해외 특파원들이 생생하게 전달해 드립니다.

[뉴욕 = 김인오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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