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대 여자 테니스 선수의 무한열정
1982년생 일본의 나미가타 준리
NH농협은행 테니스 투어 빛내
“다시 그랜드슬램 무대 뛰고 싶어”
경기 고양시 농협대학교 올원테니스파크에서 진행 중인 ‘NH농협은행 국제여자테니스 투어’에는 40대 선수가 있다.
주인공은 나미가타 준리(일본)로 1982년생이다. 체력 부담이 커 10대 후반부터 20대 중반까지 전성기를 누리는 테니스에서는 황혼기로 보는 나이다. 대회 최연소 출전자인 2005년생 이경서(광주시테니스협회)와는 23살 차이다.
일본 선수를 통틀어도 최고령이다. 나미가타는 26일 서면 인터뷰를 통해 “일본에서도 언젠가부터 나보다 나이 많은 선수와 경기한 적이 없다. 아마도 내가 가장 나이 많을 것”이라면서도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 마흔이 넘었지만 내 몸에서 크게 다른 건 느껴지지 않는다”고 했다.
2005년 프로에 데뷔한 나미가타의 최고 랭킹은 단식 105위(2011년 2월), 복식 101위(2015년 5월)다. 단식에서 국제테니스연맹(ITF) 타이틀 7개를 따냈지만 현재는 단·복식 모두 600위권으로 떨어져 있다.
나미가타는 40대에도 현역 생활을 고집하는 이유에 대해 “새로운 나를 발견하기 위한 도전”이라고 했다. 그는 “내가 경쟁력 있다면 랭킹은 올라갈 것이고, 몸이 안 되고 훈련이 부족하다면 떨어질 것이다. 그게 스포츠”라며 “언젠가 다시 그랜드슬램 대회에서 뛰고 싶다”는 욕심도 밝혔다. 그의 마지막 메이저대회 무대는 2017년 호주오픈 복식 1라운드였다.
2017년 은퇴한 일본 여자 테니스 레전드 다테 기미코(52)는 좋은 자극제다. 1995년 세계 랭킹 4위까지 올라 아시아 여자 테니스의 굵직한 역사를 쓴 다테는 40대 후반까지 뛰었다. 마르티나 나브라틸로바, 비너스 윌리엄스(이상 미국)와 함께 2000년 이후 만 40세 넘어 WTA 투어 단식 본선에서 승리한 기록도 가졌다. 나미가타는 “그런 선수처럼 되기는 어렵지만 많은 용기를 얻는다”고 말했다.
일본 명문 와세다대학을 졸업한 나미가타는 “언젠가 은퇴한 뒤에는 선수들이 경쟁을 즐길 수 있도록 서포트하는 역할(에이전시)을 하고 싶다”고 했다.
나미가타는 25일 단식 2라운드에서 백다연(NH농협은행)에게 져 탈락했지만 도전 의지는 꺾이지 않았다.
“한국에는 10번도 넘게 왔다”며 한국에서 열리는 대회 출전에 만족감을 보인 나미가타는 또 한국 대회 출전을 계획 중이다. 그는 “출전하는 대회마다 가능하면 많은 경기를 뛰면서 즐거운 추억을 쌓고 싶다”고 말했다.
고양 | 이정호 기자 alph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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