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항생제 내성균, 코로나보다 더 큰 재앙 될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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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28년 알렉산더 플레밍이 항생제 페니실린을 처음 개발한 이후 인류 역사에서 감염성 질환은 종식되는 듯했다.
국내에서도 항생제 내성균 발생과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2016년 8월 6개 정부 부처 합동으로 제1차 '국가 항생제 내성 관리대책'(2016∼2020)을 수립하였고, 이후 2021년 11월 제2차 '국가 항생제 내성 관리대책'(2021∼2025)을 개정 발표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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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28년 알렉산더 플레밍이 항생제 페니실린을 처음 개발한 이후 인류 역사에서 감염성 질환은 종식되는 듯했다. 그러나 세균은 계속 진화하고, 결국 항생제에 사멸되지 않는 슈퍼 박테리아가 출몰하기 시작했다. 슈퍼 박테리아의 경우 사람이 한 번 감염되면 치료법이 없다는 점에서 ‘신종 감염병’ 이상의 파급력을 갖고 있다. 항생제 내성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할 경우 감염병을 치료할 수 있는 항생제가 없어져 페니실린 이전의 시대로 회귀할 수 있다는 우려가 심각하게 제기되어 왔다.
항생제 적정 사용이 중요한 문제인 만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는 2001년부터 병·의원을 대상으로 ‘약제급여 적정성 평가’를 시행하여 급성상기도감염 항생제 처방률 등의 평가를 수행하고, 2006년부터는 그 결과에 따라 1∼5등급을 매겨 공개하는 한편, 병원에 가감지급도 도입하였다.
이 결과 급성상기도감염 항생제 처방률은 2006년 56.4%에서 2020년 36.06%까지 감소하는 효과를 거두었다. 일부 질환의 항생제 처방률은 감소하고 있으나 여전히 항생제 사용량과 항생제 내성률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대비 높은 수준이다.
미국에서 코로나19 확산 첫해 많은 병원에서 항생제 처방을 늘리면서 항생제 내성균은 코로나19 이전보다 15% 증가했다는 소식이 들린다. 항생제 사용이 많은 우리나라가 간과할 수 없는 소식이다.
항생제 내성이 발생하는 주요한 요인으로 WHO에서는 항생제 과다 사용, 환자의 임의 중단 혹은 불필요한 선호, 시설 감염관리, 개인 위생 등을 제시하였다. 환자가 임의로 복용을 중단하거나 항생제를 불필요하게 선호하는 것은 잠재적으로 내성 발생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성인 환자조차 감기에 걸렸을 때 휴식을 취하기보다는 병원을 방문해 항생제를 처방받으려는 경향이 강하고, 조금이라도 낫지 않는다고 판단하면 다른 병원을 재방문하는 문화가 깔려 있다.
항생제로 짧은 시간 안에 문제를 해결할 수 있지만, 개인의 항생제 남용은 집단의 항생제 내성균 전파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의사의 충분한 설명과 환자의 인식 개선이 중요한 시점이다. 국민 누구나 항생제를 다 같이 줄이고 아껴 쓰는 노력을 해야 할 것이다.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교수·감염내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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