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에 기 모아달라" 오미자 건배..尹 "가기싫다, 밤새 얘기하고파"(종합)
현직 대통령 첫 與 연찬회 참석..일일이 악수·기념 촬영에 예정보다 지체
각료들에 "오라고 할 때 말고 사전에"..대변인 "제일 인기 많았던 건 한동훈 법무"
'빨간 넥타이' 尹 "1기 신도시 빨리" 元 "잘 알겠습니다"..주류반입 금지령 속 무알콜 만찬
(서울·천안=연합뉴스) 홍지인 한지훈 최덕재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은 25일 국민의힘 의원들과 각료들이 한자리에 모인 연찬회에 참석하며 당정 간 결속을 다졌다.
현직 대통령이 연찬회에 참석하는 것은 선례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윤 대통령은 이날 국민의힘 연찬회가 열린 충남 천안시 재능교육연수원의 만찬장에 오후 6시46분께 주호영 비상대책위원장과 권성동 원내대표, 김대기 대통령 비서실장 등과 함께 입장했다.
검은색 정장을 입고 당의 상징인 붉은색 넥타이를 맨 윤 대통령은 헤드 테이블에 자리한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김석기 당 사무총장, 박형수 원내대변인, 엄태영 비상대책위원, 한기호·정우택·정점식 의원, 전주혜 비대위원, 송언석 원내수석부대표 등과 차례로 악수했다.
이어 상임위별로 마련된 8개 테이블을 돌며 참석자들과 일일이 인사했다.
김미애 의원은 윤 대통령을 향해 "이쪽으로 와주세요"라고 외쳤고, 이에 이 테이블로 온 윤 대통령은 원희룡 국토부 장관을 보자마자 "1기 신도시 (재정비 계획) 빨리 만들어주세요"라고 했다. 원 장관은 "잘 알겠습니다"라고 큰 소리도 답하기도 했다.
장내가 정돈되자 먼저 권 원내대표가 인사말에서 "지난 정부로부터 최악의 경제 성적표를 물려받았다. 거기에 코로나 재확산 그리고 자연재해까지 겹쳤다"며 "이럴 때일수록 우리가 윤석열 대통령님을 중심으로 민생 회복의 그런 원팀이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참석자들의 박수를 요청했다.
좌중에서 박수가 터져 나오자 윤 대통령은 자리에서 일어나 손을 들고 허리를 굽혀 인사하는 등 화답했다.
권 원내대표는 이어 "오늘 연찬회를 통해서 당내 갈등에 대한 국민적 우려를 불식시키자. 그리고 민생 회복을 위해서 당정이 하나 되는 모습을 보여주자"라며 '대한민국 대도약! 함께! 함께! 함께!'라는 구호와 함께 건배를 제의했다.
이에 윤 대통령은 지역 특산품인 오미자주스로 헤드 테이블 참석자들과 건배했다. 최근 경제 상황을 비롯해 당 안팎의 상황이 엄중하다 보니 연찬회를 차분하게 치르자는 취지에서 이날 행사장에는 주류 반입이 금지됐다.
마이크를 건네받은 윤 대통령은 "정말 신나게 선거운동을 했던 그 추운 날씨에 여러분과 함께 뛰었던 그 시간들이 생각이 난다"며 "정기국회를 앞두고 당정 간에 일치된 이런 당정 협력을 위해서 오늘 또 이 자리가 마련이 됐는데 참 감개가 무량하다"며 운을 뗐다.
이어 "당정이 하나가 돼서 오로지 국민, 오로지 민생만을 생각할 때 우리 이런 모든 어려운 문제들이 다 해소가 되고 우리 정부와 당도 국민들로부터 신뢰를 받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을지연습이라서 술은 못하지만, 술 마신 거랑 똑같은 그런 좀 즐거운 마음으로 우리가 다 회포도 좀 털고 이렇게 하면서 가을 또 이 국회, 그리고 저희들은 또 정부를 열심히 운영해서 하여튼 국민들께 신뢰 드릴 수 있는 그런 당정 간에 튼튼한 이런 결속을 전부 만들어내자"며 "오늘 뵈니까 저도 힘이 난다"라고 밝혔다.
또 참석한 각료들을 향해 "국회에서 오라고 할 때 가지 말고 뭐든지 사전에 다 상의하고 이렇게 해서…"라고 하자 장내에선 웃음이 터지기도 했다.
주호영 비대위원장은 "정권 초기에는 모든 게 새로이 세팅되기 때문에 팀워크를 이루고 제대로 하는 데 시간이 걸린다. 그 초기가 가장 취약한 때인데 저는 지금까지 잘 견뎌왔다고 생각한다"며 "앞으로 더 팀워크를 강화하고 더 자주 만나고 하면 지지율도 올라가고 성공한 정부가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며 화이팅을 외쳤다.
저녁 식사로 연어샐러드·전복갈비탕·연잎밥·주꾸미야채볶음·갈치구이 등이 나왔다.
건배 제의는 총 4번 있었다. 추경호 경제부총리가 먼저 '우리는 하나다'라는 건배사와 함께 "대통령에게 기를 많이 모아달라"고 당부했다.
이어 이장우 대전시장이 "당정이 똘똘 뭉쳐서 성공한 대통령을 만들자"고 했고, 양금희 의원은 '대한민국 국민과 윤석열 정부를 뜨겁게 사랑합니다'라는 뜻에서 "뜨겁게, 사랑합니다"란 건배사를 했다.
마지막으로 박상돈 천안시장이 성공한 정부가 되길 바란다는 마음으로 "우리는 할 수 있다"며 건배를 제의했다.
박 대변인은 "전체적으로 당정이 똘똘 뭉쳐서 성공한 정부를 만들자는 뜻에서 아까 보신 것처럼 결의도 있고 화기애애하고 뭔가 에너지가 있는 그런 자리였다"고 전했다.
그는 또 "(각료 중 기념 촬영 상대로) 제일 인기가 많았던 것은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라고 전했다.
안철수 의원은 '윤 대통령과 무슨 얘기를 나눴냐'는 기자 질문에 "서로 덕담"이라며 "일단은 단합, 화합을 많이 강조하셨다. 그리고 이제 앞으로 민생을 위해서 정기국회를 잘 치르자, 그런 취지의 말씀들"이라고 말했다.
안 의원은 "(윤 대통령과) 사진도 오랜만에 (찍었다)"며 "예전에 인수위원장 시절 한번 사진 찍은 후 처음이라 감회가 새롭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참석 1시간 30분여만인 오후 8시 17분께 자리를 떠났다.
박정하 당 수석대변인은 만찬 후 브리핑에서 "원래 대통령은 저녁 8시에 이석할 예정이었는데 7시58분부터 참석해있던 의원들과 일일이 기념 촬영을 했다"며 ""주호영, 권성동, 안철수, 심지어 권은희 의원도 기쁜 마음으로 촬영하는 걸 옆에서 봤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사진 촬영을 마치고 자리를 떠나면서 "오늘 여러분 보니 가기 싫다. 털썩 주저앉아서 밤새 얘기하고 싶은데 오늘은 이만 가겠다. 유익하고 보람된 연찬회가 되길 바란다. 국민의힘 화이팅"이라고 했고 의원들은 박수와 환호를 보내며 '윤석열 화이팅'이 터져나왔다고 박 대변인은 전했다.
윤 대통령은 행사를 준비한 당 사무처 직원 및 주방 직원들과도 일일이 악수했다고 한다.
대통령실에서는 이진복 정무수석과 이관섭 정책기획수석, 김은혜 홍보수석, 강승규 시민사회수석, 최상목 경제수석, 안상훈 사회수석, 김태효 안보실 1차장, 김용현 경호처장, 홍지만 정무1비서관, 강인선 대변인 등이 참석했다.
정부에서는 추 부총리 등 국무위원 16명과 장상윤 교육부 차관 등 차관 23명, 외청장 24명, 김태흠 충남지사·최민호 세종시장·이장우 대전시장 등 지방자치단체장 3명이 참석했다.
gee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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