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강 앞둔 중국 대학들, 방역으로 캠퍼스 봉쇄… 학생들은 불만 커진다

베이징/박수찬 특파원 2022. 8. 25. 2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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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수찬의 차이나 종단횡단]
장기간의 코로나 통제로 중국 대학생들이 피로감이 커지고 있다. 사진은 2021년 6월 중국 후베어성 우한 화중사범대 졸업식./로이터 연합뉴스

중국 베이징에서 대학에 다니는 A씨는 최근 “보름 넘게 학교 밖으로 나갈 수 없다”는 학교 측 통보를 받았다. 학교 기숙사에서 생활하는 A씨에게 “코로나 방역을 위해 치료 목적을 제외한 외출을 금지한다”고 시행 이틀 전 갑자기 전한 것이다. A씨는 “인턴으로 매일 기업체에 나가던 학생들이 출근을 못 해 월급을 못 받고, 경력 인정에서 손해를 보게 됐다”며 “학생들 사이에 ‘취업을 재촉할 때는 언제고, 이젠 무조건 방역이 최우선이냐’며 항의하는 목소리가 높다”고 전했다.

강력한 코로나 방역 체제를 유지하는 중국에서도 특히 대학은 방역 수준이 가장 엄격한 곳으로 꼽힌다. 고향에 갔다가 베이징으로 돌아온 학생은 코로나 음성 증명서가 있어도 캠퍼스로 바로 들어가지 못하고 외부 숙박 시설에서 최대 2주까지 대기해야 한다. 개강을 앞두고 베이징 대학 주변 숙박 시설 가격이 여행 성수기처럼 치솟는 것은 이 때문이다.

한국 대학에 비해 중국 대학은 학생에 대한 통제가 강하다. 학과별로 학생 생활을 관리하는 담당을 두고, 이들이 장학금과 취업, 입당 등에서 영향력을 행사한다. 방역 조치 등 학교 지시를 따르지 않으면 처벌도 받을 수 있다. 중국 대학은 캠퍼스에 들어가고 나갈 때 일일이 신분을 확인하기 때문에 학생의 위치나 동선을 파악할 수 있다.

최악의 취업난과 3년째 이어지는 코로나 방역 피로감 속에서 대학생들의 불만은 점점 커지고 있다. 중국 정부가 지방 정부와 국영기업을 총동원해 청년 실업 해소를 강조하고 있지만, 7월 청년실업률(16~24세)이 19.9%를 기록, 관련 통계 발표를 시작한 2018년 1월 이후 가장 높았다. A씨는 “학교 안에서 열리던 오프라인 채용 행사가 중단됐는데, 이제는 밖에서 인턴까지 못 하게 한다”며 “대체 어쩌라는 것인지 답답하다”고 했다. 지난 5월 대학들이 방역을 이유로 학기를 마친 학생들의 귀향과 귀국을 통제하자 베이징대 등에서 수백~수천 명이 모여 대학 측의 관료주의적 정책을 비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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