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주춤하자..개미, 레버리지 대거 매수

'KODEX 레버리지'
일주일새 722억 순매수

주식 시장이 잠시 주춤한 사이 개인들은 상승장에 베팅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리 인상과 강달러 현상으로 불확실성이 확대된 가운데서도 개인투자자들은 지수가 올라야 돈을 버는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를 대거 사들였다. 반대로 인버스 상품에는 매도세가 집중됐다. 2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가 올해 하반기 고점(2533.52·8월 16일)을 기록한 후 전날까지 3.4% 하락하는 동안 개인투자자들은 'KODEX 레버리지' 722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개인이 사들인 ETF 가운데 가장 큰 규모다. 투자자들 상당수는 증시가 숨 고르기를 마친 뒤 재차 반등에 나선다고 전망한 셈이다.

반면 지수가 하락해야 돈을 버는 상품에서는 개인들의 자금이 빠져나갔다. 'KODEX 200선물인버스2X' ETF는 개인이 이 기간 가장 많이 순매도한 상품에 올랐다. 이 ETF는 코스피200 선물지수 하락률의 2배만큼 수익을 낸다. 개인은 코스피200지수와 반대로 수익을 얻는 'KODEX 인버스' ETF도 253억원어치 팔았다. 코스닥에서도 분위기는 비슷했다. 개인은 'KODEX 코스닥150선물인버스' ETF(135억원)를 팔고 'KODEX 코스닥150레버리지' ETF(506억원)는 사들였다.

자산시장 전반의 자금 흐름도 개인투자자들의 판단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코스콤에 따르면 이 기간 코스피 상승에 베팅하는 'KODEX 200' ETF에 1316억원이 순유입됐다. 전체에서 두 번째로 많은 규모다. KODEX 레버리지와 KODEX 코스닥150레버리지도 이 기간 설정액이 각각 871억원, 458억원 늘었다. 외국인 투자자가 이 기간 KODEX 레버리지 ETF를 267억원가량 순매수했다.

나정환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원화 약세에도 외국인 투자자 순매수가 이어지고 있다"며 "한국이 '인플레이션 감축법(IRA)'과 미국 중심의 공급망 재편에 따른 수혜국이라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개인투자자들은 증시 상승과 더불어 달러가치 하락을 점쳤다. 개인투자자는 이 기간 'KODEX 미국달러선물인버스2X' ETF를 222억원어치 순매수했다. 미국달러선물지수가 하락해야 이익이 나는 상품이다. 달러당 원화값이 글로벌 금융위기 수준인 1340원대 밑으로 내려가자 바닥을 다지고 있다고 판단한 셈이다. 다만 증시 전문가들은 달러 하락을 점치기는 이르다고 조언한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긴축으로 더한 달러 강세가 나타날 수 있다는 전망이다. 전규연 하나증권 연구원은 "연준의 긴축 정책 기조로 달러가 강보합 흐름을 이어가는 가운데 중국 경기에 대한 우려와 위안화 약세가 원화에 부담"이라고 밝혔다.

[강민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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