웜비어 부모, 미국 정착한 탈북민에 아들 이름으로 장학금 수여

"북한 정권에 더욱 강력한 메시지가 되길"

지난 2019년 11월 22일 서울 중구 코리아나호텔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프레드 웜비어가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북한에 여행을 갔다가 숨진 미국인 대학생 오토 웜비어의 부모가 미국에 정착한 탈북민들에게 아들의 이름으로 장학금을 수여하기로 했다.

25일 웜비어의 아버지인 프레드 웜비어는 미국의소리(VOA) 방송과의 통화에서 미국 컬럼비아 대학원에서 공부를 시작한 탈북민 이서현씨를 ‘오토 웜비어 재단’의 초대 장학금 수혜자로 선정했다고 이렇게 밝혔다.

이씨는 북한의 각종 외화벌이 회사를 직영하는 노동당 ‘39호실’에서 30여 년간 일하다 탈북한 리정호의 딸이다. 아버지와 함께 지난 2014년 북한을 탈출한 이씨는 현재는 미국에 정착했다.

프레드 웜비어는 이씨에게 장학금을 주기로 한 배경에 대해 “북한 고위 엘리트 출신의 안락함을 포기하고 탈출한 뒤 북한의 자유를 위해 노력하는 열정에 큰 감명을 받았다”면서 “아들의 이름과 그의 유산이 북한 정권에 더욱 강력한 메시지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씨를 시작으로 다른 탈북민 학생들에게도 장학금을 계속 수여할지 고려해볼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웜비어는 지난 2016년 1월 관광차 방문한 북한에서 체제전복 혐의로 15년의 노동교화형을 받은 뒤 북한에 억류됐다가 이듬해 혼수상태로 석방됐으나 엿새만에 결국 숨졌다. 그는 진단 결과 뇌조직에 광범위한 손상을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양다훈 기자 yangbs@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