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차례 미룬 일정에 '건희사랑' 보안사고..대통령실, 대구행 골머리

김미나 2022. 8. 25. 16:50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26일로 예정된 윤석열 대통령의 '대구 방문'을 두고 대통령실 참모진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

지난 24일 김건희 여사의 팬클럽 페이스북 게시글을 통해 윤 대통령의 동선이 노출되면서, 일정 진행 여부를 두고 '진퇴양난'에 빠진 모습이다.

지난 5월 말 김 여사 팬클럽 채널을 통해 윤 대통령 부부의 집무실 사진이 유출되는 보안사고가 발생한 뒤에도 안보와 직결되는 보안 정보 관리를 소홀히 해 '두 번이나 같은 실수를 되풀이했다'는 비판도 피하기 어렵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동선 노출-경호 어려움 들어 "미뤄야"
수도권 집중폭우로 한차례 일정 연기
'대구 홀대' 역풍 가능성에 "강행해야"
'김 여사 팬클럽' 거듭된 보안사고에도
대통령실 "전담조직이라는 것은.."
윤석열 대통령이 25일 서울 강동구 암사종합시장을 방문해 시민들과 인사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26일로 예정된 윤석열 대통령의 ‘대구 방문’을 두고 대통령실 참모진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 지난 24일 김건희 여사의 팬클럽 페이스북 게시글을 통해 윤 대통령의 동선이 노출되면서, 일정 진행 여부를 두고 ‘진퇴양난’에 빠진 모습이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25일 기자들에게 “이렇게 (공개)돼서 경호에서 경각심을 갖고 있다. 일정 최종 결정에 시간이 좀 걸린다”고 말했다. 또 다른 대통령실 관계자도 “만약 그대로 진행하게 되면 경호에 신경을 더 써야 하는 상황”이라며 일정 소화 여부가 확정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대통령실 안에서는 “미뤄야 한다”는 의견과, “강행하자”는 의견이 부딪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애초 윤 대통령은 지난 10일 대구를 찾으려 했다. 지지율이 20%대로 하락한 상황에서 보수 지지세가 강한 대구를 시작으로 민생 행보를 펴 분위기를 전환하겠다는 차원에서 마련한 일정이었다. 실제 윤 대통령은 11일 대형마트, 25일 재래시장을 찾는 등 현장 행보를 하고 있다. 그러나 지난 8∼9일 수도권 집중 폭우 탓에 방문은 26일로 연기됐고, 김 여사 팬클럽에서 일정이 노출됐다.

대통령실은 난감한 분위기가 역력하다.

이미 한차례 미뤄진 일정을 또다시 미루면 아무리 보수 지지세가 강한 대구 지역이라도 홀대 논란이 불거질 수 있다. 아울러 사태의 발단이 된 김 여사 팬클럽과 김 여사에게도 책임론이 일 수 있다. 지난 5월 말 김 여사 팬클럽 채널을 통해 윤 대통령 부부의 집무실 사진이 유출되는 보안사고가 발생한 뒤에도 안보와 직결되는 보안 정보 관리를 소홀히 해 ‘두 번이나 같은 실수를 되풀이했다’는 비판도 피하기 어렵다. 반면, 방문을 진행하면 대외비인 대통령 동선이 모두 노출된 상태에서 행사를 강행하는 비상식적 선택을 했다는 비판이 불가피하다. 김 여사 팬클럽을 통한 대외비 유출이 없어도 될 혼선을 일으킨 셈이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이날도 ‘김 여사를 관리할 공식 조직을 (대통령실 안에) 꾸릴 의사가 없느냐’는 물음에 “전담조직이라는 것은…”이라며 말을 흐렸다.

더불어민주당은 대통령의 대외비 일정이 김 여사 팬카페를 통해 유출된 사건에 대해 책임자 처벌을 요구했다. 신현영 대변인은 서면 브리핑을 통해 “어물쩍 넘어가면 국기 문란이 국정농단으로 커질 것”이라며 “대통령 일정이 어떻게 유출됐는지 국민께 투명하게 밝히고 적법한 절차에 따라 책임을 묻기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연일 윤 대통령을 직접 공격하는 이준석 국민의힘 전 대표는 이날 <에스비에스> 라디오 프로그램에 나와 “서문시장은 보수에서 정치 하는 사람들이 한번 ‘부스터’ 받을 때 가는 상징적인 공간”이라며 “말 그대로 보수결집을 노리는 행보로만 볼 수밖에 없는 그런 상황이다. 이걸 기획했다는 거 자체가 (지지율 측면에서) 굉장히 다급함을 느끼고 있다는 것과 상상력의 한계가 드러났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미나 기자 mina@hani.co.kr

Copyright © 한겨레.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크롤링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