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화장실 수건 빨래와 밥짓기' 거부한 여직원에게 돌아온 말은?

컴온라디오 김도현입니다 2022. 8. 25.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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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원 새마을금고 지점 여직원 향한 엽기적 갑질
노골적인 직장갑질과 성차별, 수십년간 이어져
문제제기하자 모욕과 폭언 그리고 사직 종용
피해 여직원, 숨 쉬기 힘든 고통으로 병원 진료
좁은 지역일수록 "이의제기=퇴출" 분위기 강해
새마을금고 지점 문제들 계속돼.. 전수조사 필요
사건 처리돼도 '가해자 남고 피해자 퇴직' 우려

■ 방송 : 전북CBS <컴온라디오, 김도현입니다> (12:30~13:00)
■ 진행 : 김도현 변호사 (법무법인 영)
■ 출연 : 박점규 위원장 (직장갑질 119)


◇ 김도현> 남원의 한 새마을금고 지점에서 벌어진 사건, 그 피해 직원들과 직접 상담한 직장갑질 119 박점규 위원장이 지금 연결되어 있습니다. 위원장님, 안녕하세요.

◆ 박점규> 네, 안녕하세요.

◇ 김도현> 피해자들에게 처음 연락이 온 것이 언제쯤이었나요?

◆ 박점규> 올해 3월 정도에 연락이 왔습니다.

◇ 김도현> 네. 피해자들이 3월쯤에 전화로 피해 사실을 호소한 것 같은데 피해자들이 호소한 내용들 구체적으로 어떤 것이었죠?

◆ 박점규> 가장 중요한 건 점심시간마다 여직원들에게만 밥을 짓게 하고 반찬을 차려서 점심 식사를 지점마다 하도록 했던 것이고요. 그리고 두 번째는 화장실 있잖아요. 화장실에 있는 수건을 남자 화장실에 있는 수건까지 가져다가 빨게 했다는 것. 그리고 세 번째는 회식. 월요일마다, 특정 요일마다 회식에 반드시 참석하게 했다는 것. 그다음에 폭언이나 모욕, 이런 일반적인 직장 갑질도 많이 있었습니다.

◇ 김도현> 굉장히 충격적입니다. 점심시간마다 여직원들에게 점심 식사를 차리라는 거잖아요.

◆ 박점규> 저희가 받았던 충격적인 게 그거였는데요. 사실은 무슨 한 30년 전 얘기도 아니고 이게 가능하냐고 제가 몇 번 반문했어요. 그랬더니 그분께서 선배들도 다 했고 자기가 입사하자마자 그렇게 하라고 시켰다는 거예요. 그래서 너무 억울했지만 어쩔 수 없이 했다, 이렇게 말씀하시더라고요. 그래서 '아니, 남자들은 안 해요?' 그랬더니 안 하신대요. 여성분들만 하고 계시고 그다음에 더 충격적인 건 밥이 질게 되면 '왜 밥을 질게 했냐.' 밥이 되게 했으면 '밥을 왜 이렇게밖에 못 하냐.' 이런 얘기를 했다는 거예요. 그래서 내가 '아니, 그러면 나가서 식사도 못 하세요?' 그랬더니 나가서도 식사를 못 한대요. 미리 얘기, 굉장히 중요한 약속이어서 며칠 전에 충분히 미리 얘기하지 않으면 점심도 꼭 무조건 지점 안에서만 먹게 했다고 그래서 제가 저도 믿기지 않아서 몇 차례 확인했습니다.

◇ 김도현> 정말 믿기 힘든 얘기입니다. 점심시간에 딱딱 맞춰야 하고 밥도 너무 질어서도 안 되고 이런 것을 어떻게 다, 다 맞추라는 거잖아요.

◆ 박점규> 네.

◇ 김도현> 그렇게 맞추지 못하면 또 괴롭히고.

◆ 박점규> 네.

◇ 김도현> 남자 화장실 수건까지 가져다가 세탁해 오라고 하고요.

◆ 박점규> 저희 제보자분께서는 그게 정말 화가 나셨나 봐요. 특히 남자 화장실에 들어가서 수건을 가져와야 하잖아요.

◇ 김도현> 그렇죠.

◆ 박점규> 그건 굉장히 불쾌한 일이고 그런 일은 아니, 수건이야 각자 알아서 빨면 되잖아요.

◇ 김도현> 그렇죠.

◆ 박점규> '남자 화장실 수건 남자가 빨고 여자 화장실 수건 여자가 빨면 안 되냐.' 이렇게까지 양보해서 얘기했는데 '선배들이 다 했는데 그것도 못 하냐.' 이런 식으로 상사들이 얘기하셨다고 그래요.

◇ 김도현> 이게 몇 년이나 지속된 거예요?

◆ 박점규> 이분은 입사하신 지 2년 정도 됐으니까 2년 정도 계속 지속이 된 거죠.
그런데 이게 이분에게만 2년이 지속된 거고 그전에 계속 이분이 입사하기 전에도 이런 일이 계속 있었으니까 수십 년간 지속된 거죠.

◇ 김도현> 이게 수십 년간 지속됐는데 한 번도 드러나지 않았다는 게 더 놀랍습니다.

◆ 박점규> 맞습니다. 저희가 받은 충격이 아니, 이런 일을 당했는데 어떤 분도 이걸 문제제기 안 했다. 이런 게 사실은 약간 어떤 비참한 마음이었냐 하면 직장 구하기 어려우니까 다른 분들 선배들도 이런 일을 당했지만 제기를 못 한 거죠. 왜냐하면 여기 그만두면 어디 괜찮은 직장을 구하기 어려웠으니까. 또 선배들도 다 했다니까. 그리고 노조가 있는 것도 아니고 또 이걸 어디 신고해서 안정적으로 이걸 해결해 줄 데도 없고 이러니까 이분들은 그냥 참고 지내셨던 거예요.

◇ 김도현> 지금 녹취라든지 사진이라든지 이런 증거는 다 확보가 되어 있는 상황인가요?

◆ 박점규> 네. 저희한테 거의 상당히 큰 영상 그다음에 사진, 녹음 이런 거 다 보내오셨고요. 저희가 약간 좀 부족한 증거들이 있어서 조금 더 증거를 이렇게 놓으시면 좋겠다고 말씀드려서 그런저런 증거들을 추가로 모으셔서 신고하신 상태입니다.

◇ 김도현> 피해자들이 회사 내에서 이의를 제기한 적이 있기는 있다는 거잖아요. '이렇게까지 해야 하냐.' 그랬을 때 오히려 여자 선배들이 '야, 그건 나도 다 했어.' 약간 이런 식으로 오히려 좀 모욕을 줬다고 하던데 그건 어떤 내용이죠?

◆ 박점규> 그건 약간 특정되기 때문에 말씀드리긴 좀 어려움이 있는데 일단 왜냐하면 오랫동안 선배들이 다 해온 일이다. 여성 직원들이 다 해왔던 일이니까 당연하다는 얘기를 들어서 제보자 입장에서는 여성이면 같은 여성을 이해해 줄 줄 알았는데 그게 많이 속상하셨다고 하더라고요.

◇ 김도현> 그렇죠. 이런 속상한 마음 그리고 이런 고통스러운 정도가 숨쉬기도 힘들 정도였다, 이렇게도 얘기하더라고요.

◆ 박점규> 이분께서 제일 힘든 것은 사실은 그 여러가지들도 다 힘들었지만, 그러니까 그전까지 이것을 정식으로 문제제기하신 분들이 없었어요. 그러니까 이분이 처음으로 화장실에 있는 수건을 왜 남자 화장실은 남자가 빨면 안 되냐 이것도 제기했고 그다음에 점심때마다 밥을 한다는 게 성차별적인 게 너무 노골적이잖아요. 그래서 이것도 문제제기를 했는데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그래서 약간의 문제에 불만을 제기하니까 다른 상사들, 지점장 이런 사람들이 '그렇게 까칠하게 굴 거면 그만둬라, 네가. 왜 다니냐.' 이러면서 사실상 사직을 강요한 일이 있었거든요. 그러니까 이분 입장에서 보면 아니, 그러면 이걸 어떻게 하겠어요. 그러니 '내가 그만둬야 하나. 어떻게 해야 할까.' 정말 이런 일을 계속 당하고 살기는 너무 힘든데 문제제기를 했다는 이유로 이분에 대한 모욕이나 폭언이나 혹은 괴롭힘이나 이런 게 더 심해지니까 병원 진료도 다니고 고통도 호소하고 이랬던 것 같아요.

◇ 김도현> 이렇게 괴롭힘도 당하고 따돌림도 당하고 이런 와중에 이분이 또 밥도 다 하고 세탁도 또 다 해왔을 것 아닙니까.

◆ 박점규> 다 했죠.

◇ 김도현> 아, 정말. 가해자들은 아직도 '뭐 별 문제 아니다.' 약간 이런 태도인가요?

◆ 박점규> 정식으로 문제가 언론에 제기가 돼서. 그런데 모르겠습니다. 새마을금고 제보가 여기 이 남원뿐만 아니라 다른 데서도 있었는데 그런 데에서도 제보 건을 보면 지점장, 이사장 이런 분들이 약간 문제의식이 없어요. 어떤 작은 지역에서 벌어지는. 이게 원인은 되게 간단한데요. 지점장이나 혹은 이사장 여기가 절대 권력자거든요. 그러니까 오랜 세월 동안 내가 폭언하거나 내가 모욕을 주거나 밥을 하게 시키거나 혹은 성추행, 성희롱 이런 문제들이 그냥 빈번하게 벌어지고 그걸 감시할 수 있는 노조는 없고 그럼 이분들은 신고해도 새마을금고중앙회가 이걸 신뢰 있게 해결할 거라는 믿음이 없고. 그러다 보니까 이분들은 신고를 못 하고 참아왔던 거고요. 여기 남원도 마찬가지고 다른 지역도 그런 일들이 있었습니다.

◇ 김도현> 해결할 방법이 마땅히 없고, 그리고 지점장 등의 막강한 권력. 그리고 그들이 뭐 나는 매일 해왔던 얘기고 시켰던 일이니까 너무나도 당연하게 해왔던 거네요.

◆ 박점규> 이게 특히 지역사회다 보니까 이것을 얘기하는 게 두려운 거예요. 왜냐하면 거기가 작잖아요. 만약에 서울이다, 부산이다, 이렇게 대도시 같으면 문제제기를 할 수 있고 또 보는 시선이 많으니까 대도시에서는 이런 일이 잘 안 벌어져요. 그런데 지역사회로 가면 좁거든요. 한 다리 건너면 다 아는 사람들이잖아요. 이러니까 이걸 제기하는 것 자체가 굉장한 용기를 내야 하고 기본적으로 새마을금고를 그만둘 생각, 각오를 하지 않으면 제기를 못 하는 거죠.

◇ 김도현> 새마을금고뿐만 아니라 지역이 너무 좁다 보니까 다른 데 취직도 어려울 것 같아요.

◆ 박점규> 맞습니다. 이분들이 그런 약간의 회계나 이런 자격증이나 이런 걸 갖고 계신 분들인데 그래봐야 저축은행이든 아니면 금고나 이런 데 은행 제2금융권 취직하셔야 하는데 여기에서 이거 신고했던 사람이다, 이게 소문이 안 나겠어요? 그러니까 누가 제기해요. 그래서 30년 전에나 있을 법한 일이 지금도 지역 가면 이런 일이 벌어지고 있다는 게 그래서 벌어지고 있는 사건입니다.

◇ 김도현> 좀 전수조사가 필요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 박점규> 저희가 그래서 지난번 대구에서 성추행과 직장 내 괴롭힘을 벌였던 사건에 대해서 그 일이 벌어졌을 때 저희가 얘기했거든요. 새마을금고중앙회에서 모든 지점에, 지점이 한 300개 넘는데 한 320개 되는 지점에 대해서 익명으로. 익명으로 실태조사를 해서 여기를 조사해라, 이렇게 얘기했는데 실제로 하지 않았고 그냥 자중 노력하겠다, 이렇게 모이셔서 결의대회하고 그러셨는데 제가 보기에는 지점장, 이사장들만 일단 교육부터 해야 해요. 본인들이 하고 있는 일이 갑질인지 아닌지도 모르고 30년 전 일을 그대로 반복하고 계신 이분들에 대해서 일단 교육하고, 그리고 전체에 대해서 익명 실태조사 벌이고. 그리고 이분들은 다시는 이런 이사장이나 지점장을 못 맡도록 하는 강력한 대책을 세울 필요가 있습니다.

◇ 김도현> 네. 교육도 필요하고 사후적으로 이런 일이 발생했을 때 강한 제재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정말 듭니다. 지금 우리 피해자들은 아직 새마을금고 출근하고 있나요?

◆ 박점규> 일단 저희 제보자분은 휴가를 내고 출근 안 하고 계신데 제가 가장 걱정되는 것은 이분이 그러니까 가해자가 지점장 그다음에 이사장이니까 가해자와 분리조치 되어야 하고 그다음에 지금 현행법으로는 직장 내 괴롭힘 가해자가 사용자니까 1,000만 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거든요. 그래서 어쨌든 법대로 처벌이 되어야 하고 마지막으로 가장 중요한 건 피해자가 보호돼야 하는데 피해자에게 유급 휴가를 줘야 하고. 그런데 유급 휴가를 주고 돌아왔는데 지점장이나 이사장이 그대로 있으면 어떻게 되겠어요. 일할 수가 없을 거잖아요. 이번에 저희한테 온 제보는 상당히 심각한 제보여서 이 책임자에 대해서 저는 해임 등 강력한 조치가 이뤄져야 하고 새롭게 이사장, 지점장이 와서 '지금까지 했던 것 우리가 정말 잘못한 거다.'라고 해서 1대 새마을금고에 대한 혁신이 이루어져서 이분이 계속 다닐 수 있도록 만드는 것, 저는 이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분이 계속 다닐 수 있어야 다른 지점에서 이런 일이 벌어졌을 때 신고할 수 있어요.

◇ 김도현> 맞아요.

◆ 박점규> 그런데 이분이 만약에 이번 일로 본인이 못 견디고 그만두게 됐다. 그럼 누가 신고하겠어요. 저는 이 대목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 김도현> 네. 피해자가 회사를 계속 다닐 수 있고 가해자가 회사를 그만두는 이런 상식적이고 정상적인 그런 결과가 나와야 하는데 그것을 간절히 바라야 한다는 게 너무 슬픕니다.

◆ 박점규> 맞습니다. 이게 너무 속상해요. 용기를 내서 저희한테 제보해 주셨던 이 피해자분이 계속 다닐 수 있도록 정부와 그리고 행정안전부, 새마을금고중앙회 그리고 언론이 관심을 가져주셨으면 좋겠습니다.

◇ 김도현> 네. 일단 피해자들이 지금 고용노동부 전주지청에 이런 내용을 신고하고 국민신문고에도 진정을 넣은 상황이고 지금은 결과를 기다리고 있는 것이죠?

◆ 박점규> 네. 새마을금고중앙회에서 피해자분 만나서 조사하셨고요. 제가 통화했는데 조사를 잘하셨대요. 잘 마치셨고 그래서 저는 제가 방금 말씀드린 이러한 피해자분들이 안전하게 계속 이 회사 새마을금고를 다닐 수 있도록 하는 게 가장 중요한 지점이라는 걸 놓치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 김도현> 네. 피해자가 안전한 새마을금고가 되기를 바랍니다. 위원장님, 힘드시겠지만 앞으로도 계속 수고해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 박점규> 네, 고맙습니다.

◇ 김도현> 지금까지 직장갑질119 박점규 위원장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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