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기준금리 인상에 이자 부담 늘지만..'금리 인하 경쟁'이 변수

한국은행이 사상 처음으로 4회 연속 기준금리를 올리면서 차주(대출받은 사람)의 이자 부담이 또다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소비자들은 최근 은행들이 가계대출 영업을 강화하고 예대금리차를 좁히기 위해 대출금리를 경쟁적으로 낮추고 있다는 점을 잘 활용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25일 통화정책방향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종전 2.25%에서 2.50%로 0.25%포인트 인상했다. 이로써 기준금리는 지난해 8월부터 이날까지 모두 2%포인트 올랐다.
기준금리 인상은 시장 금리를 끌어올리고, 차주의 대출이자 부담은 커지게 된다.
한은이 올해 초 추산한 것을 보면 기준금리가 0.25%포인트 오를 때 가계 대출 이자 부담은 연간 3조2000억원 증가한다. 차주별로는 1인당 연평균 16만1000원의 이자를 더 내야 한다. 기준금리가 총 2% 오른 지난 1년간 차주당 이자 부담은 연평균 128만8000원 증가한 셈이다.
시중은행은 기준금리 인상분을 예·적금 금리에 즉각 반영했거나, 반영할 예정이다. 이날 우리은행은 주요 예·적금 상품 금리를 26일부터 최대 0.5%포인트 올린다고 밝혔다. 하나은행도 같은 날부터 26개 수신 상품의 금리를 최대 0.3%포인트 인상한다.
이달의 예·적금 금리 인상은 다음 달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 상승으로 이어질 공산이 크다. 코픽스는 국내 8개 은행이 취급한 신상품 금리가 인상 또는 인하될 때 이를 반영해 상승 또는 하락한다.
코픽스의 상승은 코픽스를 기준으로 산출되는 주택 관련 대출 금리를 밀어 올리게 된다. 현재 5%대 후반~6%대 초반인 주택담보대출 금리 상단이 다음 달 더 높아질 수 있다.
다만 시중은행 간의 대출 영업 경쟁이 금리 상승을 어느 정도 제한할 가능성은 있다. 올들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시중은행의 가계대출이 줄곧 감소하자, 최근에는 대출유치를 위해 대출 금리 인하 경쟁을 벌이고 있다.
지난 22일 처음 시행된 ‘예대금리차 비교 공시 제도’도 은행으로선 신경 쓰이는 부분이다. ‘가계대출 예대금리차 1위’만은 피하자는 심리가 은행의 대출 금리 인하로 이어질 수 있다.
신한은행은 지난 24일 개인 신용대출 금리를 0.3~0.5%포인트 내렸다. KB국민은행은 25일 주택담보대출 혼합금리(고정금리)형 상품의 금리를 0.2%포인트 낮췄다.
최희진 기자 dais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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