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새로고침위 "黨, 국민의힘보다 더 폐쇄적이고 낡아"

임종명 2022. 8. 25. 1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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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다양성 확대, 특권 내려놓기, 핵심 지지층 확장 등 과제
"구체 분석 없이 막연한 진보나 중도 지향은 잘못된 선택"
"평등·평화 기반 신성장 전략·친환경 노선 강화해야 할 것"
"민주화 성과 과시, 내로남불식 비판은 정치혐오만 불러"

[서울=뉴시스] 고범준 기자 = 우상호(가운데)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이 2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당대표 회의실에서 열린 새로고침위원회 활동 결과보고 기자회견에 참석해 있다. 2022.08.25. bjko@newsis.com


[서울=뉴시스] 임종명 여동준 기자 = 더불어민주당이 국민의힘보다 더 폐쇄적이고 낡은 정당이라는 인식이 존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다양성을 확대하고 특권을 내려놓아야 하며 핵심 지지층을 보다 확장해야 향후 선거에서 승리할 수 있다는 자체 분석이다.

민주당 새로고침위원회는 25일 기자회견을 열고 한달여 동안의 활동 결과를 보고했다.

새로고침위는 지난달 15일 비대위 출범과 함께 구성됐다. 선거 패배 원인을 짚고 대안 모색을 위한 활동을 벌였다.

우선 지난 대선과 지선 패배 원인을 중장기적 시점에서 확인하고 차기 총선과 대선 전략을 수립하기 위해 3000명을 대상으로 유권자층 분석 웹조사를 벌였다. 이와 함께 민주당 핵심 지지층과 최근 대선·지선 이탈자 등에 대한 그룹 집중 인터뷰도 병행했다.

새로고침위 위원인 박혜민 뉴웨이즈 대표는 "두 가지 조사를 통해 국민의힘보다 민주당이 더 폐쇄적이고 낡은 정당이란 이미지를 확인했다. 다양성 확대와 특권을 내려놓는 진정성이 필요하단 의견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박 위원은 "당의 의원 구성이 법조인에 치우쳐져 있는 등 다양성, 성별이나 연령, 직업적 다양성이 부족하다는 점, 당 주류와 반대되는 정치적 소신이나 정치적 의제에 대한 포용성이 부족하다는 점, 무엇보다 청년 정치인을 일회성으로 이용할 뿐 세대교체를 위한 진심을 보이지 않는다는 의견 등이 있었다"고 전했다.

웹조사는 총 34개 진술문을 제시해 응답자들의 답변에 따라 그룹이 형성되도록 했다. 이 결과 조사 참여자들은 정치적 성향에 따른 진보, 중도, 보수층이 아니라 개별 정책 이슈를 기준으로 6개 집단으로 분류됐다.

세부적으로 ▲평등과 평화, 복지를 중요시하는 '평등·평화' 그룹(37.7%) ▲시장 중심의 자유와 능력주의 기반 공정을 선호하는 '자유·능력주의' 그룹(21.5%) ▲새로운 미래 성장 동력을 중시하며 국가 복지 및 친환경 정책 필요성을 강조하는 '친환경·신성장' 그룹(18.8%) ▲시장·국가 기득권에 비판적이고 성평등과 소수자 우대에 반감을 보인 반권위·포퓰리즘 그룹(9.3%) ▲민생정책 요구 많지만 정치사회적 이슈에 대해선 무당층인 '민생우선' 그룹(6.4%) ▲정치개혁 요구 크지만 다른 이슈에는 무관심하거나 반대성향을 나타낸 '개혁우선' 그룹(6.3%) 등으로 분류됐다.

이 그룹들 중 민주당 지지자 분포는 '평등·평화' 그룹이 55%로 가장 많았다. 이어 친환경·신성장 그룹이 18.4%, 반권위·포퓰리즘 그룹 7.8%, 자유·능력주의 그룹 6.3%, 개혁우선 6.3%, 민생우선 5.5% 등이 뒤이었다. 반면 국민의힘 지지자는 자유·능력주의 그룹 41.4%, 친환경·신성장 그룹 23.8% 순이었다.

새로고침위는 "민주당이 중산층과 서민의 정당을 기반으로 한반도 평화, 경제 민주화, 보편적 복지 등 가치를 김대중-노무현-문재인 정부가 지향하면서 약 40%에 가까운 핵심 지지층을 형성해낸 것"이라고 평했다. 20년 전 지지층 성격이 취약했던 것에 비하면 당의 정책 기조가 하나의 정치적 집단을 만들어 냈다는 것이다.

다만 이들은 "역설적으로 이런 성공이 민주당을 그 지지층에 안주하게 만들었다. 이에 정책이 경직된 노선을 보이게 했고 오만한 태도도 갖게 했다"고 분석했다. 또 이것이 대선과 지선에서 지지층 확장성을 저해하고 현실에 안주하게 만들어 패배로 이어졌다고 했다.

이번 조사 결과 현대에는 과거처럼 보수, 진보, 중도로 성향에 따른 분류가 개별 정책 이슈에 따라 달라지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새로고침위는 전했다.

각 집단은 어떤 부분에서는 동일한 입장을 보여주지만 다른 이슈에 대해서는 매우 상반된 태도를 나타냈다. 예컨대 자유·능력주의 그룹과 친환경·신성장 그룹은 기업의 역할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하지만 국가와 복지에 대해선 의견이 달랐고 자유·능력주의 그룹과 반권위·포퓰리즘 그룹은 외교적 입장에 대해서는 일치하지만 젠더 이슈에 대해서는 매우 상반된 입장을 보였다는 것이다.

이에 새로고침위는 "유권자 지형에서 세부 정책 내용에 대한 구체적 분석과 대안 없이 막연한 진보나 중도를 지향하는 것은 잘못된 선택이 될 수 있다"며 "민주당이 핵심 지지층을 확장하지 않으면 다가오는 선거들에서 승리하기 어렵다"고 했다.

또 "당의 노선, 정책, 태도, 조직과 운영에서도 대대적 혁신을 하지 않으면 선거에서 승리하기 어려운 상황에 있다"며 "우선 평등과 평화를 기반으로 신성장 전략과 친환경 노선을 강화할 것을 제언한다"고 했다.

그룹 집중 인터뷰는 전국 주요 지역의 20~55세 민주당 핵심 지지층과 최근 대선·지선에서의 이탈자 총 102명을 상대로 진행됐다. 연령, 성별, 지역별 12개 그룹으로 나뉘었다.

참가자들은 민주당이 민주화에 기여했지만 실제 민주화를 이뤄낸 것은 '국민 전체'이기 때문에 이를 과도하게 주장하는 것은 반감을 살 뿐이라고 지적했다.

여야가 바뀔 때마다 반복되는 '싸움을 위한 싸움'과 내로남불식 비판에 열중하는 것은 오히려 국민의힘과의 차별성을 없애고 정치혐오만을 부른다고 답했다.

이런 악순환 속에서 민주당이 지지자와 국민의 신뢰를 잃었고 양당제에 안주해 특권을 누리고, 기득권자들의 정당, 과거에만 집착해 갇혀있는 정당의 이미지를 준다고도 했다.

우상호 비대위원장은 "제1야당인 민주당의 변화는 대한민국 정치 변화와 연관돼있다는 점에서, 책임감 있게 시대와 유권자 변화에 발맞춰가야 한다. 유권자와 동떨어진 변화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을 확인하면서 새로고침위의 좋은 제언을 다음 지도부가 잘 반영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새로고침위는 이같은 분석 및 전망과 제언을 담은 보고서 '이기는 민주당은 어떻게 가능한가'를 발간할 예정이다. 이를 오는 28일 신임 당 지도부에 전달하고, 국회의원 및 전국 시·도당과 자지단체장 등에 배포해 활용할 계획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jmstal01@newsis.com, yeodj@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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