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기아 노조 "美 전기차 생산 반대하지 않는다"

원호섭 2022. 8. 25. 0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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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고용 보장된다면
미국 생산 확대 충분히 가능"
아이오닉5
현대자동차와 기아 노조가 미국에서 전기차 생산 물량을 늘리는데 반대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미국 정부가 지난 17일부터 미국에서 최종 조립·생산된 전기차에만 구매보조금 7500달러를 지급하는 내용의 '인플레이션 감축법'을 시행함에 따라 국내에서 생산해 미국으로 수출하는 아이오닉5와 EV6가 보조금에서 제외되자 노조가 전환적인 자세를 취한 것이다.

25일 현대차와 기아 노조 고위 관계자는 매일경제신문과 통화에서 "우리는 미국에서 전기차 생산을 확대하는 부분에 대해서 반대한 적이 없다"고 강조했다.

그간 업계에서는 현대차와 기아는 노조의 반대로 미국 생산량을 확대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이어져 왔다. 이에 현대차 노조 관계자는 "지금까지 미국 생산을 반대한 적이 없다"며 "보조금을 받지 못하면 가격 경쟁력이 떨어지는 상황에서 어떻게 이를 반대할 수 있겠는가"라고 말했다. 기아 노조 관계자 역시 "보조금을 받지 못하는 상황에서 노조는 무조건 반대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또한 아직 회사로부터 미국 전기차 생산과 관련된 제안을 받은 적이 없다고 덧붙였다.

현대차와 기아 단체협약에는 해외 공장으로 차종 이관하거나 국내 생산 중인 동일 차종의 해외 공장 생산계획과 같이 고용에 영향을 미치는 사항에 대해서는 노사가 위원회를 통해 심의 의결한다는 내용이 들어가 있다. 따라서 북미 공장서 신차를 생산하려면 노조와의 협의가 필요하다. 업계에서는 노조가 고용 안정을 이유로 미국에서 전기차 생산을 확대하는 것을 반대한다고 알려져 왔다. 하지만 노조 역시 전동화 패러다임 속에서 북미 시장 경쟁력 확대를 위해서는 미국에서 전기차 생산을 늘려야 한다는데 공감하고 있는 셈이다.

EV6
다만 국내 고용 안정은 유지되어야 한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국내에서 생산하고 있는 아이오닉5와 EV6 물량을 미국으로 이관할 경우 국내에서 생산량이 줄어드는 만큼 일자리 감소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올해 상반기 아이오닉5와 EV6는 국내에서 각각 4만5060대, 4만1865대를 생산해 절반 이상인 2만9109대, 2만8814대를 수출했다. 올해 상반기 아이오닉5와 EV6의 미국 판매량은 각각 1만3200대, 1만2036대로 수출 물량의 절반이 미국에서 판매됐다. 단순 계산으로 치면 국내 생산분의 약 30%가 미국에서 판매된 셈이다. 기아 노조 관계자는 "국내 고용 안정이 보장이 기본"이라며 "다른 물량으로 충분히 상쇄된 물량을 채울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도 "아이오닉5와 EV6 생산 이관을 통해 빈 생산량은 1년으로 치면 2~3만대 정도"라며 "이는 다른 차종 확대로 커버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현대차 노조 관계자는 "다만 지적하고 싶은 것은 현대차가 미국에 많은 투자를 예고한 상황에서 우리에게 불이익이 미친 것에 대해 회사가 어떠한 대처도 할 수 없었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원호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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