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선언' 김소진, 성모마리아부터 광녀까지 다 된다[스타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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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여름 빅4 영화 중 한재림 감독의 '비상선언'이 가장 기대됐다.
'비상선언'에서 가장 감정 이입하게 된 인물은 의외로 사무장 역 김소진이었다.
'비상선언'에서 김소진은 기장 출신 승객 이병헌과 협력해 위기를 돌파하는데 둘은 '남산의 부장들'(2020년)에서 여러 번 투 샷에 잡힌 사이라 흥미가 배가됐다. 극 중 이병헌이 박정희를 배신한 전 중정부장 곽도원을 설득하기 위해 미국과 프랑스에 가서 로비스트 데보라 심을 활용하는데 김소진은 이때도 잔상 깊은 연기를 유감없이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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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엔 김범석 전문기자]
개인적으로 여름 빅4 영화 중 한재림 감독의 ‘비상선언’이 가장 기대됐다. 송강호 전도연 이병헌 등 국위선양 배우들이 왜 이 시나리오에 설득됐는지 무척 궁금했다. 여기에 김남길 임시완까지. 캐스팅이 하늘의 별 따기인 요즘, ‘서너 편의 영화 제작을 무산시킨 공공의 적’이라는 뼈있는 우스개까지 낳은 ‘비상선언’이었다.
그러나 아쉽게도 이 영화는 200만 턱걸이에 만족해야 할 것 같다. 등장 인물들의 사연과 플롯을 골고루 안배하기엔 러닝타임이 턱없이 부족했다. 후반부 감독이 작정하고 분사한 최루 코드도 객석에 연착륙하지 못했고 오히려 호불호를 가르는 요인으로 작용해 발목을 잡았다. 감독의 의욕은 높이 사지만 본인이 뿌린 떡밥을 제대로 회수하지 못한 결과다.
그럼에도 한재림 감독은 명장은 아니라도 용장으로는 인정해줘야 할 것 같다. 국내에 한 번도 시도된 적 없는 항공 재난 영화를 최초로 선보였고, 연출 역시 후지지 않았다. 정상급 배우들이 포진한 결과이겠지만, 연기 잘하는 조 단역 배우들을 적재적소에 기용하는 디테일까지 겸비했다.
‘비상선언’에서 가장 감정 이입하게 된 인물은 의외로 사무장 역 김소진이었다. 현직 승무원이라고 해도 믿을 만큼 말투와 제스처, 걸음걸이까지 완벽에 가까웠기 때문. 공포에 질린 승객들을 안심시키며 안전벨트 착용을 돕고 멘탈이 나간 후배 승무원들도 다그치지 않고 침착하게 리드하는 모습이 리얼하게 느껴진 건 전적으로 그의 연기력 덕분이었다. 자신도 바이러스에 감염됐지만 이병헌의 아픈 딸을 끝까지 보듬는 장면에선 진한 모성애까지 느껴졌다.
단역 배우 김소진에게 대사가 있는 배역을 처음 부여한 건 ‘더 테러 라이브’(2013년)였다. 극 중 무너지는 마포대교에서 생사를 걸고 끝까지 리포팅하던 악바리 방송 기자 역이었는데 당시에도 ‘YTN 기자를 캐스팅한 것 아니냐’는 말이 나왔다. 낭중지추 배우 김소진이 결정적으로 자신의 존재감을 확인시킨 건 한재림의 전작 ‘더 킹’(2017년)이었다. 부패한 선배 정치 검사 한강식(정우성) 일당을 내사하는 안희연 검사 역.
등장부터 만만찮은 아우라를 선보인 강원도 출신 괴물 배우는 능청스럽게 경상도 사투리를 구사하며 정우성, 조인성을 벼랑 끝으로 몰았다. 대강당에서 영사기를 돌리며 “검찰 역사상 이 정도 쓰레기들이 있었습니까? 착한 검사들 옷 벗기 전에 저 쓰레기들 옷부터 벗기시죠”라고 연기할 때는 ‘타짜’의 아귀 김윤석의 등장을 보는 것 같았다. 화면을 찢고 나올 것 같은 압도적 몰입감이었다.
‘비상선언’에서 김소진은 기장 출신 승객 이병헌과 협력해 위기를 돌파하는데 둘은 ‘남산의 부장들’(2020년)에서 여러 번 투 샷에 잡힌 사이라 흥미가 배가됐다. 극 중 이병헌이 박정희를 배신한 전 중정부장 곽도원을 설득하기 위해 미국과 프랑스에 가서 로비스트 데보라 심을 활용하는데 김소진은 이때도 잔상 깊은 연기를 유감없이 보여줬다. 고국으로 돌아가기 위해 두 남자의 대결을 역이용하는 인물. 이 작품에서도 “세상이 바뀌겠어? 이름만 바뀌지”란 냉소적인 명대사를 남겼다.
한 프로듀서는 “김소진은 어느 역할을 맡아도 완벽하게 배역에 스며드는 신비로운 배우”라며 “그녀가 하면 모든 게 진짜같다. 극단 차이무 출신답게 탄탄한 실력을 갖췄고 평범한 외모가 오히려 넓은 연기 스펙트럼을 갖게 했다”라고 말했다. 중앙대 연극전공에 이어 한예종 연극원 연기과를 나왔을 만큼 학구열도 높다. ‘마약왕’(2018년)과 9월7일 재개봉하는 '모가디슈'에서 각각 송강호, 김윤석의 아내로 나왔으며 김윤석 연출작 ‘미성년’(2019년)에선 주연으로 출연했다. 선수들이 일찌감치 알아본, 조만간 대형사고 칠 문제적 배우다.
(사진=김소진/영화 '비상선언'/영화 '모가디슈')
뉴스엔 김범석 bskim129@newse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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