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만원 이상 법카 유용".. 김혜경 측근 배모씨 구속영장 청구
수원지검이 24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의원 아내 김혜경씨의 ‘경기도 법인카드 사적 유용 의혹’ 사건의 핵심 인물인 전 경기도 5급 별정직 공무원 배모씨에 대해 구속 영장을 청구했다. 앞서 경기남부경찰청은 이날 검찰에 배씨에 대한 구속 영장을 신청했다.
◇김혜경 측근 배씨, 2000만원 이상 법카 사적 사용 등 혐의
배씨는 이 의원이 경기지사로 일할 당시 김혜경씨의 의전을 담당했다. 이때 배씨는 경기도청 법인카드로 음식 등을 구매해 김씨 집에 전달한 혐의를 받고 있다. 앞서 경기도청 자체 감사에서 드러난 법인카드 사적 유용 건수는 70~80건, 사용액은 700만~800만원이었다. 그런데 경찰이 수사해보니 사용 건수는 100건 이상, 사용액은 2000만원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과 검찰은 배씨에 대해 업무상 배임·국고손실 혐의를 적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지난 4월 경기도청과 배씨의 자택 등을 압수 수색했다. 5월 중순엔 경기도 법인카드가 사용된 식당 등 129곳을 압수 수색했다. 지난 3일부터 배씨를 여러 차례 불러 조사도 했다. 이후 경찰이 이날 오후 배씨에 대한 구속 영장을 신청했고, 검찰은 같은 날 밤 영장을 청구한 것이다.
이 사건은 20대 대선 국면이던 지난해 말 국민의힘 측이 배씨의 존재에 대한 의혹 제기를 하며 시작됐다. 이런 의혹에 대해 이 의원 측은 “사실무근” “가짜 뉴스”라고 해왔다.
그러나 지난 1월 말 경기도 비서실 7급 직원이던 A씨가 배씨와의 대화 녹음 파일 등을 언론에 제보하며 의혹이 사실로 드러나기 시작했다. 당시 배씨는 “김씨의 사적 지시를 수행하지 않았다”는 취지로 언론에 해명했다.
이후 배씨는 지난 2월 2일 민주당 공보단을 통해 낸 입장문에선 “어느 누구도 시키지 않은 일을 A씨에게 요구했다”며 “이 후보를 오래 알았다는 것이 벼슬이라 착각했고, 이 후보 부부에게 잘 보이고 싶어 상식적인 선을 넘는 요구를 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 후보 부부에게 잘 보이고 싶어서 상식적인 선을 넘는 요구를 했다. 치기 어린 마음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김씨의 지시는 아니라는 취지로 해명했다. 그러나 검경은 배씨 해명이 거짓이라고 보고 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 혐의도 적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조만간 김혜경 기소 의견 송치 전망
경찰은 배씨 영장 신청 하루 전날인 지난 23일 김혜경씨를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하기도 했다. 김씨 조사가 끝난 뒤 이 의원은 페이스북에 “제가 부하 직원을 제대로 관리 못 하고 제 아내가 공무원에게 사적 도움을 받은 점은 국민께 다시 한번 깊이 사죄드린다”면서도 “아내가 법인카드를 쓰거나 부당 사용을 지시하지 않았다”고 했다. 김씨 역시 경찰 조사에서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씨는 지난 2월 9일 기자회견에서 ‘법인카드 사적 유용 의혹’ 등을 묻는 취재진 질문엔 “수사와 감사가 진행되고 있다고 들었다”며 “실체적인 진실이 밝혀질 때까지 최선을 다해서 협조하고 그리고 거기에 따라서 결과가 나오면 응분의 책임이 있다면 책임을 질 것”이라고 했었다.
경찰은 이 사건 수사에서 김씨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도 수사하고 있다. 배씨가 결제한 경기도 법인 카드 내역 가운데,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이 진행되던 작년 8월 2일 김씨가 민주당 관련 인사 3명과 서울의 한 식당에서 점심 식사를 한 뒤 결제된 식사 비용 7만8000원은 선거법 위반에 해당한다는 것이다. 선거법상 금지된 기부를 한 혐의다.
대선 관련 선거법 위반 사건의 공소 시효는 다음 달 9일 만료된다. 경찰이 조만간 김씨의 선거법 위반 혐의에 대해 검찰에 기소 의견으로 송치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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