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제복지원 원장 일가 사적 보복에 동원..반항하면 약물"

황윤태 2022. 8. 24. 2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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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진실화해위원회 진상규명 결과 형제복지원 수용자들이 원장 일가의 사적 보복에 불법으로 동원되거나 반항할 경우 향정신성 약물이 투여된 정황도 새롭게 드러났습니다.

YTN 취재진이 원치 않는 폭력에 동원됐던 형제복지원 피해자들을 직접 만나봤습니다.

황윤태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1975년 12월 부산의 한 지역신문입니다.

형제복지원 수용자 30여 명이 민간인과 경찰관을 폭행하고 2시간여 동안 대치했다는 내용입니다.

경찰에 붙잡힌 수용자들은 결국 구속됐습니다.

현장에 있던 당시 15살 A 씨는 원장 일가의 사적 보복에 동원돼 폭행에 가담했다고 증언했습니다.

지시자로는 박인근 원장의 동생 박중근 총무를 지목했습니다.

[A 씨 / 형제복지원 수용 피해자 : (수용자) 20∼30명을 모아서…. 모이니까 총무라고 하시는 분이 무조건 가서 잡으라면 잡고 때리라면 때리고 감금시켜라…. 그렇게 지시가 떨어졌어요.]

원장 일가의 사적 보복 동원에 적극 가담하지 않으면 바로 폭행이 가해졌다고 합니다.

[A 씨 / 형제복지원 수용 피해자 : 머리 옆쪽, 이 옆쪽인 것으로 알고 있어요. MRI 촬영한 부분이요. 머리가 아프면 전체가 다 아프니까요.]

수용자들이 폭행과 강제 노동으로 다쳤어도 제대로 된 치료를 받지 못했습니다.

형제복지원 기록상 산부인과 전문의가 주 3회 방문해 투약과 주사 처방을 했다는 내용이 있지만, 이 전문의는 사망진단서 같은 행정 역할만 수행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실제 의료 행위는 10대 수용자들이 진행했을 것으로 진실화해위원회는 보고 있습니다.

일반 약품보다 20%나 많게 대량으로 구매한 향정신성 약품의 용도도 수상합니다.

1986년 형제복지원 회계장부입니다.

조현병과 간질, 불면증에 사용되는 향정신성약품이 집중적으로 구매됐습니다.

특히 조현병 환자에게 쓰이는 클로르프마진의 경우 한 해 340여 명의 사람들에게 하루 2번 투여할 수 있는 양이었습니다.

형제복지원에 속한 산부인과 전문의가 정신질환 진료를 9백40건이나 진행했는데 진실화해위원회는 수용자들의 증언을 토대로 향정신성 약물이 반항하는 수용자들에게 투여된 것으로 판단했습니다.

이처럼 국가기관에 의해 공식적으로 형제복지원의 반인권적인 범죄가 추가로 밝혀지고 국가가 이를 방치한 사실이 드러난 만큼 이제라도 정부 차원의 치료 지원이 필요하다고 수용자들은 말합니다.

[A 씨 / 형제복지원 수용 피해자 :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고통을 받고 아직까지 고통받는 사람들이 너무 많이 있어요. 그분들을 위해서라도 정부에서 따뜻하게 보살펴 줄 때가 됐다….]

YTN 황윤태입니다.

YTN 황윤태 (hwangyt2647@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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