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시주석 직접 뵙길 기대"..習 "대통령님과 전략적 소통"

한예경,김성훈,손일선 2022. 8. 24. 2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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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中 정상, 수교 30주년 기념식서 축하서한 교환
양국 외교장관 정상서한 대독
尹 "상호존중기반해 협력해야"
3년 중단된 정상회담 기대커져
習 "요동치는 세계, 함께 극복
좋은 이웃·친구·동반자 돼야"
박진 "경협 질적 업그레이드"
왕이 '군자신이성지' 신뢰 강조

◆ 한중수교 30주년 ⑤ ◆

윤석열 대통령은 24일 향후 30년의 한중관계 발전을 위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대면해 협의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날 시진핑 주석도 향후 윤석열 대통령과 전략적 소통을 강화하자고 밝히면서 양국 정상회담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한국과 중국은 이날 서울 포시즌스호텔과 중국 베이징 댜오위타이에서 각각 한중 수교 30주년 기념행사를 가졌다. 양국 외교장관은 서울과 베이징에서 상대국 대사가 참석한 가운데 각각 정상의 축하서한을 대독하는 방식으로 축하연을 개최했다.

박진 외교부 장관이 24일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호텔에서 열린 한중 수교 30주년 기념식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축하서한을 대독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박진 외교장관이 대독한 축하서한에서 윤 대통령은 "미래 30년 한중관계 발전을 위해 주석님을 직접 뵙고 협의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지난 3월 25일 시 주석과의 통화에서 두 정상이 수교 30주년을 맞아 새로운 한중관계 발전을 이뤄나가자는 데 뜻을 같이한 것을 거론하며 "앞으로 한중 양국이 상호 존중의 정신에 기반해 새로운 협력 방향을 모색하면서 보다 성숙하고 건강한 관계로 나아가기를 희망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양국이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해서도 더욱 긴밀히 협력하길 기대하며 중국 측이 건설적인 역할을 발휘해 주기를 희망한다"고 강조했다.
왕이 중국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24일 베이징 댜오위타이 17호각에서 열린 한중 수교 30주년 기념식에서 시진핑 주석의 축하서한을 대독하고 있다. [한국특파원 공동취재단]
베이징에서 왕이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대독한 시진핑 주석의 축하서한에 따르면 시 주석은 글로벌 사회가 새로운 요동기와 변혁기에 들어섰다고 진단하면서 한중 양국을 포함한 국제사회가 협력해 위기를 극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평소 자주 사용하는 '동주공제'(同舟共濟·같은 배를 타고 함께 강을 건넌다는 의미의 사자성어)를 언급하면서 "중한 양국은 좋은 이웃, 좋은 친구, 좋은 동반자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시 주석은 이어 "(윤석열) 대통령님과 전략적 의사소통을 강화하고 수교 30주년을 새 출발점으로 양측이 큰 흐름을 잡고 장애를 배제하며 우정을 다지고 협력에 초점을 맞출 수 있도록 이끌어 나가자"고 제안했다.

한중 정상회담은 2019년 12월 문재인 대통령 방중 계기에 이뤄진 것이 마지막으로, 코로나19 팬데믹을 겪으면서 지난 3년여간 중단됐다. 하지만 최근 외교가 안팎에서 시 주석이 대면외교를 곧 재개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올해 11월 인도네시아 주요 20개국(G20)이나 태국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때 한중 정상회담 성사에 대한 기대가 커진 상태다. 박진 장관도 이달 초 중국 칭다오에서 한중 외교장관회담 직후 "연말 다자 정상회담에서 (한중 정상회담) 가능성이 있기를 기대하고 준비해 나가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양국 외교장관 축사에서는 그러나 양국관계에 대한 좀 더 현실적인 제안이 나왔다. 박 장관은 최근 한중 무역적자를 의식한 듯 "새로운 글로벌 시장 환경 속에서 한중 경제협력을 질적으로 업그레이드해 나가야 한다"고 밝혔다. 박 장관은 "한중 FTA 서비스 투자 협상을 가속화하면서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은 물론 디지털경제동반자협정(DEPA) 가입을 위해 협력하면서 미래산업 분야의 새로운 규범에도 함께 참여해 나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왕이 외교부장도 미국의 글로벌 공급망 재편을 의식한 듯 "첨단 제조, 빅데이터 분야에서 협력을 심화해 질 높은 융합 발전을 이뤄야 한다"며 "디커플링에 함께 반대하고 자유무역체계를 함께 지키며 산업망과 공급망의 완전성과 안전성, 개방성과 포용성을 함께 수호해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이달 중순 한중 외교장관회담에서 박 장관이 했던 '군자화이부동'이라는 말을 다시 언급하면서 "나는 군자신이성지(君子信以成之)라는 공자의 말을 더 추가할 수 있다"고 언급해 눈길을 끌었다. 양국은 비록 다른 점이 있지만 서로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이를 바탕으로 더 신뢰를 쌓고 협력을 추구하며 함께 지내는 것이 군자의 도라는 것이다.

논어에 등장하는 '군자신이성지'는 군자는 믿음으로 완성한다는 의미를 가진다.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 정상화 등 양국 간 갈등 현안과 관련해 한국에 과거의 약속을 저버리지 말고 신뢰를 지켜야 한다는 메시지를 보낸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이날 시 주석이 축사에서 '변혁기'라고 진단한 것을 놓고 중국의 입장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는 지적을 내놓기도 했다. 황재호 한국외대 교수는 "시 주석과 중국은 현재 국제질서를 단순한 변화가 아니라 (기반 질서가) 요동치는 시기라고 보고 있다"며 "개방과 포용을 언급한 것은 한국이 미국 주도의 대(對)중국 포위에 동참하지 않기를 기대한다는 마음이 담긴 것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중국이 격화하는 미·중 전략경쟁을 극복하고 미국 중심의 '일극체제'를 극복하기 위한 관건적 시기를 맞고 있다는 현실 인식이 담긴 발언이라는 이야기다.

[한예경 기자 / 김성훈 기자 / 베이징 = 손일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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