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한중수교 30주년에 "양측 방해 배제해야"..'칩4' 에 압박?
왕이 "디커플링에 함께 반대하고, 공급망 개방성 수호해야"
尹대통령 "공급망 비롯 경제안보 문제에 협력 강화하자"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24일 한중 수교 30주년 축하 서신에서 “(윤석열) 대통령님과 전략적 의사소통을 강화하고 수교 30주년을 새 출발점으로 삼아 양측이 큰 흐름을 잡고 방해를 배제하며 우정을 다지고 협력에 초점을 맞출 수 있도록 이끌어 나감으로써 양국 관계의 더 아름다운 미래를 열고 양국과 양국 국민에게 더 많은 행복을 가져다 주고자 한다”고 했다.
시 주석은 이날 베이징 댜오위타이(釣魚臺) 국빈관 17호각에서 열린 한중 수교 30주년 기념 리셉션에서 왕이(王毅)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대독한 축하 서신에서 “세계가 새로운 변혁기에 들어섰다”며 이같이 밝혔다.
‘방해를 배제한다’는 것은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와 같은 갈등 요인을 만들지 말고, 한국이 대 미국 외교에서 자주성을 가질 것을 기대한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중국은 최근 윤석열 정부에 전임 문재인 정부에서 이른바 사드 ‘3불1한’을 공식화(宣示)했다고 압박했다.
사드 ‘3불(不)’은 ▲사드 추가 배치를 하지 않고 ▲한·미·일 3국 군사동맹에 참여하지 않으며 ▲미국이 주도하는 미사일방어(MD) 체계에 들어가지 않겠다는 문재인 정부의 방침을 말한다. ‘1한(限)’은 배치된 사드의 운용을 제한하는 것을 말한다.
미국이 주도하는 반도체 공급망 동맹 ‘칩4′(한국·미국·일본·대만, ‘팹4′)를 염두에 둔 것으로도 해석된다. 박진 외교부 장관은 지난 9일 중국 산둥성 칭다오에서 왕 부장과 외교장관 회담에서 칩4에 대한 중국의 우려와 관련해 “한국은 어느 특정국(중국)을 배제할 의도가 전혀 없다”는 입장을 설명했다.
시 주석은 축하 서신에서 양국이 공급망에서 협력해야 한다는 뜻을 내비쳤다. 그는 “양측은 상호 존중과 신뢰를 견지하고 서로의 핵심 이익과 중대한 관심 사항을 배려하며 성실한 의사소통을 통해 이해와 신뢰를 증진해 왔다”며 “양측은 협력과 윈-윈을 견지하고 호혜협력과 상호 교류를 심화하며 서로가 성공할 수 있도록 힘을 보태고 공동 번영을 이뤘다”고 평가했다.
이어 “양측은 개방과 포용을 견지하고 역내 평화와 안정을 함께 수호하며 역내의 통합과 발전을 추진하고 국제관계의 기본 준칙을 수호해 왔다”며 “이는 우리가 소중히 여기고 계속 지켜나가야 할 귀한 경험”이라고 덧붙였다.
시 주석은 “나는 중한관계 발전을 고도로 중요시한다”며 “중한 양국은 좋은 이웃, 좋은 친구, 좋은 동반자가 되어야 한다”고 했다. 이어 “이런 중대한 시점에 중한 양국을 포함한 국제사회가 동주공제(同舟共濟·한 배를 타고 나아감), 단합·협력을 해야 위기를 극복하고 난관을 뚫고 나갈 수 있다”고 말했다.
또 한중 양국은 영원한 이웃이라며 “수교 이후 30년간 양측의 공동 노력에 의해 중한관계는 시대와 더불어 전방위적인 발전을 이룩했고 풍부한 결실을 맺었다”고 평가했다. 이어 “중한관계가 이런 눈부신 성과를 이룩할 수 있었던 것은 양측이 긴 안목을 견지하고 시대적 흐름에 순응하며 양자관계에 끊임없이 새로운 시대적 내실을 불어넣었기 때문”이라고 했다.
왕 부장도 별도의 축사에서 미중 갈등이 갈수록 커져가는 가운데 한중이 협력해야 한다는 뜻을 강조했다. 그는 “우리는 일관되게 초심을 고수하고 서로 존중하고 신뢰해야 한다”며 “각자의 사회 제도와 발전 노선을 존중해 중한관계의 정치적 기반을 끊임없이 잘 수호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디커플링(탈동조화)에 함께 반대하고 자유무역 체계를 함께 지키며 산업망과 공급망의 안전성과 원활함, 개방성과 포용성을 함께 수호해야 한다”고 했다.
윤 대통령도 이날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호텔에서 개최된 한중 수교 30주년 기념 리셉션에서 박 장관이 대독한 축하 서신에서 “앞으로 한중 양국이 상호 존중의 정신에 기반해 새로운 협력 방향을 모색하면서 보다 성숙하고 건강한 관계로 나아가기를 희망한다”고 했다. 이어 “이를 위해 고위급 교류를 활성화하고 공급망을 비롯한 경제안보 문제, 환경, 기후변화 등 다양한 분야에서 실질협력을 강화해 양국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구체적인 성과를 달성해 나가길 희망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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