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n광장] 집값은 연착륙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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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물경제에 비해 유동성이 확대되는 국면에서는 자산 가격이 큰 폭으로 오른다.
그러나 유동성이 축소되는 국면에서는 자산 가격이 본질 가치로 회귀하거나 그 이하로 떨어진다.
그러나 지난해 하반기 이후 금리인상에 따른 유동성의 상대적 축소 기대로 채권과 주식 가격이 큰 폭으로 떨어졌다.
주택 가격을 평가하는 또 다른 지표인 주택 임차료에 비해서도 집값이 30% 이상 과대평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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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물경제에 비해서 유동성을 나타내는 지표가 마셜케이다. 이는 광의통화(M2)를 명목 국내총생산(GDP)으로 나눈 것이다. 코로나19로 경기가 급격하게 위축되자 한국은행은 신속하게 기준금리를 내리고 통화공급을 늘렸다. 이에 따라 2019년 말 1.49였던 마셜케이가 2020년 2·4분기에는 1.62로 8.7% 상승했다. 그만큼 실물(GDP)에 비해 유동성(M2)이 더 증가한 것이다. 이에 따라 10년 국고채 수익률이 2020년 3월에 1.26%까지 떨어지면서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다. 채권 가격은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셈이다. 2020년 3월 1458까지 떨어졌던 코스피는 지난해 6월에는 3300 선을 넘어서면서 역사적 고점을 기록했다.
그러나 지난해 하반기 이후 금리인상에 따른 유동성의 상대적 축소 기대로 채권과 주식 가격이 큰 폭으로 떨어졌다. 특히 코스피는 30%가량 급락했다. 코스피와 상관계수가 가장 높은 경제변수는 일평균 수출금액이다. 두 변수 사이에 상관계수가 0.86으로 매우 높다. 지난해 4월에는 코스피가 일평균 수출금액을 40%나 과대평가할 정도로 상승했으나, 올해 6월에는 14% 과소평가할 만큼 하락했다. 자산 가격에는 연착륙이 없다는 것을 보여준 셈이다.
저금리와 풍부한 유동성으로 2020년 이후 집값이 크게 상승했다. 국민은행의 월간 주택가격 동향에 따르면 전 도시 아파트 가격지수가 2019년 12월과 2022년 6월 사이에 33.1%나 급등했다. 같은 기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8.5%였다. 소득에 비해서도 집값이 지나치게 올랐다. 특히 서울은 중간가구 소득 대비 주택 가격이 2019년 말 13.6배에서 지난해 말에는 19.0배로 급등했다. 주택 가격을 평가하는 또 다른 지표인 주택 임차료에 비해서도 집값이 30% 이상 과대평가됐다.
올해 7월부터 전국 주요 도시 주택 가격이 떨어지고 있다. 주택 가격을 결정하는 요인인 금리가 오르고 대출금액이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다가 집값 결정에 가장 중요한 영향을 주는 경기가 둔화하고 있다. 현재의 경기를 나타내는 대표적 경제지표가 통계청에서 작성하는 동행지수순환변동치이다. 필자가 추정하기로는 이 지표가 올해 2월을 정점으로 하락 국면에 접어들었다. 1972년 이후 11번의 경기순환에서 경기수축 국면이 평균 19개월이었다. 내년에는 경기가 더 나빠질 수 있다는 이야기다. 실제로 세계 주요 투자은행들은 한국 경제성장률이 올해 2.4%에서 내년에는 1.7%로 낮아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집값에 상당한 거품이 발생했다. 집값을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요인인 경기가 나빠지고 있다. 이를 고려하면 집값은 연착륙이 아니라 경착륙할 수 있다. 우리 가계자산 가운데 73%가량이 부동산이다. 주식은 5%에 불과하다. 주택 가격이 주가에 비해 경제에 주는 충격이 더 클 수밖에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김영익 서강대 경제대학원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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